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사건 특수부 수사 놓고 관저 음모론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지난 4일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을 만나 벚꽃스캔들과 관련 검찰 조사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치인들의 부패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자민당 장기집권의 폐해라는 지적부터 ‘(스가 요시히데 총리)관저음모론까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벚꽃을 보는 모임관련 비위 사건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 응할 예정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아베 전 총리에게 임의 사정청취를 요청한 상태다.

검찰 수사 결과, 지난 2015~2019(공소시효가 인정된 기간) 정부 행사인 벚꽃 모임전날 도쿄 고급 호텔에서 지지자들이 참여해 열린 전야제 비용 중 일부인 약 916만엔(9600만원)을 아베 전 총리 쪽이 보전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 고하라 노부오 변호사는 이 문제는 아베 전 총리 사무실의 돈의 흐름과 관련이 있는 사안이라며 오랜 기간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악질적인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아베 1체제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아베에겐 견제 세력이 없었던 만큼, 장기간 법을 위반해도 개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베는 총리 시절 대표적 부정부패 사건인 모리토모학원(불기소), 가케학원(수사 개시 못함)도 법망을 피해갔다. 이번 벚꽃스캔들과 관련해서도 아베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꼬리 자르기식 해명을 하고 있지만 정치적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자민당에선 총리 출신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인다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총리 재등판을 말하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관저 음모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사퇴한 아베 전 총리가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내년 총리 선거에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위기감을 느낀 관저가 (검찰을) 몰래 움직였다는 얘기가 주간지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뿐 아니라 유력 자민당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전반적인 당내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요시카와 다카모리 전 농림수산상이 재직 당시인 2018~2019년 대형 달걀 생산업체로부터 500만엔(5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았다. 특히 그는 본인의 집무실에서 현금을 받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앞서 자민당 소속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장관 부부는 참의원 선거 과정에서 현금 살포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사업과 관련해 중국 기업한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자민당 의원이 체포되기도 했다.

입헌민주당 아즈미 준 의원은 자민당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거만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 고쿠다 케이지 의원도 일련의 부정부패 사건은 자민당 장기집권의 뒤틀림이라고 비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