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통제하려 만든 태환 페소수출 통한 외화벌이 위해 없애기로

 

코로나19 억제에는 성공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은 피하지 못한 쿠바가 국내 생산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중 화폐 제도를 조만간 폐지할 것이라고 쿠바 국영 통신사 <프렌사 라티나> 등이 최근 보도했다.

통신은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주 국영 방송에 출연해 공식 화폐 단일화와 임금·연금 개혁을 새 경제 전략으로 제시하고 화폐 단일화는 쿠바가 진행하고 있는 경제·사회 전략의 걸림돌을 완화할 것이라고 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이번 주중 관계 장관들이 출연하는 라운드 테이블프로그램에서 상세한 방안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쿠바는 1994년 자국 화폐 가치 하락을 막고 외환 통제를 위해 기존 통화인 페소(CUP)에 추가로 태환 페소’(CUC)를 도입했다. 이 화폐는 미국 달러와 1 1로 교환되며, 이 화폐 전용 상점 등이 운영된다. 외국인이나 외국에서 외화를 송금받는 일부 계층에게 특혜를 줌으로써, 정부의 외환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제도다.

태환 페소는 국영 무역 업체들을 돕고 수입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도 활용됐다. 페소와 태환 페소의 공식 교환 비율은 24 1이지만, 생필품 수입 업체 등에게는 1 1의 비율을 적용해준다. 수입 업체들의 국내 판매 수익을 보장해주는 조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외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해외 송금도 줄면서 외환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소 중 하나다.

게다가 최근 이중 화폐 제도가 인위적 수입 물가 통제에 따른 수입품 대체 노력을 방해하고 경제를 왜곡시키는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쿠바 정부도 이런 부작용을 인식하고 수출 확대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7국내 생산을 촉진하면서 수입은 줄이고 수출을 늘리는 생활을 배워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쿠바 정부는 화폐 단일화의 경제적 충격을 임금과 연금 인상을 통해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10%로 예상되는 등 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