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서 혼자 이글도 “역시 피 못속여”
같은 빨간 옷 차림, 주먹펌프 세레머니도
우승은 토머스 부자(父子)에 돌아갔지만, 팬들의 시선은 온통 '새끼 호랑이'에 몰렸다.
지금까지 23차례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의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의 인기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
'파더/선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열리다 올해부터 이름을 바꾼 PNC 챔피언십은 흘러간 옛 스타들이 아들, 딸, 사위 등과 팀을 이뤄 출전하는 이틀짜리 이벤트 대회다.
미디어도 짤막하게 경기 결과 정도만 보도하던 이 대회가 올해는 메이저대회 버금가는 관심을 끌었다.
당대 최고의 골프 스타로 꼽는 '영원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1세인 아들 찰리와 함께 출전했기 때문이다.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PNC 챔피언십은 찰리가 대중 앞에 화려하게 등장한 무대가 됐다.
전날 1라운드에서 온전히 혼자 힘으로 이글을 뽑아내며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찬사를 받았던 찰리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아버지 우즈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멋진 플레이와 세리머니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우즈 부자는 이날 타이거 우즈가 최종 라운드 때 늘 입는 빨간 셔츠와 검정 바지를 똑같이 차려 입고 경기했다.
타이거 우즈(왼쪽)와 아들 찰리.
우즈와 이혼한 찰리의 어머니 엘린 노르데그렌도 코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르데그렌이 우즈의 경기를 코스에 나와서 지켜본 것은 2009년 프레지던츠컵 이후 11년 만이다. 2009년은 찰리가 태어난 해다. 우즈와 노르데그렌은 2010년 이혼했다.
10번 홀(파4)에서 2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찰리는 아버지처럼 오른 주먹을 쥐고 앞뒤로 흔드는 이른바 '주먹 펌프'를 선보였다.
아버지 우즈의 어퍼컷 세리머니만큼 크고 역동적이지는 않아 수줍어 보였지만, 아버지 우즈의 '아빠 미소'를 자아내기에는 충분했다.
이날 10언더파를 적어내 20개 팀 가운데 7위(20언더파 124타)라는 '골프 황제' 부자로서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우즈 부자는 이틀 동안 팬과 미디어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뒤 우즈는 "말도 표현하기 힘들다. 평생 간직할 추억을 만들었다. 아들과 나 둘한테 특별했다"고 뿌듯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가운데 미디어와 투어 관계자 등 250여명이나 몰려들었어도 의젓하게 경기를 치러낸 찰리에 대해 "장하다"고도 했다.
아버지 얼 우즈의 손에 이끌려 골프 선수의 길로 나갔던 우즈는 "찰리는 아직 어려서 이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를거다. 나도 11살 때 아버지와 함께 했을 때 고마움을 몰랐다. 세월이 지나면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미국 언론과 선수들까지도 아버지 우즈의 경기력보다 찰리의 스윙에 더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우즈 부자와 함께 경기를 치른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두려움이 없더라. 기본기가 탄탄하고 그 또래치고는 장타력도 갖췄다. 힘을 쓸 줄 안다"고 격찬했다.
듀발은 한때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우즈의 전성기 때 라이벌이었다.
아버지 마이크와 챔피언 벨트를 받아든 저스틴 토머스.
두 선수가 각자 볼을 친 뒤 더 좋은 지점에서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치러진 대회 우승은 15언더파 57타를 몰아친 세계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 부자에게 돌아갔다.
클럽 프로 선수이면서 아들의 코치이기도 한 아버지 마이크가 합류한 토머스 부자는 2라운드 합계 25언더파 119타로 우승했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저스틴 토머스는 아버지 마이크 단 한명에게서 골프를 배웠다.
아들 카스와 출전한 비제이 싱(피지) 부자가 1타 뒤진 2위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58타를 합작해 선두에 나섰던 맷 쿠처(미국) 부자는 8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5위(22언더파 122타)로 밀렸다.
