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기독인들 “주님이 함께” 찬양하며 시위동참
한인선교사들 “한국교회도 기도와 행동으로 성원을”
NCCK 등 연대행동 나서…시민들도 SNS에 동조운동
쿠데타 반대 시위에 동참한 미얀마 기독교인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평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이 긴박한 상황을 전하면서 “한국교회가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후원과 행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인 선교사들은 군부의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평화 시위가 이어지면서 기독교인들도 평화시위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 네피도에서 사역하는 한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정치에 직접 개입할 수 없어 행동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면서 한국 교회가 무도한 군인들의 압제에서 미얀마 국민들을 지켜달라고 기도와 성원을 아끼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군부 쿠데타에 항거하는 시민들과 함께 미얀마 기독교인들은 찬송을 부르며 시민들을 성원하고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함께 표출하고 있다.
미얀마 교인들이 시위현장에서 특히 즐겨 부르는 찬양은 ‘포 도우즈 데이즈(for those days)’다.
찬양은 “슬픈 일이 있어도 주님이 계십니다/소망이 없어 보여도 주님께서 채워주실 것입니다/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 것입니다/언제가 성공할 것입니다/주님께서 모든 걸 인도해 주십니다/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위해”라는 내용이다. 절망 중에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면 소망을 이룰 수 있다는 바람을 담고 있다.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인 ‘송환법’에 반대하던 홍콩 기독교인들도 시위 중 ‘싱 할렐루야 투 더 로드(Sing Hallelujah to the Lord)’를 합창하며 시위에 동참, 기독교인들이 불의한 정권에 항거하며 시민들에게 힘을 준 바 있다.
현지 한인 선교사들은 “이곳 기독교인들도 민주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평화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얀마 기독교인들이 유명한 찬양을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불러 큰 감동 받았다. 한국교회가 미얀마 국민의 열망을 후원하며 기도로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사태에 한국교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집압으로 희생이 갈수록 늘면서 한국교회도 미얀마 민주화를 응원하는 활동에 나선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 국제위원회는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한국교회에 기도와 연대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군부가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운동을 총칼로 짓밟을 수 없는 역사적 시점에 왔다”면서 “한국교회가 평화를 원하는 미얀마 국민의 열망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NCCK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세계교회협의회(WCC)와 협력해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하려 한다”며 “주한 미얀마대사관과 우리 외교부에도 세계교회의 입장을 강력히 전달하려 한다”고 밝혔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대표회장 조일래 목사)도 지난 1일부터 미얀마의 정의와 평화, 안정을 위해 2주간 정오 기도회를 진행한다. 조일래 대표회장은 “미얀마 국민의 삶의 터전이 평화 가운데 안정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 교인과 전 세계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가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온라인에서도 미얀마 쿠데타 비판과 민주주의 회복을 응원하는 ‘세 손가락 경례’(Three-finger salute) 등 응원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와 한국대학YMCA전국연맹 등 에큐메니컬 기관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등 18개 단체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세 손가락 인증샷을 모아 미얀마 시민들에게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불복종을 내걸고 저항을 시작했다”면서 미얀마인들의 시위와 저항을 응원하고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2012년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이 모티브로 알려져 있다. 영화 속 시민들이 독재정권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표출하는 방식이었다. 검지 중지 약지의 세 손가락을 하늘을 향해 곧게 펴는 형태로 2014년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처음 등장했다.
일반 시민들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시태그(#SaveMyanmar)로 민주주의 복원을 외치고 있다. 미얀마 행정구역 지도를 공유한 이는 “군인은 군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고 했고, 스마트폰에 영문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라(Bring back democracy)’고 표기한 이는 “민주주의를 위한 미얀마인들의 투쟁에 함께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NCCK 인권센터와 한국YMCA전국연맹 등 70개 시민사회단체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직후인 지난달 2일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 결과를 존중하고 민간정부에 권력을 즉각 이양하라”고 촉구하고 한국 정부가 유엔 및 각국 정부와 함께 미얀마 군부를 압박할 것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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