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계자, 언론인터뷰… 지난달에는 “관련 없다”

이후 유럽의약품청 대변인 “아직 결론 안나” 부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 고위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과 혈전(혈액 응고)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유럽의약품청은 이 백신과 혈전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었다.

6일(현지시각) 유럽의약품청의 백신 전략 담당자인 마르코 카발레리는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와 한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매우 드물게 보고된 특이 혈전증과의 인과 관계가 없다고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내 의견으로는 (이 증상이) 백신과 관련이 있다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는 “몇 시간 안에 우리가 그 연관성을 얘기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신과 혈전 현상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연관성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 백신 평가·승인을 담당하는 기관의 고위 관계자가 이 백신과 혈전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유럽의약품청은 여러 나라가 혈전 부작용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잠시 중단하자, 자체 검토를 거쳐 지난달 18일 “백신과 혈전 사이에 전반적으로 연관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때도 유럽의약품청은 “혈소판 감소와 관련한 매우 드문 혈전 현상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 백신과 혈전 사례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유럽의약품청 쪽은 이 인터뷰가 나오고 얼마 뒤 혈전 사례에 대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유럽의약품청 안전성위원회는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오는 7일 혹은 8일에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을 옹호하던 영국도 최근 혈전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30살 이하 젊은층에게 이 백신의 접종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준 기자


AZ백신 - 희귀혈전 인과성 재논의 …영국은 30살 이하 접종 제한 검토

100만명 중 87%가량 아스트라 접종 “EMA총회 뒤 인과관계 추가 검토”

 

접종센터에서 한 접종 대상자가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한 사람이 6일 100만명을 넘었다. 주요한 초기 접종 대상자였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는 접종 대상자 가운데 66.1%(46만4456명)가 1차 접종을 마쳤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87%를 차지하는 가운데,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뒤 젊은층에서 희귀 혈전이 발견되는 비율이 높아지며 접종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유럽의약품청(EMA)의 6∼9일 총회 뒤 아스트라제네카와 희귀 혈전 간 인과관계를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김 반장은 “2차 접종은 2만7천여명을 끝낸 상황”이라며 “이른 시간 안에 더 많은 분이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누적 99만9870명이었다. 87만724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고, 12만9146명은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현재까지 예방접종은 주로 요양병원·시설 종사자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이뤄졌다. 요양병원은 전체 접종 대상자 42만333명 가운데 30만8703명에게 접종돼 73.4%(접종 동의자 중에선 90.7%)가 1차 접종을 마쳤다. 요양시설은 28만2120명 가운데 15만5753명이 접종해 접종률이 55.2%(접종 동의자 중에선 65.9%)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선 34만725명의 종사자가 접종해 접종률이 81.9%(접종 동의자 중에선 91.6%)에 이른다. 이들에겐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접종됐다.

지난 1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75살 이상 일반인 고령층은 접종 대상자 348만6천여명 가운데 5만3548명이 접종해 접종률은 1.5%(2.1%)에 그친다. 화이자 백신은 집 주변 의료기관이나 보건소가 아닌 별도의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접종해야 하는 만큼 빠른 속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추진단은 이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지역예방접종센터를 8일부터 22곳 추가로 열어 중앙권역센터를 포함해 모두 71곳으로 확대했다”며 “4월 말까지 모든 시·군·구에 한 곳 이상의 지역예방접종센터를 개소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희귀 혈전 상황 등 중대 변수 여전

정부는 상반기 중 12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최근 확보한 백신 물량을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1차 접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접종 대상 그룹 대부분은 늦어도 5월부터 1차 접종이 시작된다. 이를 위한 백신 물량은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200만6천회분, 화이자 136만7천회분이 들어왔고, 아스트라제네카 866만8천회분과 화이자 604만7천회분이 순차적으로 2분기 중 들어온다. 2분기 중으로 예고됐던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백신의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물량들이 차질 없이 들어오면 1808만8천회분 물량이 확보돼, 2분기 안에 계획된 1차 접종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차 접종자들에 대한 2차 접종과 3분기에 시작될 1차 접종이 안정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지 등은 아직 안갯속에 있다.

유럽에서 주로 논란이 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 희귀 혈전과 관련성 여부도 중대 변수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 접종의 이익이 부작용에 대한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6∼9일(현지시각) 총회를 열어 관련성을 한번 더 검토할 예정이다. <로이터> 등은 지난 5일 영국 <채널4> 뉴스를 인용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안에서도 희귀 혈전 발생 우려를 이유로 30살 이하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은희 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이날 “질병관리청은 이 결과(유럽의약품청 총회 결과)에 근거해 코로나19 백신 관련 전문가, 혈전 관련 전문자문단,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서 (접종 방침을) 다시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