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야당 지연전술비판연내 출범 목표로 밀어붙이기

국민힘 여당 법 개정 명분쌓기특별감찰관 동시임명 재요구

 

           지난 13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2차 회의가 조재연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며 공수처 출범’ 2라운드에 접어든 여야가 지난 13일 추천위 회의에서 후보 압축에 실패한 원인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지연 전술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철저한 후보 검증의 과정이라며 맞섰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의 마지노선을 추천위 3차 회의가 예정된 오는 18일로 정하고 국민의힘 쪽 추천위원들의 시간 끌기에 맞서 법 개정 카드를 벼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5<한겨레>공수처장 인사청문회, 내년도 예산안 논의 등을 고려할 때 18일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일정상 (공수처의) 연내 출범이 쉽지 않다출범을 내년으로 미룰 수 없기 때문에 법 개정 등을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물론, 청와대도 공수처의 연내 출범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공수처장 추천위가 3차 회의에서도 대통령에게 추천할 2명의 후보군을 추리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추천위 의결 조건을 바꾸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의결 조건을 추천위원 ‘3분의 2(5)’로 바꾸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공수처장 최종 후보 2명에 대한 추천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을 때만 가능해, 국민의힘 몫 추천위원 2명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의결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시간 끌기가 아닌 공정한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이라며 반발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공정하고 권력에 대해 굴하지 않는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무거운 고민이라며 추천위를 압박하고 공수처법 개정의 복선을 깔면서 명분 쌓기를 하는 민주당은 절차에 따라 더 인내하고 신사적으로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16일 국회의장-원내대표 회동에서 정부·여당에 청와대 특별감찰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도 동시에 추진하라고 거듭 요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에 대해 논의하고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쪽은 공수처 출범과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연계한 바 없다고 말해, 공수처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국민의힘이 추천한 공수처장 후보인 석동현 변호사가 공수처 가동을 여당이 서두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다시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지난 10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 기관이라고 밝혔던 인사다.

석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말 법대로 작동한다면 시어머니수준이 아니라 포청천이 될 공수처의 등장에 대해서 꺼림칙해하고 걱정해야 할 사람들은 누구여야 맞느냐그런데도 현재 막상 공수처 설치에 적극적인 쪽은 여당 인사들이고 오히려 그 상황을 즐겨야 할 야당은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출범 법정 시한(715)4개월이나 넘긴 상황에서, 공수처장 추천에 뒤늦게 박차를 가하는 모습까지 비꼰 것이다. 김미나 정환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