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구 의회, '평화의 소녀상 안전보장 결의안' 다수결로 의결
"영구설치 실행까지 그자리에 머물도록 설치허가 내달라" 청원
베를린 소녀상 앞 세계여성의 날 집회 : 지난 6일(현지시간)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세계여성의 날 기념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는 현지 여성단체 코라지 여성연합과 코리아협의회가 공동주최했으며, 참가자들은 베를린시청 티어가르텐 지역사무소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지금 자리에 당분간 계속 머물게 됐다.
앞서 지역의회가 결의한 소녀상의 영구설치를 위한 논의를 끝낼 때까지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18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평화의 소녀상 안전보장 결의안'을 의결했다.
프랑크 베르테르만 의장(녹색당)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평화의 소녀상 안전보장 결의안이 다수결로 의결됐다"고 선언했다.
표결에는 구의원 52명이 참여해 39명이 찬성했고, 13명이 반대했다. 베를린 연립정부 참여정당인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좌파당 등 진보3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기독민주당(CDU)과 자유민주당(FDP)에서 나왔다.
좌파당이 제출한 결의안은 평화의 소녀상을 미테구에 영구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때까지 소녀상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금 자리에 설치 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에 청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미테구의회는 지난해 12월 1일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머물 방안을 구의회 참여하에 마련하기로 하는 내용의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한 바 있다.
영구설치 길 열린 베를린 미테구 모아비트 소재 평화의 소녀상.
결의안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명령을 철회하고 당초 올해 8월 14일이었던 설치기한을 올해 9월 말까지로 6주 연장하는 내용도 담고 있었다.
좌파당 틸로 우르흐스 구의원은 "지난해 12월 1일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설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의했고, 오는 5월 10일까지가 처리 기한인데 거듭된 요청에도 구청에서 미온적이어서 아직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우리는 코로나19로 봉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곧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고, 그 이후에는 선거가 있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소녀상이 설치허가가 종료됐다는 이유로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아 안전보장 차원에서 마련한 결의안"이라고 설명했다.
우르흐스 의원은 "소녀상은 단순히 한일문제 차원에서가 아니라 군사분쟁과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폭력이라는 근원적 문제 차원에서 봐야 한다"면서 "이번 결의안은 영구설치를 위한 논의의 속도를 내기 위한 표지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테구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이 국제적인 전쟁 피해 여성의 인권 문제라는 점을 인정해 지난해 7월 설치를 허가했고, 소녀상은 지난해 9월 말 미테 지역 거리에 세워졌다.
그러나 설치 이후 일본 측이 독일 정부와 베를린 주정부에 항의하자 미테구청은 지난해 10월 7일 철거 명령을 내렸다.
이에 베를린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행정법원에 철거 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자 미테구가 철거 명령을 보류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미테구의회는 지난 11월 7일 철거명령 철회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베를린 소녀상 설치' 추진한 코리아협의회 대표: 독일의 수도 베를린시에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코리아협의회(KoreaVerband) 한정화 대표.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는 "영구설치를 위한 논의가 끝날 때까지 계속 그 자리에 머문다는 결의안인 만큼, 베를린 소녀상이 영구거주증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앞으로 영구설치를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소녀상 영구설치 촉구 여성의날 시위…램지어에 "헛소리"
미테구청, 소녀상 영구설치 위한 후속조처 착수 안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6일(현지시간)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여성의 날 기념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현지 여성단체 코라지 여성연합과 코리아협의회가 공동주최했으며, 참가자들은 베를린시청 티어가르텐 지역사무소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평화의 소녀상은 베를린에 머물러야 합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6일(현지시간) 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시위가 열렸다.
현지 여성단체 코라지 여성연합과 코리아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이 날 행사에는 100여 명이 참가해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와 성평등, 성별 임금격차 철폐 등을 촉구했다.
안네 회커 코라지 여성연합 베를린 미테구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녀상은 용기 있는 여성들의 상징이자 성폭력과 전쟁범죄에 대한 경고의 기념물이라는 점에서 이곳에서 여성의 날 집회를 주최하게 됐다"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소녀상이 이곳에 머물 수 있도록 함께 싸워왔다"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의 영구설치와 관련해서는 협의가 계속돼야 하겠지만, 이날과 같이 집회 등을 하면서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면, 소녀상이 계속 머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지난해 12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하고,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머물 방안을 구의회 참여하에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할 미테구청은 아직 아무런 후속조처에 나서지 않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단 올해 9월 말까지 머물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상태다.
