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경제개혁연대 등 "조원태 출자없이 경영권 지켜"

주주연합  "추진 계획 철회하지 않으면 소송걸어 저지"

              

강성부 KCGI 대표. 연합뉴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주주연합 쪽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방안과 관련해 거세게 비판했다. 주주연합은 산은과 한진그룹이 추진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소송을 걸어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주주연합의 한 축인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산은의 자금 선집행이라는 유례 없는 지원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물론, 돈 한푼 내지 않고 무자본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하는 것이라며 산은과 한진그룹에 날을 세웠다. 산은은 전날 8천억원을 한진칼에 지원한 뒤, 한진칼이 25천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구조를 짰다.

케이씨지아이는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 단 6%만을 가지고 단 1원의 출자도 없이, 산업은행을 통한 막대한 혈세 투입과 주주연합 등 다른 주주들의 희생하에 자신의 경영권을 공고히 지키게 되는 것이고, 산업은행 경영진은 조원태의 우호지분으로 적극 나서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인수 추진방안을 요약했다. 케이씨지아이는 또 조원태 회장이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분 6%는 이미 금융기관들에 담보로 제공된 것이므로 후순위로서 실효성이 없으며, 그마저도 경영책임에 대한 담보가 아닌 인수합병계약의 이행을 위한 담보여서 무의미하다이는 산업은행이 무리한 자금 선집행을 합리화하기 위해 눈가리고 아웅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날 경제개혁연대도 논평을 내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방안은 한진 총수일가의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항공산업의 독점적 지위까지 보장해주는 재벌 특혜라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도 주주연합의 논리와 마찬가지로 인수주체인 대한항공이 아닌 모회사 한진칼에 자금지원을 결정한 점이번 딜의 근본 의문점이라고 짚으면서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및 항공산업 재편에 적극적으로 간여하기 위해서는 한진칼 주주의 지위보다 대한항공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더 타당한 의사결정이라는 점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박수지 기자

        

초대형 대한항공 성사까지는 점유율 66% 독점· 고용 불안 ‘뇌관’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끝나면 운송량 단숨에 세계 7위권 도약

메가 LCC도 등장 예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63곳 재편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와 관련해 백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단일 국적 항공기 시대가 열리는 과정에 넘어야 할 산은 한둘이 아니다. ‘통합 대한항공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필수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뒤따를 고용 불안 우려뿐 아니라, ‘통합을 위한 선결 과제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통과도 쉽지 않은 과제다. 독과점화의 부작용인 운임 상승 우려나 수년간 이어진 출혈경쟁으로 고사 직전인 저비용항공(LCC) 시장도 재편 과정에서 다양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항공업계와 정부, 전문가 말을 종합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저비용항공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서 엘시시 3(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하나로 묶이며 공룡 엘시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이들 3곳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6개 항공사가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이 운항중지에 들어간 점을 염두에 두면, 앞으로 3곳 엘시시가 국내선과 국외 단거리 시장을 놓고 싸워야 한다. 한 엘시시 관계자는 엘시시 시장이 엄청난 변화 앞에 놓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엘시시 몇곳이 정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용 불안은 통합 대한항공과정에서 잠복한 뇌관이 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노선 중복 등 겹치는 부분이 큰 터라 통합 과정에서 교통 정리가 일어나면서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위협받을 공산이 크다. 지난 6월 말 현재 대한항공(17209)과 아시아나항공(8797)의 정규직 직원만 26006명이다. 당장 두 회사 노동조합은 강한 우려를 담은 성명을 이날 내놨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등 6개 단체는 동종 업계 인수는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합병을 원점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다만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기자브리핑에서 중복인력은 1천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지만, 자연감소 인원과 신규 사업에 필요한 인력 등을 고려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한진가에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도 넘어야 할 벽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선 여객운항 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2.9%, 19.3%를 점유하고 있다. 두 항공사가 소유한 엘시시 운항 몫을 더하면 점유율이 66%까지 높아진다. 항공화물 시장의 두 항공사 점유율은 이보다 더 높다. 이런 터라 공정위가 심사 과정에서 시장을 어떻게 구분해 보느냐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공정위가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의 퇴출보다 합병이 시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심사 때 시장 획정과 경쟁제한성 분석 없이 합병을 승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국제선 운임은 항공협정에 따라 상한선이 설정돼 임의로 설정할 수 없어 소비자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과점화에 따른 운임 상승 등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자칫 기업결합심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박수지 홍석재 기자