골프 황제와 ‘황태자’의 동반 라운드 관심 쏠려
우즈 "골프 즐기는 아들, 보기 좋아"
PNC 대회 토머스 부자와 동반 라운드
11세 아들 찰리와 함께 이벤트 대회에 출전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아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우즈와 그의 아들 찰리는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PNC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골프 메이저 대회 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조를 이뤄 경쟁하는 이벤트 대회다.
이 대회에 처음 아들과 함께 나온 우즈는 18일 프로암을 마친 뒤 "아들이 골프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다"며 "샷의 느낌을 즐기고, 골프를 재미있어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미국 골프 매체들은 우즈와 찰리가 스윙하는 동영상을 나란히 올려놓고 비슷한 점을 분석하는 등 찰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훌륭한 선수가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즈와 찰리가 호흡을 맞추는 '팀 우즈'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그의 아버지가 한 팀을 이룬 '팀 토머스'와 함께 1라운드를 치른다.
토머스는 "찰리는 이제 겨우 11살인데 너무 아버지와 비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골프에 재미를 느끼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 승리에 대한 의지가 남달랐던 찰리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세계 1위였던 토머스는 우즈의 집에서 우즈 부자(父子)와 함께 9홀 퍼팅 게임을 했다고 한다.
토머스는 "마지막 홀까지 찰리가 2언더파인가로 1위였고 내가 1언더파, 우즈는 이븐파 아니면 1언더파였다"며 "그런데 찰리가 '지금 아홉살 어린이가 세계 1위 선수, 그리고 역대 최고 골프 선수를 이기고 있습니다'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결국 마지막 홀에서 찰리가 보기를 했고 자신이 버디를 하면서 승부가 뒤집혔다는 것이다.
토머스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찰리는 어떤 것에서든 나를 이기고 싶어 한다"며 "꼭 아버지처럼 트래시 토크를 한다"고 찰리의 남다른 승리에 대한 의지를 소개한 바 있다.
우즈(오른쪽)와 찰리.
우즈는 자신의 아버지(얼 우즈)를 떠올리며 "사실 우리 아버지도 나에게 골프를 하라거나 운동장을 뛰라고 시킨 적이 없다"며 "찰리도 앞으로 골프나 다른 무엇을 하게 되더라도 그 순간을 즐기게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또 "원래 어린이들은 뭘 따라 하기 마련"이라며 "찰리의 스윙이 나와 얼마나 비슷한지 모르겠지만 이기려는 경쟁심이나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우리 가족의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는 선수들은 약 7천 야드 전장의 코스에서 경기하고, 동반 가족은 티샷 장소를 앞으로 당겨 코스 전장이 약 5천800야드 정도 된다.
경기 방식은 한 팀의 선수 2명이 모두 각자 티샷을 하고, 두 개의 티샷 결과 중 더 나은 쪽을 택해 2명이 모두 그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식이다.
우즈가 찰리의 공이 놓인 지점으로 자신의 공을 옮기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타이거 우즈 부자 골프 대회 출전...아들 캐디가 캐디 아들
캐디 라카바와 대화하는 우즈.
아빠는 아빠 캐디, 아들은 아들 캐디.
부자(父子)골프 대회 PNC 챔피언십에 아버지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출전하는 찰리 우즈(11)의 캐디를 우즈의 캐디인 조 라카바의 아들이 맡아 화제다.
오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PNC 챔피언십에 찰리의 백은 조 라카바 주니어(22)가 메기로 했다고 골프다이제스트가 16일 전했다.
아버지 라카바는 변함없이 타이거 우즈의 백을 책임진다.
두 쌍의 아버지와 아들이 한 팀이 되어 경기에 나서는 셈이다.
라카바는 "한 달 전 쯤에 우즈가 나더러 PNC 챔피언십에 찰리와 나가겠다고 하면서 아들이 찰리 캐디를 해줬으면 하더라"면서 "아버지와 아들 선수에 아버지와 아들 캐디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3학년생인 조 라카바 주니어는 골프 실력이 출중하다.
지난해 아버지와 함께 코네티컷 부자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조 라카바 주니어는 "친구들 캐디를 해본 적은 있다.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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