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부동산 계급 투표’의 위력을 다시 한번 드러낸 선거로 기록될 것 같다. 이번 보선에서 ‘강남 3구’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압도적인 몰표를 몰아줬다. 강남구 73.54%, 서초구 71.02%, 송파구 63.91%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오 후보 득표율 1~3위를 기록했다. 전체 득표율 57.50%보다 훨씬 높다. 특히 강남구 압구정동에선 오 후보가 88%를 득표했다. 현대아파트 재건축 이슈가 걸려 있는 압구정동 제1투표소로 좁혀보면, 투표수(1815명)의 93.7%(1700명)가 오 후보를 찍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5%(100표) 득표, 19 대 1이다.

강남권 몰표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하,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오 후보의 공약에 대한 기대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를 이 기회에 꺾어놓아야 한다는 적극적 의지를 투표로 표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강남권의 고가주택 소유자들은 정권과 정책에 따라 엄청난 자산 이익이 왔다 갔다 한 경험이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종부세가 도입됐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세대별 합산 위헌 결정과 과세표준 인하 등을 거치며 실제 내야 하는 세금이 집값에 따라 수백만~수천만원 줄어든 것이다. 대통령 자신부터 강남 ‘집부자’였던 이명박 정부가 벌인 사실상의 ‘셀프 감세’였다.

또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추진 조합들은 박원순 전 시장 때 확립된 층고 규제를 풀고 재건축 때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공공임대 가구 비율을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개발이익을 사회가 나눠 갖고, 좋은 주거환경을 다양한 계층이 섞여 살며 누리도록 하자는 ‘소셜 믹스’의 가치를 부정하는 특권적 발상이다.

선거 민심을 들어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에선 보유세 인하와 규제 완화로 정책을 확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강남권 계급 투표도 ‘민심’의 표출이다. 그러나 일부일 뿐이다. 절반을 넘는 서울 무주택 가구 등에선 집값 폭등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투표 또는 기권으로 드러냈을 가능성이 크다. 비고가주택 소유층의 박탈감도 강남 민심과는 결이 다르다. 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다층적인 민심을 종합적으로 받아안는 것이다. 소수의 이해를 전체 민의인 양 호도해선 안 된다. 손원제 논설위원

 

강남 부자들의 “부동산탐욕 선거”…압구정동 오세훈 ‘93.7% 몰표’

부동산 커뮤니티  서울시장 선거 결과 "부촌인증“ 주장 씁쓸 해석

 

강남 아파트를 상징하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청담동 아파트.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국 최고의 부촌으로 꼽하는 강남의 압구정동이 야당인 국민힘당 오세훈 후보에게 무려 90%이상의 몰표를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부동산 탐욕의 선거“ 였다는 비판적인 자조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리얼 부촌 지지율이다”, “살아야 할 곳과 살지 말아야할 곳이 명확해진다”는 등 투표결과가 빈촌과 부촌을 가르는 기준이 된 ‘부촌 인증’으로 해석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8일 회원 수 150만명 규모의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 중에서도 오 당선인 동네별 득표율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오 당선인 득표율을 기준으로 한 자치구별 순위표가 “이래서 상급지에 살아야 한다”는 등의 평가와 함께 공유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집값이 높고 교육 및 주거환경이 좋아 향후 지속적인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일부 지역을 ‘상급지’로, 그렇지 않은 지역을 ‘하급지’로 일컫는다. 이들은 주로 강북 지역이 다수 포진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득표율 기준 순위표도 만들어 공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박 후보가 임대정책을 편 이유가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투표수(1815명)의 93.7%(1700명)가 오 당선인을 찍은 강남구 압구정동제1투표소 등 오 당선인이 몰표를 받은 강남구 투표소의 개표 결과를 놓고 ‘리얼 부촌 지지율’이라고 분석했다. 압구정동제1투표소에서 박영선 후보는 겨우 5.5%(100표)를 득표했는데, 박 후보는 압구정동 7개 투표소 가운데 이곳에서 최소 득표율을 기록했다. 압구정동에는 최근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아파트가 있다.

