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방사능 위험 과소평가…인간·환경에 위험 초래”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유엔인권이사회 누리집 갈무리
유엔 인권특별보고관들이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소속된 특별보고관 3명은 15일 “100만 톤의 오염수를 해양 환경에 방류하는 것은 일본 국경 안팎에 있는 사람들이 인권을 완전히 누리는 데 상당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유엔인권이사회 누리집을 보면, 이들은 각각 독성물질 및 인권, 식품 권리, 환경과 인권을 담당하는 특별보고관들로, 특정 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들 문제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한다.
특별보고관들은 “많은 사람의 생명과 환경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경고를 고려할 때 일본 정부의 결정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특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특별보고관들은 오염수를 태평양에 배출하는 것이 사람들의 건강과 환경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본 정부에 얘기해 왔다.
특히 특별보고관들은 오염수가 많은 양의 방사성 탄소-14를 비롯해 스트론튬-90과 삼중수소(트리튬)를 포함한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른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알려진 수처리 기술이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저장된 대부분의 오염수에서 방사능 농도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실패했다며 “(앞으로 이뤄질) 두 번째 수처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어떤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다핵종제거설비가 삼중수소나 탄소-14를 제거하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특별보고관들은 삼중수소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이들은 “일본은 삼중수소의 수치가 매우 낮으며 인간의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과학자들은 물속의 삼중수소가 유기적으로 다른 분자와 결합해 먹이 사슬을 통해 식물과 물고기,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중수소의 방사능 위험이 과소평가됐으며, 100년 이상 인간과 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보고관들은 “우리는 유해 물질에 대한 노출을 방지하고, 방류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를 하며, 국경을 넘는 환경 해악을 방지하고, 해양 환경을 보호해야 할 국제적 의무를 일본에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최현준 기자
한국 강공 전환…일 ‘오염수’ 양국 관계 결정적 ‘뇌관’되나
정부 투명한 정보 공개 등 소극적 대응서
방출 결정 저지하는 공세적 대응으로 전환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왼쪽)와 기념사진을 찍고 퇴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에 흘려버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13일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강하게 맞대응하며 한-일 관계 경색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역사 문제와 국민의 건강권 등 양보할 수 없는 문제에선 원칙을 지키고, 협력할 문제에선 협력한다는 ‘투트랙 원칙’에 따른 대응이라 설명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악의 경우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내년 5월까지 한-일 관계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출 결정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입장은 12일부터 확인됐다. 정부는 이날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일본측이 (한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해양 방류를 결정하게 된다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강도 높은 입장을 공개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일본 정부의 결정이 이뤄진 13일 당일엔 ‘정부 대응 계획’을 발표하며 “일본 정부의 결정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이례적 표현을 거듭 써가며 일본을 견제했다. 이어 14일엔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신임장을 전달하기 위해 예방한 아이보시 고이치 신임 주한 일본대사에게 “이 말씀은 안 드릴 수 없다.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뜻을 전했다. 그 직후 일본의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국제법적 수단’을 찾을 것을 직접 지시했다.
외교부는 그동안 오염수 방출 결정 자체는 일본의 ‘주권 사항’이라며 결정 자체를 저지하기 보다는 △투명한 정보 공개 △사후 모니터링 참여 보장 등 우리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현실적 접근 태도를 보여왔다. 그 때문에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한·중의 강도 높은 비난 성명에 대해 “지금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보제공과 외교단에 대한 진지한 설명을 통해 중국·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 대해 높은 투명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보 제공을 해왔다. 미국은 매우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답하는데 그쳤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결정 자체를 막겠다는 ‘초강경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첫번째는 국내 정치적 요인이다. 지난 7일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참패한 상황에서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민감 현안’과 관련해 일본에 호락호락한 태도를 보일 경우 지지율이 재차 급락하며 국정 장악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국제적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취임한 뒤, 도쿄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개최되도록 한국이 돕겠다며 적극적인 대일 관계개선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한-일이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자”는 3·1절 기념사까지 지난 6개월 동안 일관되게 일본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일본은 그 손을 잡는 대신 ‘말이 아닌 구체적 양보안을 내놓으라’는 까다롭고 경직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일 북한이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중요 계기로 삼아왔던 도쿄 올림픽에 북한이 불참한다는 입장을 공개하며 관계 개선의 의미가 크게 퇴색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일본군 ‘위안부’ 배상 관련 2차 재판의 선고일이 21일로 다가오는 등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다. 법원이 지난 1월처럼 국제관습법상 ‘주권면제’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릴 경우 한-일 관계는 다시 한번 격랑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9월 스가 총리님의 취임 축하 통화를 하면서 대화와 협력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협력 정신과 의지가 있다면 어떤 어려운 문제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계 개선의 뜻은 접지 않았다.
