샤르팡티에·다우드나 공동수상…생명과학 새 지평 열어
‘크리스퍼/ 카스9’ 개발해 암 · 유전질환 새 치료법 기여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 올해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제니퍼 다우드나(왼쪽)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오른쪽)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 과학자는 유전자 편집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프랑크푸르트/EPA 연합뉴스
2020년 노벨 화학상은 ‘크리스퍼/카스9’라는 새로운 유전자 편집 방법을 개척해 생명과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연 프랑스와 미국의 두 여성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 프랑스 출신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2) 교수(독일 막스플랑크병원체연구소장)와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과학자는 크리스퍼/카스9를 이용해 동물이나 식물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유전정보(디엔에이)를 매우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생명과학 분야에 혁명을 일으켰다”며 “특히 크리스퍼/카스9는 새로운 암치료법을 찾는 데 기여하고 유전질환의 치료법에 대한 꿈을 가지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크리스퍼는 박테리아의 유전체(게놈)에서 특이하게 반복되는 염기서열 부분을 말하며, 카스9는 이 부분을 자르는 효소 이름이다.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는 2012년 공동 연구를 통해 박테리아가 외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가지고 있는 면역시스템인 크리스퍼의 작용 메커니즘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 서열을 조작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 박테리아에서 이를 구현했다.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이전에도 두 가지가 있었지만 크리스퍼/카스9는 정확도가 뛰어난데다 실험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현재 세계 생물실험실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로 자리잡았다. 또한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적 상태를 검출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유전자를 조작해 병을 고치는 유전자 치료법 개발에도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크리스퍼/카스9 연구의 권위자로 꼽힌다.
이번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510만원)가 수여된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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