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캐나다 등 입국금지 조치 확산"영국이 격리됐다"

유로스타 등 육로통행도 제한영국·EU, 21일 긴급 대책회의

 

'변종 코로나19 확산' 영국 탈출 위해 런던 기차역에 몰린 인파=20일 영국 런던의 세인트판크라스 역에서 승객들이 파리행 마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영국에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동안 영국발 모든 이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여행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왕래가 잦아지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영국서 전염력이 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이 확산하면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비상이다.

영국은 변종이 빠르게 퍼지는 런던 등 남동부에 긴급봉쇄 조처를 단행했고 각국은 재빨리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이 영국을 격리했다"라면서 "변종 코로나19가 크리스마스를 망쳤다"라고 묘사했다.

현재 유럽국가 가운덴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불가리아 등이 영국에서 입국을 제한 또는 제한할 예정이다.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유로스타 열차도 21일부터 운행이 취소될 예정이다.

유럽 밖에선 터키, 이스라엘,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엘살바도르 등이 영국에서 입국을 제한했다. 미국은 아직 별다른 조처에 나서지 않았지만 같은 북미의 캐나다는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210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영국에서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화물차 운전자 등 운송업자도 입국할 수 없게 되면서 선박 등에 '화물만' 실어 보내는 경우에만 통관이 가능해졌다. 영국서 화물을 트럭에 실어 트럭채 프랑스에 들여보내는 일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영국 도버항구는 "프랑스의 국경통제 때문에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사람이 동행하는 모든 영국발 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영국과 유럽이 화물을 주고받는 주요한 통로로 프랑스의 이번 조처는 식료품 등 유통기간이 제한된 화물에 특히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영국과 유럽이 (미래관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브렉시트가 단행되는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던 혼란이 수일 먼저 일어날 수도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독일도 이날 자정부터 화물기 등 일부를 뺀 영국과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

운항중단 기간은 일단 이달 말일까지로 독일 정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운항중단 기간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이미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영국과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최근 14일 내 영국에 머물렀던 사람의 입국도 금지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이날 "수일 전 영국에서 귀국한 한 명이 변종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격리됐다"라고 밝혔다.

터키는 영국에 더해 마찬가지로 변종이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덴마크, 네덜란드 등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멈출 예정이고 이스라엘은 영국과 덴마크, 남아공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미국은 아직 영국에서 입국을 막는 등의 조처에 나서지 않았다.

다만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이날 영국발 변종 코로나19가 뉴욕에 상륙할 것을 우려하며 연방정부가 영국발 입국자에게 검사를 요구하거나 여행제한을 가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아메리카 대륙에선 캐나다 정부가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으며, 콜롬비아 등 중남미 일부 국가들도 영국발 입국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20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을 '악몽' 등에 비유한 영국 신문들 모습.

연말 코로나19 대확산세 속에서 잇따라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반격에 나선 와중에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한 데 대해서도 각국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날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긴급봉쇄 조처의 정당성을 피력하면서 "변종은 통제 불능이었다"라고 시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에선 2035928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돼 하루 보고치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과 긴밀히 협력해 변종 코로나19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영국 BBC방송에 "변종 코로나19와 관련해 현재까지 우리가 아는 바는 전염력이 더 높다는 것"이라면서 "확산이 지속할수록 변종이 나올 여지가 더 커지므로 확산방지를 위한 모든 조처를 즉각 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은 변종 코로나19 관련 전화회의를 진행했다.

EU 회원국들은 21일 변종 코로나19 관련 긴급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긴급 대응 회의를 개최할 정이다.

다행히도 현재까지 변종의 증상이 더 심하다거나 백신을 무력화한다는 진단은 나오지 않고 있다.

판케르크호버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현재까지 영국이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면 변종은 백신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으며 증상에 변화를 주거나 더 심한 증상을 나타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도 이날 ZDF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아는 것들에 비춰볼 때 변종은 백신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도 CNN방송에 나와 변종 바이러스 확산을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사우디·오만 국경폐쇄코로나19 변종 두려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걸프 지역 아랍국가들이 속속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쿠웨이트는 21일 오후 11시부터 내년 11일까지 상업 비행기 운항을 중단하고 모든 육상 및 해상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쿠웨이트 정부 공보처는 트위터 포스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화물기 운항은 계속된다고 공보처는 덧붙였다.

앞서 인접국 사우디아라비아도 20일 밤 육상과 해상 국경을 닫고 국제 상업 비행을 일주일간 중단했다고 사우디 내무부가 밝혔다.

쿠웨이트, 사우디, 오만 등 걸프지역 아랍국가

상업 비행 운항 중단은 연장 가능하며, 사우디 내에 이미 와 있는 외국 항공기는 떠날 수 있다고 사우디 내무부가 밝혔다.

단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변종이 나타나지 않은 국가의 상품 이동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내무부가 관영 SPA통신으로 내보낸 성명에서 설명했다.

오만도 22일부터 일주일간 육상, 항공, 해상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국영TV21일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국내 코로나19 변종과 관련, 전염성이 더 높아 국가에 위험이 되고 있다고 우려한 이후 여러 나라가 영국과 여행을 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