또 ‘마·용·성’ 트로이카로 부동산 가격 폭등기에 집값이 고공행진을 했던 마포가 강남, 서초, 송파에 이어 오 당선인 득표율 4위와 5위를 나란히 기록한 용산, 성동과 달리 중위권에 랭크된 것도 이례적이라며 회자되고 있다. “마포의 ‘마’자를 마용성에서 빼야된다”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 있는 투표소는 다르다”는 항변도 나온다. 마래푸는 마포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며 집값 상승을 주도한 곳이다.

일부 회원은 “오세훈 득표율 높은 건 서울시 올킬(서울시 공통)이다”라며 “구별로 갈라치기 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정계 분석가들은 “투표 성향에 강남 부동산 부자들의 ‘재산 지키기’와 ‘재산 불리기’라는 이기적 탐욕의 선택만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또 한 문필가는 “시장을 뽑는 선거 조차 오로지 자신들의 재산 유불리만을 고려하고 집착하는 가진 자들의 천박한 행태가 가슴아프다, 부동산 뿐만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빈부격차 해소, 특히 포용과 상생의 철학과 사회적 풍토가 아쉽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가장 진보적 투표…20대 남성 72%가 오세훈 지지

 소수당 등 ‘기타 후보’ 지지 15%
“불평등 통찰력, 젠더 영역 넘어”
 국면 따라 표심 옮기는 ‘스윙보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이하’의 표심은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출구조사로만 보면, 20대 이하 남성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줬지만 20대 이하 여성은 오 후보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더 많이 줬다. ‘제3후보’를 선택한 비율도 15%를 넘겼다. 달라도 너무 다른 20대 남녀의 표심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지난 7일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공동 출구 예측조사를 보면, 18·19살과 20대 여성 유권자들의 박 후보 지지율은 44%, 오세훈 후보는 40.9%였다. 연령별·성별 분류에서 박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선 그룹은 ‘20대 이하 여성’과 ‘40대 남성’(박 51.3%-오45.8%)뿐이었다. ‘20대 이하 여성’은 전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남성후보’를 그 대안으로 다른 그룹보다 덜 선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20대 이하 여성의 ‘회색 표심’에 주목했다. 출구조사로 드러난 20대 이하 여성의 소수정당·무소속 ‘기타 후보’ 지지율은 15.1%였다. 0.4%~5.7%에 그친 다른 연령·성별 그룹과 비교해 도드라진 수치였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느 세대·성별에서도 등장하지 않던 회색 지대를 20대 여성이 만들어냈다”며 “양당구도 해체의 희망이 있다면 바로 이들”이라고 평가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도 “2030 여성층은 젠더 이슈뿐만 노동·복지·경제·남북관계, 심지어 외교안보에서도 한국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층”이라며 “젠더 측면에서 발달된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다른 영역에서의 불평등 혹은 지배 이데올로기의 간교함을 통찰한 능력으로 발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런 표심이 정치적 이변으로까지 이어지기엔 역부족인 것도 사실이다. ‘성평등 후보’ 5명을 모두 합쳐도 득표율은 1.91%에 불과했다.

권김 소장은 “어떤 군소후보도 대안세력으로 부상하지 못했다. 기본소득·여성·퀴어 등 정체성 정치나 단일 의제 중심으로 정당 색깔을 만드는 것은 일정한 세력을 만들 순 있어도 대안세력으로는 부족해 보이는 지점이 있다”며 “서구의 사례를 봐도 이런 단일쟁점 정당들이 어떻게 연립해 큰 텐트를 구상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도 “젊은 여성층의 역동적인 표심이 한국 정치를 변화시킬 요인으로 피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껍데기는 바로 양당 구도와 지역구 승자독식제도”라고 꼬집었다.

