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비밀영상 친구에 보내…유엔에 영상 넘겨

 

아랍에미리트의 부통령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마크툼(왼쪽)과 그의 딸 셰이크 라티파(오른쪽). 라피타가 탈출하다 붙잡힌 뒤 갇힌 별장의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비밀 영상을 찍는 모습. AP 연합뉴스, BBC 영상 갈무리.

 

2018년 왕국을 탈출했다가 붙잡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통치자의 딸 셰이크 라티파가 ‘자신이 인질로 잡혀있다’고 주장했다.

<BBC> 방송은 두바이 공주 라티파가 두바이로 송환된 뒤 비밀스럽게 촬영해 친구들에게 보낸 영상을 입수해 지난 15일 공개했다. 그의 친구들은 “라티파에게서 비밀 메시지가 오지 않은 게 9개월이 넘었다”며 유엔(UN)으로 영상을 넘겼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영상에서 라티파는 “나는 인질이고 이 별장은 감옥으로 개조됐다”며 “집안에는 다섯 명의 경찰관이 있고 두 명의 여경이 나를 감시하고 있다. 매일매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된 다른 영상에서 라티파는 “나는 이 감옥 별장에서 인질이 되고 싶지 않다”며 “그냥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양에서 붙잡혀 두바이로 송환될 때 특수부대원들이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었고 진정제를 주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들은 그가 두바이에 강제송환되고 1년 뒤에 비밀리에 받은 스마트폰으로 수개 월 동안 촬영됐다. 그는 별장에서 유일하게 문을 잠글 수 있었던 화장실에서 웅크린 채 영상을 촬영했다.

라티파는 지난 2018년 2월 두바이에서 고무보트와 제트스키를 타고 공해 상으로 나갔고, 이곳에 대기 중이던 미국 국적의 요트를 타고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8일 뒤 인도양 상에서 특수부대에 붙잡혀 두바이로 송환됐다. 그는 당시 탈출 시도 전에 아버지에 의해 이동 시간, 장소, 음식 등을 감시받는 삶을 살았다며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햄버거 패티를 구우면서 살아도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로 송환된 뒤 약 3개월 동안 알-아위르 중앙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별장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셰이크 라티파는 아랍에미리트의 부통령이자 두바이의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마크툼의 자식 30여명의 중 하나다. 그는 16살에도 탈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다. 앞서 2018년 12월 두바이 당국은 라티파의 33살 생일 기념사진이라며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 몇장을 공개했다. 지인들은 사진 속 라티파가 흐리멍덩해 보인다며 약물 주입 의혹을 제기했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