회커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비하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헛소리"라면서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성노예화 된 전쟁범죄의 피해자라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오늘은 처음으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독일 시민들과 함께 여성의 날을 축하하게 된 날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전쟁범죄에 대한 침묵과 부정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소녀상은 75년 전 국가가 조직적으로 소녀들과 여성을 강제로 성노예화한 범죄에 대한 상징이자, 함께 연대해 범죄에 대해 증언하고 피해자에서 평화활동가가 된 여성들에 대한 상징"이라며 "그들이 바란 것은 제대로 된 사과와 공식적인 배상, 이같은 범죄가 반복되지 않게 아이들을 교육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이 이곳에 계속 머물러 베를린의 차세대에 여성의 권리와 세계 평화에 관해 얘기해주기를 바란다며 "평화의 소녀상은 영원히 베를린에 머물러야 한다"고 구호를 외쳤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6일(현지시간)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여성의 날 기념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현지 여성단체 코라지 여성연합과 코리아협의회가 공동주최했으며, 참가자들은 베를린시청 티어가르텐 지역사무소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한국과 독일은 물론, 폴란드, 스리랑카 출신 여성들이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여성들의 상황에 대해 연설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이날 베를린시청 티어가르텐 지소까지 거리 행진을 벌인 뒤 다시 평화의 소녀상 앞으로 돌아와 3시간여에 걸친 시위를 마무리했다.
베를린 소녀상 앞 여성의 날 첫 집회 “여성 인권 보편적 상징”
6일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시민들이 세계 여성의 날 기념집회를 열고 있다.
“오늘은 역사적으로 뜻깊은 날이다. 베를린 사람들, 특히 이곳 모아비트에 계신 분들과 함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처음으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세계 여성의 날’ 이틀 전인 6일 낮 1시30분께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모아비트지구에 자리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가 힘주어 말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집회가 열리기까지는 여러 고비가 있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가을 독일 공공장소에는 처음으로 세워졌으나, 이후 일본 정부는 전방위 철거 압박을 가했다. 미테구도 한때 철거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독-한 단체인 ‘코리아협의회’와 독일 시민들이 법정 투쟁까지 벌여 지난해 연말 존치 결정을 끌어냈다. 최근에도 독일 자유민주당(FDP) 소속 구의원 3명이 “전쟁 성폭력을 상징하는 미술작품 공모전을 다시 열어 (평화의 소녀상 대신) 일반적인 전쟁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세우자”는 안건을 내놓는 등 철거를 꾀하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집회는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힘을 합쳤던 코리아협의회와 독일 여성단체 ‘쿠라제’가 함께 이끌었다. 베를린 시민단체 회원들과 현지 한국인 등 200여명이 모였으며, 참가자들은 ‘우리가 평화의 소녀상이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뿐만 아니라 여성과 인권 관련 다양한 목소리가 집회에서 나왔다. “가정폭력 반대”에서부터 임신중지, 소수민족 인권 문제까지 제기됐다. 인도 동남부와 스리랑카 동북부 등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타밀족의 단체는 “국제법적 진상규명 없이 타밀족의 자유와 평화는 없다”고 외쳤다. 유엔은 싱할라족이 다수인 스리랑카에서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벌어진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사이 내전 때 8만~10만명이 희생됐다고 추정한다. 내전 과정에서 타밀족 민간인 학살 같은 전쟁범죄 의혹도 제기됐다.
한정화 대표는 “평화의 소녀상은 성노예를 강요당한 여성을 상징한다. 평화의 소녀상은 공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가부장제에 도전장을 낸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라며 “평화의 소녀상은 베를린에 존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폭력 반대, 여성인권, 세계 평화를 보편적으로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은 독일의 역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영숙 한민족유럽연대 대표는 “평화의 소녀상은 모든 전쟁폭력에 희생당하는 여성을 기억한다.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가 더 이상 침묵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고 했다.
시위에 참여한 정순영씨는 “지역사회에서 오래 활동한 분들이 많이 참여하셨다고 들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는데도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끝까지 참여하신 게 놀랍다”고 소감을 말했다. 시위에 참가한 타밀족 출신 학생 미투샤 센틸콰라(16)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인권에 주목해야 할 때 이렇게 소녀상 앞에서 시위하는 것이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를린/글·사진 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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