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평화회의·한교총 등 성명…'미얀마 민주화' 기독교행동 출범

미얀마 군부 살인·폭력 중단 민정이양 촉구…지속적인 기도와 연대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 행동' 출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기독청년아카데미 등 개신교계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군부의 정권 민정 이양을 요구했다.

 

종교계를 중심으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서 거리 항쟁을 벌이는 미얀마 국민에 지지와 연대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18일 '미얀마 민중 항쟁은 반드시 승리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 결과를 무시하는 군부는 군사 반란세력이며 미얀마 민중을 통치할 권한이나 군사행동을 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며 "미얀마 민중 항쟁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종교인평화회의는 "1962년과 1988년, 군부와 신군부는 개혁과 개방 그리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중을 무참히 짓밟았고, 2021년 세 번째 쿠데타로 또다시 민중을 살육하고 있다"며 "이는 역사의 퇴보이자 반인륜적 행태로 우리 한국 종교인 모두는 이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종교인들은 미얀마 민중 항쟁과 40여 년 전 광주의 민주화 운동이 악몽처럼 겹쳐져서 심히 고통스럽다"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한국 민주화의 초석이 되었기에 미얀마의 민중이 반드시 승리하리라 확신하면서도 순수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쏟아내는 피눈물의 극한 현실이 너무나도 아프다"고 고통에 동감했다.

종교인평화회의는 "미얀마 민중들이여. 그대들의 선택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피 흘리며 싸우는 당신들을 잊지 않고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연대를 표했다.

종교인평화회의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공동회장으로는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유교 손진우 성균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천주교 김희중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이 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기독청년아카데미 등 개신교계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군부의 정권 민정 이양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군부는 미얀마의 헌정 질서를 중단시키려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살인, 폭력 행위를 중단하라"며 "한국 정부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더욱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 교회가 미얀마와 현지 기독교인들을 위해 지속적인 연대와 기도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별도 성명을 내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되기까지 투쟁하며 공공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며 "현재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상황에 대해 깊은 연민으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유학생 만난 염수정 추기경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8일 교구장 집무실에서 한국에서 공부하는 미얀마 유학생 4명을 만나 현지 상황을 전해듣고서 "한 가족으로 마음을 모아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는데 돕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교구장 집무실에서 한국에서 공부하는 미얀마 유학생 4명을 만나 현지 상황을 전해 듣고서 "한 가족으로 마음을 모아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는데 돕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염 추기경은 "구체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며 기도로 함께하겠다"며 "우리나라도 역사적으로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미얀마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이라며 공감을 나타냈다.

국내 불교 31개 종단 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 "미얀마 군부는 당장 국민에 대한 살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불교종단협의회는 "미얀마 국민이 요구하는 민주화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자유의지의 발로로서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막아서는 안 되는 인간다움의 길'을 열어달라는 절박한 절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군부는 자유의지를 향한 불성의 외침에 당장 총을 거두고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참회로서 민주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며 "그것만이 수미산 같은 악행을 소멸하는 일이자 부처님 가르침에 함께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앞선 지난 5일에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국내 거주 미얀마 학생, 활동가와 함께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촉구하며 서울 도심 6㎞를 오체투지(五體投地)로 행진해 큰 관심을 모았다.

오체투지 참가자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부터 서울 종로구 서린동 유엔(UN) 인권사무소(OHCHR)까지 반나절 가까이 행진한 뒤 사무소 측에 UN의 실효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성명을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