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발열 장치 제대로 작동…오는 11일 첫 비행 목표

 

화성 표면에 착지해 있는 인저뉴어티 [EPA/NASA/JPL-Caltech=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보낸 소형 헬리콥터가 섭씨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는 '붉은 행성'의 혹한을 성공적으로 견뎌냈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서 분리된 1.8㎏ 무게의 초소형 헬기 '인저뉴어티'가 화성 지표면에서 첫날 밤을 무사히 보냈다고 5일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NASA는 "인저뉴어티가 화성의 추운 밤을 이겨내고 생존했다"며 "인저뉴어티가 화성의 밤을 견뎌낼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배터리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부착된 상태에서 동력을 공급받아온 인저뉴어티는 최근 탐사 로버에서 분리돼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의 표면에 착지했다.

NASA는 '예제로 크레이터'의 밤 온도가 영하 90도까지 떨어져 화성 헬기 부품의 동결과 균열, 배터리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었으나 "인저뉴어티가 첫날 밤을 무사히 넘긴 것은 앞으로의 비행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포착한 '인저뉴어티' 모습 [NASA/UPI=연합뉴스]

인저뉴어티에는 화성의 혹한을 견뎌낼 수 있도록 내부 온도를 섭씨 7도로 유지해주는 발열 장치가 설치됐다.

NASA는 인저뉴어터가 화성의 첫날 밤을 무사히 통과함에 따라 시험 비행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NASA는 앞으로 이틀 동안 인저뉴어티의 열 제어 및 전력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오는 7일에는 헬기 날개의 고정 장치를 풀 예정이다.

이어 헬기 날개와 구동 모터, 헬기 동체 방향과 각도를 측정하는 장치, 자율 비행 장치, 태양열 전지판 등을 차례로 점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현재 NASA가 설정한 인저뉴어티의 첫 비행 예정일은 11일이다.

NASA는 인저뉴어티 첫 시험 비행에서 30초 동안 3m 높이까지 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인저뉴어티는 비행 높이와 시간을 차츰 늘리며 30솔(화성의 하루 단위, 1솔은 24시간 39분 35초) 동안 모두 5차례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인저뉴어티가 비행에 성공하면 인류는 지구 바깥 행성에서 처음으로 동력 비행체를 하늘에 띄우는 이정표를 달성하게 된다.

 

화성이 살아있다... 미 인사이트, 규모3 이상 화진 감지

화성서 규모 3 이상 '화진' 두 차례 더 측정…"살아있네"

'케르베루스 포사이'서만 4차례나 포착, 화진 활동 중심

 

인사이트호와 돔형 덮개에 덮인 지진계 상상도 [NASA/JPL-Caltech 제공]

 

화성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된 인사이트(InSight)호가 규모 3 이상의 진동을 두 차례 더 측정해 적어도 일부 지역은 지진학적 측면에서는 살아있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인사이트호는 지난달 7일과 18일에 '케르베루스 포사이'(Cerberus Fossae) 지역에서 규모 3.3과 3.1의 분명하고 강한 진동을 측정했다. 이 지역은 앞서 규모 3.6과 3.5의 진동이 기록됐던 곳이다.

인사이트호는 지난 2018년 말 화성 도착 직후 지진계를 가동해 지금까지 500차례가 넘는 진동을 감지했지만 케르베루스 포사이 지역에서 측정한 네 차례의 진동이 화성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NASA는 화성의 지진 이른바 '화진'(marsquake) 기록을 통해 화성 내부의 맨틀과 핵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성은 지구와 같은 지각판 구조를 갖고있지는 않지만 화산과 같은 활동이 있는 곳이 있어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케르베루스 포사이에서 기록된 두 차례의 추가 지진은 이곳이 화성 지진 활동의 중심이라는 추정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대 홍수로 만들어진 수로로 추정되는 케르베루스 포사이는 약 1천300㎞에 걸쳐 형성돼 있으며 벼랑에서 굴러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바위들이 포착됐다.

케르베루스 포사이의 사태 흔적 [NASA/JPL-Caltech/Univ. of Arizona 제공]

인사이트호 지진계 SEIS 제작에 참여하고 지진 측정자료 배포를 맡은 '파리 지구물리 연구소'(IPGP)의 가와무라 다이치 연구원은 "지금까지 화진은 달에서 일어나는 월진(moonquake)에 가까운 것과 지구의 지진(earthquake)과 유사한 것 두 종류가 포착돼 왔다"면서 "흥미롭게도 케르베루스 포사이에서 일어난 규모가 큰 화진 네 개는 모두 지진에 가까웠다"고 했다.

지진파는 행성을 직접 통과하지만 월진의 파장은 분산되는 경향이 강하며, 화진은 지진과 월진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케르베루스 포사이의 최근 화진은 화성 시간으로 거의 1년(687일) 만에 측정된 것으로, 북반구가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진동 측정에 걸림돌이 되는 바람이 잦아들면 화진이 측정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SEIS는 바람과 추위로부터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돔형 덮개로 덮여있지만, 겨울철에는 화진에 의한 진동과 구분되지 않을 만큼 강한 바람이 불어 지진 측정이 방해를 받았다.

지진계 주변 온도도 밤에 영하 100도 가까이 떨어졌다 낮에는 0도를 유지하는 등 일교차가 커 인사이트호와 지진계를 연결하는 케이블에서 잘못된 신호가 추가될 수도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호 운영팀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사이트호의 로봇팔을 이용해 주변 흙을 돔형 덮개에 떨어뜨려 지진계 주변의 케이블로 조금씩 흘러내리게 했으며, 나머지 케이블도 흙으로 덮을 예정이다.

인사이트호 임무는 내년 12월까지 2년 더 연장된 상태다. 하지만 화성이 태양에서 멀어지면서 먼지로 덮인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충전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주변 장치를 끄고 동면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