 

 정부가 돈댄 항공 빅딜대한항공 증자-주주 소송이 1차 관문

특혜여론에 민간자금 늘려한진해운 파산 전례도 고려한 듯

아시아나 인수 급물살 배경과 과제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해 글로벌 톱 10’ 수준의 단일 국적항공사 출범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산은은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 자금 8천억원을 투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16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통한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산은이 마련한 양사 통합 거래 구조를 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8천억원 (신주 15천억원·영구채 3천억원)을 사 들인다. 이를 위한 자금은 대한항공의 25천억원 규모 주주 배정 유상증자로 마련한다.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7300억원을 투입한다. 유상증자로 대한항공 주식량이 크게 늘어 한진칼이 지주사 요건(상장 자회사의 20% 이상 보유)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진칼의 투자 자금은 산은이 마련한다. 산은이 한진칼의 5천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3천억원 교환사채(EB)도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주식취득 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63.9%로 최대주주가 된다.

대한항공 주주 손에 달린 인수자금

당초 산은이 한진칼 제3자 배정을 통해 인수자금 대부분을 투입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실제로는 대한항공 주주들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가 전체 조달 자금의 70%를 차지했다. 한진칼이 투입하는 자금 7300억원을 제외한 17700억원을 대한항공 주주들에게 받기로 한 것이다. 산은이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 등극하면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에 개입한다는 여론이 커질 수 있고, 기존 주주의 주식 배정 권한을 보장하는 현행 상법상 제3자 배정 방식으로만 수조원을 조달하는 데 부담이 따랐을 수 있다.

관건은 대한항공 주주가 유상증자에 얼마나 참여하느냐다. 대한항공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대한항공은 지난 2015년과 2017년에도 유상증자를 했다가 실권주가 발생해 주관사가 이를 떠안았다. 일단 채권단은 국내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는 만큼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본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양대 대형 항공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사실상 일반 항공사(FSC)는 하나만 남을텐데 주주들 입장에선 매력적이지 않겠냐자금 조달은 어렵지 않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산은이 항공 노선 다양화, 마일리지 통합 등 양사 통합의 소비자 편익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산은은 또 유상증자를 주관하는 증권사가 남은 주식을 모두 인수하는 총액인수방식으로 진행해 증자 확실성을 담보하기로 했다.

주요 주주들의 반발로 인한 소송 위험도 있다.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케이씨지아이 등 3자 주주 연합이 산은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반발해 법적 효력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서다. 이미 대법원이 경영권 분쟁 중 발행한 주식의 효력을 무효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가 있고,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기존 주주의 주식 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상법도 근거로 쓰일 수 있다.

