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도움으로 아들이 의대 교수됐다”…‘아빠 찬스’ 비판 봇물

‘만화가 의사’ 정 모 교수 SNS글…아주대 “사실관계 확인 중”

 

‘만화가 의사’로 유명한 한 의대 교수가 “아들이 내 도움 때문에 의학박사가 됐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아빠 찬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정아무개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는 본인 트위터 계정에 “제 아들이 오늘부터 연세대 원주의대 해부학교실 조교수가 됐다.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아주대 의대에서 제 도움으로 의학박사를 받았다”며 “제 아들은 89년생이므로 만으로 31년에 조교수가 된 셈”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신경해부학 교과서(엘스비어 출판)의 공동 저자가 제 아들이다. 아들은 조교수가 되기 전에 세계에서 이름났다”고 썼다.

 

                    정 교수 SNS 갈무리.

‘아빠찬스’를 연상케 하는 정 교수의 ‘아들 자랑’은 곧바로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정 교수 연구실 연구원 목록을 보면, 아들 정씨가 교육 조교(Teaching Assistant)로 소개돼있다. 정씨가 쓴 논문 34개 중 19개에 정 교수가 공저자로 올라와 있어 ‘아버지 도움으로 쓴 논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씨 박사논문인 ‘시신 절단면 영상과 3차원영상의 분석과 활용’ 지도교수 이름으로 해부학과 교수가 아닌 같은 대학 신경외과 전임 교수가 올라와 있어 일부 누리꾼들은 ‘왜 전공이 다른 지도교수 이름이 올라가 있느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지도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 교수 부탁으로 정씨 지도교수를 맡게 됐다. 기초 의학 분야는 의대 졸업생이 기피하는데, 대를 이어 해부학을 전공하게 권유한 아버지나 권유를 받아들인 아들 모두 훌륭하게 생각한다”며 “(정씨는) 스스로 노력하여 방대한 업적을 냈다. 충분히 대학의 교수 요원이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에 관해 한 누리꾼(****288)은 트위터에 “여러모로 충격이다. 남들은 그렇게나 고생하는 논문, 저자, 박사학위, 교수 자리들을 아버지 빽으로 쉽게 가져갔는데 거기다가 그걸 아들 자랑이라고 포장하는 거 보니”라고 올렸다. 다른 누리꾼(****bo)는 “정부는 이들 부자의 ‘계급 대물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하고, 그 방안 중 하나로 공공의대 확충을 강력 추진해야 한다”고 글을 썼다. 한 누리꾼은 관련해 “교육부 감사를 넣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뒤 정 교수는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해당 의혹에 관해 묻자 아주대 의료원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입장을 묻기 위해 정 교수에게 수차례 전화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전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