반면 20대 이하 남성 유권자는 72.5%가 오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 유권자 표심과 비슷한 수치이지만 이를 손쉽게 ‘보수화’로 규정할 상황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2017년 6월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0대 남성(89%)과 비슷한 87%였다.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그들이 급격하게 야당 쪽으로 옮겨간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

신진욱 교수는 “20대 가운데 보수층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인식조사를 해보면 20대는 보수화된 적이 없다. 20대 보수층이 50대보다는 진보적”이라며 “민주당에 대한 실망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고, 지금의 표심을 단기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이하 남성은 국면에 따라 특정 정치 세력에 지지를 보내기도 철회하기도 하는 ‘스윙보터’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권김현영 소장도 “20대 남성은 오 후보에 70% 이상 지지를 보내면서도 동시에 민주당의 성폭력 문제에 대해 함께 비웃곤 했다. 보수화라고 생각하긴 어렵다”며 “이들은 구체적 정치적 지향을 가졌다기보다 특정 이데올로기나 대의명분을 수용하지 않는 ‘탈정치화’된 집단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지혜 기자

 

4.7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 오세훈 · 박형준 압승

각종 의혹불구 여당 참패,  '무섭게 돌아선' 민심

 

 

4·7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김영춘 후보를 큰 표차로 눌렀다. 민주당의 ‘검증 공세’와 막판 읍소도 정권심판론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2016년 20대 총선 이래 ‘전국선거 4연패’의 흐름을 끊고 대선을 1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지지층 재건과 여권 견제의 동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8일 새벽 1시 기준 서울시장 선거(개표율 75.0%)에서 오세훈 후보는 57.3% 지지를 얻어 박영선 후보(39.5%)를 17.8%포인트 앞섰다. 개표율 96.7%인 부산시장의 경우 박형준 후보는 62.9%를 얻어 김영춘 후보(34.2%)와 28.7%포인트 차이가 났다. 앞서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공동 출구 예측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59%를 얻어 박 후보(37.7%)를 21.3%포인트 앞섰다. 박형준 후보는 64%를 얻어 김영춘 후보(33%)를 거의 두배 차이로 앞섰다.

이날 개표 결과와 출구조사, 그리고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는 그리 다르지 않다. 지난달 30~31일 <한겨레>와 케이스탯리서치가 서울시민 1012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54.4%, 박 후보는 3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와 박 후보의 격차는 15~20%포인트 정도 벌어진 바 있다. 부산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김 후보에게 줄곧 20%포인트 가량 앞서가는 흐름을 유지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혼선으로 누적된 불만에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겹치며 여권에서 돌아선 민심이 끝내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재보선 출구조사 결과를 바라보며 두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범여권 180석’의 압승을 거둔 지 불과 1년 만에 유권자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자, 민주당은 혼란과 충격에 빠졌다. 특히 1년도 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당·정·청 쇄신과 새로운 리더십 구축 작업, 정책 역량 강화 등의 숙제를 안게 됐다. 2011년 당시 오세훈 시장의 중도 사퇴로 10년 동안 민주당에 서울을 넘겼던 국민의힘은 ‘수도 탈환’을 회생의 발판 삼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과 기반 다지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확실해진 이날 밤 자정께 국민의힘 당사를 찾은 오 후보는 “가슴을 짓누르는 엄중한 책임감을 주체하지 못하겠다”며 “이 위중한 시기에 저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신 것은 산적한 과제를 능수능란하게 빠른 시일 내에 하나씩 해결해서 고통 속에 계신 많은 서울시민을 보듬으라는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밤 입장문을 내어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새기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보궐선거 투표율은 저녁 8시 최종 55.5%로 잠정 집계됐다. 서울은 58.2%, 부산 52.7%였다. 서영지 기자


엇갈린 20대 표심…‘남성은 오세훈’ ‘여성은 박영선 ’지지

기타 후보’ 지지율도 15.1%로 높아

 

지상파 방송 3사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 예측조사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압도적 우세 속에서 ‘20대 이하 여성’ 그룹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 응답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공동 출구 예측조사를 보면, 18·19살과 20대 여성 유권자들의 박 후보 지지율은 44%, 오세훈 후보는 40.9%를 기록했다. ‘20대 이하 여성’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 남성’과 함께 박 후보를 오 후보보다 더 많이 지지했다. 반면 20대 이하 남성 유권자는 72.5%가 오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했고 박 후보는 22.2%에 그쳤다. 3배 이상 차이다. 이는 60대 이상 유권자의 표심과 비슷한 수치다.

20대 이하 여성의 소수정당·무소속 ‘기타 후보’를 향한 15.1% 지지도 도드라졌다. 이번 보궐선거가 전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치러진 만큼 ‘젠더 이슈’에 대한 태도가 지지 후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기타 후보’에 10% 이상의 지지를 보낸 성별·세대는 20대 이하 여성이 유일했다.