이들의 주장이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용인되지 않더라도 법적 소송이 불거지면 두 항공사의 통합이 늦어지는 건 불가피하다. 산은은 양대 항공사 체제를 유지할 경우 2021년까지 48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고 봐 올해 안으로 매각을 매듭 지으려 했다. 만약 법적 소송이 길어져 통합이 늦어지면 한진칼을 통해 시간을 아끼는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산은은 경영진을 통해 방만 경영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부행장은 조원태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하게 될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고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등 항공산업 개편작업이 갖는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경영책임을 부담하게 됐다산은도 경영평과위원회를 통해 통합항공사에 대한 경영성과를 매년 평가해 등급이 저조하면 해임 등 경영조치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한국GM 반면교사?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생존의 기로에 놓인 아시아나항공 문제를 해결하기로 방향을 잡은 덴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첫째, ‘대안 부재론이다. 지난 9월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종 포기한 탓에 사실상 한진칼과 대한항공 외에는 다른 선택지를 물색하기가 불가능해졌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16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된 후 5대 계열 그룹과 항공업을 영위하는 타 그룹사에 의견 타진을 했지만 다들 재무에 관한 어려움과 코로나로 인한 산업 불확실성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항공산업 재편 방향에 대해 한진그룹과 뜻을 같이하게 됐고 국내 항공산업 및 관련 종사자들의 피해를 감안해 실기하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히 통합 작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한진해운 파산 반면교사론이다. 산은은 2017년 과잉투자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진해운에 대해 특혜 시비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가 파산을 막지 못했고, 해운물류 위기까지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이 고사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산은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망하도록 내버려두는 대신 국민 세금을 지원하더라도 회생 추진으로 방향을 잡은 배경이다.

셋째, ‘외국 자본 인수 불가론이다.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외국 자본에 넘기기엔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2010년 외국 자본 지엠(GM)에 대우자동차를 매각했다가 지엠이 예상보다 빨리 부채를 갚고 국내 공장을 철수하려 해 곤혹을 겪고 있다. 또 상하이자동차를 거쳐 인도 마힌드라에 매각한 쌍용자동차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동종 업계 기업인 대한항공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였던 셈이다. 특히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의 조원태 회장이 케이씨지아이(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주주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 회장으로선 산은이 한진칼의 주요 주주가 되는 걸 반길 여지가 있었다. 결국 조 회장과 산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다은 기자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세계 7위 ‘메가 캐리어’ 예고

아시아나, 결국 대한항공 품 결론산은 통합 추진

코로나19재편국토부 용인 뜻, 기대와 논란 교차

           

인천국제공항에 한국의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한다.

아시아나항공 채권자인 산은은 한진칼과 총 8천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한진칼이 산은의 보통주 5천억원과 교환사채 3천억원 총 8천억원을 지원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저가항공사(LCC) 합병 등 자금으로 쓰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25천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아시아나 인수자금을 마련해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 신주와 영구채 등 총 18천억원을 인수한다. 대한항공은 인수가 종결되는 2021년까지 아시아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6천억원, 내년 1분기까지 4천억원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산은은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내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있었다지난 20년간 항공사 통폐합이 활발히 진행돼 미국, 중국, 일본 등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 대부분은 ‘1국가 1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산은은 두 항공사의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 확대 신규노선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 산은은 통합 시너지를 기반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시 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직접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항공산업 정상화를 위해 소요되는 정책자금 투입 규모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앞으로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산업 내 탑(Top) 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고 코로나 위기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과 코로나 종식 이후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거래의 당사자로서 투자합의서 등 계약상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므로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작업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다은 기자

 

국토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위기 극복 위해 불가피"

"소비자 편익 저해 없도록 적극 관리고용유지 원칙하 추진"

 

