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용자 쓰는 구글 앱에 일본해 우선 표기'접속 국가 위주' 관례 어겨

 

일본해를 우선 표기한 구글 앱

 

세계 각국 지도에 동해를 표기하려는 국내 민·관의 노력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구글이 국내 일부 서비스에서 '일본해'를 먼저 표기하면서 사용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2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 앱은 날씨 서비스에서 동해를 표기할 때 '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는 여러 나라가 각기 다른 주장을 하는 곳의 명칭은 사용자가 접속한 국가의 표기법을 따른다는 구글의 기존 관례에 어긋나는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구글 맵을 쓰면 '동해'로 표시되지만, 일본에서는 '일본해(日本海)로 뜬다. 미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접속하면 'Sea of Japan(East Sea)'식으로 병기된다.

그런데 가뜩이나 한일 관계 악화로 국민감정이 예민한 상황에서 유독 구글 앱이 한국 사용자에게 일본해를 동해보다 먼저 표기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한 이용자는 구글 앱 사용 후기에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해놓아서 별 하나도 아깝다"고 적었다.

일본해 우선 표기가 단순히 실수나 오류 때문인지, 그동안의 원칙이 바뀐 것인지 구글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글 코리아 관계자는 "내부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지명 표기 문제는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다. 올해 8월에는 구글 맵에서 '독도'를 검색해도 아무런 내용이 뜨지 않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동해 표기 문제와 관련해 "글로벌 회사로서 한국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하고 일본 정부 입장도 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마침 국내에서는 동해 표기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국제수로기구(IHO)가 바다 이름을 명칭이 아닌 번호로 표기하는 방식의 새 해도집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 계기다. 각국이 지도를 제작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는 IHO 해도집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의 근거가 없어진 셈이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들과 손잡고 일본해가 단독 표기된 기존 지도·인터넷 서비스에 동해가 병기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세계 지도에서 동해 병기 비율은 2000년대 초반 2.8%에 불과했지만, 그간 정부와 민간단체 등의 노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41%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수로기구(IHO)가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표준 해도(海圖) 집에 동해나 일본해와 같은 명칭 대신 번호로 표기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17일 서울 성북구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동해로 표기한 자체 홍보물과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된 외국 출판물 등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