 <한국방송>(KBS) 갈무리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기호 6번 신지혜(기본소득당), 8번 오태양(미래당), 11번 김진아(여성의당), 12번 송명숙(진보당), 15번 신지예(무소속·팀서울) 후보 등 성평등을 공약 전면에 내세운 페미니스트 후보가 다수 출마했다.

이번 출구조사는 입소스주식회사·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등 3개 조사기관이 참여해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 50개, 부산 30개 투표소에서 1만5753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지혜 기자


투표율 55.5%…‘평일·재보선’ 뛰어넘은 표심 행렬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7일 서울 여의도 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가 55.5%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은 58.2%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 52.7%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이번 재보선에는 전체 선거인 1216만1624명 중 674만7956명이 참여해 전체 투표율 5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4·3 국회의원 재보선(경남 창원성산, 통영고성) 투표율인 51.2%보다 4.3%포인트 높지만, 지난해 총선(66.2%)보다는 10.7%포인트, 2018년 지방선거(60.2%)보다는 4.7%포인트 낮은 수치다.

평일에 치러지는 재보선임을 고려하면, 55.5%는 매우 높은 수치다. 지금까지 투표율 50%를 돌파한 광역단체장 재보선은 없었다. 재보선 중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2014년 10·29 선거의 투표율은 무려 61.4%였지만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경북 청송·예천의 기초의원 선거였다.

이처럼 높은 투표율에는 ‘미니 대선급’으로 불린 이번 선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재보선 최고치를 기록했던 사전투표율(20.54%)에서도 이미 드러난 바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에 실패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확고해진 투표 의향이 실제 투표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서초구가 64.0%로 가장 높았고, 강남 61.1%, 송파 61.0% 차례로, 강남 3구가 평균치를 웃돌았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인 금천구도 52.2%로 50%를 넘겼으나, 금천구를 비롯해 중랑구(53.9%), 관악구(53.9%), 강북구(54.4%), 은평구(56.0%) 등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지역은 참여가 저조했다.

통상 보수 표심이 강했던 강남 3구가 투표율에서 강세를 보이고, 더불어민주당 텃밭 지역에서 투표율이 낮은 것은 심판론 정서를 반영한 결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재보선에서 50%의 투표율을 넘긴 건 그만큼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강남 3구의 투표율이 높고 금천구 등이 낮은 점을 보면 여권의 조직력보다는 야권의 정권심판의 기세가 더 크게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에 국민의힘은 승리를 자신했다. 거센 정권심판론이 투표장까지 이어지며 여권의 조직표를 압도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투표율 50%가 넘는 순간 조직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강남에서 투표율이 높은 점 등은 정권심판의 분노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의 조직력에 더해 지지층의 막판 결집을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출구조사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재까지는 출구조사만 가지고 판단하기 어렵다. 입장을 밝힐 것도, 회의를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최종 투표율은 전체 개표가 종료된 8일 확정된다. 장나래 기자


여 지도부, 재보선 참패에 총사퇴 논의…결론 못내 

일부 최고위원 반대…5월 전대도 일단 일정대로 진행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 재보선 참패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총사퇴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종민 신동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7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현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5월 둘째 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조기에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새 원내대표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려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을 관리한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대표 직무대행은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퇴 방안에 반대하면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지도부 사퇴로 리더십에 공백이 생기면 집권 여당으로 질서 있게 위기를 수습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5월에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거가 예정된 상황에서 현재 지도부 사퇴는 핵심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내용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쇄신해 근본적 변화를 만들지가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비주류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총사퇴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겠지. 지금 쇄신을 안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사퇴 문제와 별개로 5월 전당대회는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박광온 사무총장은 회의 후 "5월 9일 전당대회는 확정된 것"이라면서 "늦춰지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비대위를 하더라도 짧게 하는 것이지 대선까지 쭉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5월 전당대회는 그대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전대 일정을 연기하고 비대위 구성을 통해 전면적 쇄신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선거 패배 수습 방향과 방법을 놓고 내홍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총선 패배 수습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도부는 이에 앞서 비공개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김 대표 직무대행은 "지도부 거취와 관련한 문제는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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