국토교통부는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과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날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당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대형항공사(FSC)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인수 추진으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국토부는 "우리 부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 유지가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양대 FSC 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이 매우 어렵고, 3자 매각도 불투명하다""코로나19 지속으로 존속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동종업계인 대한항공이 자발적으로 인수하는 것은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과 발전의 기회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을 통해 항공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 채권단 관리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업환경 회복은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항공업 영업환경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 양 FSC의 인수·합병(M&A)은 우리나라 항공업이 동반 부실 되지 않도록 하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양사 M&A로 인한 독과점과 이로 인한 항공요금 인상 등 우려에 대해서는 "외항사 및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 등으로 급격한 운임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자 편익이 저해되지 않도록 적극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운수권 배분 시 '단독노선 운임평가' 평가항목의 배점을 상향하고, 슬롯 배정 시 과도한 운임 설정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M&A 성사 시 인력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는 고용유지 원칙에 따라 M&A가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고용유지 원칙하에 신규노선 개척, 항공 서비스의 질적 제고에 여유 인력을 투입해 촘촘한 운항 스케줄을 확보하고, 미취항 노선을 개척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번 M&A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자본잠식,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의 M&A 불발 등으로 경영환경과 고용이 불안정한 현 상황보다는 이번 M&A를 통해 글로벌 항공사로 거듭나는 편이 고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국토부는 "이번 M&A를 통해 통합 FSC가 글로벌 대형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항공 정책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M&A가 사실상 대한항공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산은이 직접 주주로서 이번 통합 작업에 참여해, 오너 및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끌어내고 건전 경영이 이루어지도록 감시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토부는 항공업 독과점에 대한 우려, 오너 리스크로 인한 안전 운항 저해, 불공정 경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M&A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다른 LCC가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고 항공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우리 부는 항공사의 M&A가 자발적으로 진행된다면 항공산업 발전 차원에서 원만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 보유 저비용 항공사까지 더하면 국내선 점유율 절반 초과

독과점· 특혜 논란에 노조·주주 등 내부 반발까지갈 길 험난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다 독과점 논란, 내부 반발 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정부의 특혜 시비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13일 정부와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안건을 다음주 중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전날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돌자, 산은이 여러 옵션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기정사실화됐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날보다 7.8% 뛴 반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는 각각 8.3%, 2.6% 내렸다.

산은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비슷한 딜 구조를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산은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천억원을 주식으로 전환(지분율 약 37%)해 한진칼에 현물출자하거나,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집어넣어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한진그룹은 경영권 분쟁 중으로, 주주연합의 반발은 물론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제3자에 대한 신주 발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산은 입장에서도 추가 자금을 집어넣는 것보다는 영구채 전환 방식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다. 어느 방식이든 딜이 성사되면, 산은은 한진칼의 주요 주주가 된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팔 때, 대우조선 지분 전량(55.7%)을 현물출자해 현대중공업과 함께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를 세우는 대신 12500억원 규모의 지분(7%)을 받아 산은이 2대 주주가 되는 구조를 짰다. 이후 기업결합심사 절차 등이 마무리되면 한국조선해양이 15천억원 규모로 유상증자해 대우조선을 지원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일자리와 산업발전을 고려해 아시아나항공을 이대로 두기는 어렵다산은이 해본 익숙한 방식으로 아시아나를 매각하는 것을 유력하게 타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의 인수합병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메가 캐리어’(대형 항공사)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두 회사를 합치면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196500억원에 이르고, 보유 항공기 대수도 243대로 늘어난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자금 투입의 최소화, 고용 안정 등에 도움이 된다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정부로서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도 “(인수 지원이) 돈을 더 효율적으로 쓰면서도,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 측면에서도 더 낫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독과점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23%)과 아시아나항공(19%)만으로 42%, 두 회사의 저비용항공사(LCC)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50%를 훌쩍 넘긴다. 이에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통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구조조정 우려로 내부 반발 조짐도 있다. 두 회사의 6개 노동조합은 다음주 중 회동해 산은과 사쪽에 노사정 협의회 구성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특혜 시비다. 한진그룹은 사주 일가의 갑질과 경영권 분쟁으로 여론이 따갑다. 정부가 이미 아시아나항공에만 정책자금을 수조원 투입한 상황에서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어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으로 구성된 주주연합은 산은이 한진칼 주주로 올라설 경우, 결과적으로 조 회장의 우군이 될 것을 경계 중이다. 현재 주주연합이 47.71%, 조 회장 측이 41.3%의 지분을 보유하며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주주연합의 한 축인 케이씨지아이(KCGI)는 이날 현재 외부 자금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한진칼이 아니라 대한항공이라며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박수지 이경미 신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