이 가운데 흥미를 끄는 것은 강 대 강 대결 국면에 진입한 미-중의 반응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일본 정부 결정에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에서 “이해 관계국,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충분한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독단적으로 배출해선 안 된다”는 강경 입장을 공개했다. 오염수 현안에서 미-일과 한-중이 한편으로 묶인 셈이다.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 등 동맹국 연대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어느 선까지 협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길윤형 기자
문 대통령 지시한 일본 오염수 막을 ‘국제법적 조처’란
“자국서 발생한 오염이 타국 환경에 손해주지 않도록 보장”
‘중재’ 재판소 구성 때까지 잠정 조치…가처분 결정과 유사
대학생기후행동 관계자 등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폐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와 함께 ‘제소’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잠정 조처와 제소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문 대통령이 적극 검토를 지시한 제소와 잠정 조치 요청은 모두 1982년에 채택된 유엔해양법협약(이하 협약)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각국의 해양환경 보호·보전 의무를 규정한 협약에서는 구체적으로 “자국의 관할권이나 통제하의 활동이 다른 국가와 자국의 환경에 대해 오염으로 인한 손해를 주지 않게 수행되도록 보장”하고 “(발생한 오염이) 밖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제194조2항)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분쟁해결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실제 제소할 경우 현재로선 ‘유엔해양법협약 제7부속서 중재재판소’에서 다루게 된다. 중재재판소는 제소가 이뤄진 뒤 구성된다.
문 대통령이 제소와 함께 ‘잠정 조치’를 언급한 것은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각 분쟁당사자의 이익을 보전 또는 해양환경에 대한 중대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잠정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제290조)는 조항 때문이다. 즉, 중재재판소가 구성되는 동안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이하 재판소)는 잠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단, 이는 재판소가 사안이 긴급하다고 인정할 경우에 한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잠정 조처는 국내법에서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어떤 행위를 가로막을 수 있는 가처분 결정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하는 그린피스 회원들
해양법 분쟁절차 전문가인 이기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잠정 조치의) 결론은 예상할 수 없다”며 참고할 만한 사례로 2001년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목스 플랜트’ 사건을 들었다. 이 사건은 영국 서부 해안 셀라필드에 건설된 ‘목스’(MOX·사용후 핵연료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우라늄 합성물질) 생산 공장에서 방사성 물질이 해양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아일랜드가 중재재판소 제소와 함께 잠정 조치를 요구한 건이다. 당시 중재재판소는 목스 플랜트 시운전으로 인해 아일랜드 해역에 발생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추가 정보 교환 및 아일랜드해에 미칠 위험이나 영향 모니터링, 해양 오염 방지 위한 조치를 고안하는 데 양국이 협력하라는 잠정 조치를 내렸다. 이 교수는 이처럼 “정보 제공, 협력 등 잠정 조치 내용이 무척 간단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상태라면 잠정 조치로 ‘방류 중지’를 요청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그런 조처를 요청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오염수 방류로 인한 위험이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잠정 조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현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제법)는 “잠정 조치는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 관련) 급박한 위험이 있다는 긴급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관건일 것”이라면서도 “원전수 방류 가능성을 몰랐던 바 아니기 때문에 정부에서 법률 검토는 해놓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잠정 조치 요청은 본안 제소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해 1996년 설립된 독립적인 사법기구로 유엔해양법협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분쟁을 다루는 곳이다. 김지은 기자
30년 쏟아부을 일본 방사능 오염수, 정화해도 발암물질
스트론튬-90 배출기준 110배 넘기도…삼중수소 총량 그대로
정보공개 안 해 피해실험 0건…과학적 영향 분석도 아직 못 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설치돼 있는 오염수 저장탱크들. 일본 정부는 이들 저장탱크 1000여개에 보관중인 오염수 약 125만t 해양 방출을 곧 결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 중인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한 것을 계기로 해양 방출이 국내에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이날 열린 각료 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방출까지는 2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전망이다. 도쿄전력이 방출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해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준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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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월께 저장탱크 가득 차…배출 기준 넘는 방사성 물질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설치돼 있는 1천여개의 저장탱크에는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125만844t의 오염수가 보관돼 있다. 2011년 사고 발생 뒤 용융된 채 계속 열을 내는 핵연료를 식히려고 주입한 냉각수, 원전 부지로 흘러드는 빗물과 지하수 등을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해 모아둔 것이다. 오염수는 하루 평균 140t 가량씩 늘어나 내년 10월께면 현재까지 확보된 저장탱크 용량(137만t)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다는 의미에서 처리수라고 부른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부 방사성 물질은 여전히 배출 기준을 크게 웃도는 상태다. 골수에 축적돼 혈액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스트론튬(Sr)-90은 오염수 1L에 평균 3355Bq(베크렐) 함유돼 있다. 배출기준(30Bq/L)을 무려 110배 이상 초과하는 고농도다. 삼중수소(H-3) 평균 농도는 58만1689Bq/L로 배출기준(6만Bq/L)의 10배에 가깝고, 요오드(I)-129의 평균 농도도 9.361Bq/L로 배출기준(9Bq/L)을 웃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트리튬(삼중수소)은 제거를 못해 물을 타서 그대로 방류하기로 해 제일 논란이 되고 있는 물질이다.
일본 정부는 배출 전에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다시 처리해 배출기준을 맞추고, 처리가 안 되는 삼중수소는 바닷물로 희석해 농도를 배출기준의 40분의1 미만으로 떨어뜨려 배출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바다로 들어가는 삼중수소 총량은 달라지지 않는다. 오염수 속 삼중수소의 방사능 총량은 약 860조Bq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 원전 전체에서 연간 배출하는 삼중수소의 약 4배가 넘는 양이다. 최근 월성 원전에서 유출 논란을 빚은 삼중수소는 오염된 수산물을 통해 인체로 들어와 유기결합삼중수소로 전환되면 내부 피폭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로 들어간 방사성 물질은 먹이 사슬을 통해 축적돼 인간의 식탁까지 위협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에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해산물을 즐겨 먹는 한국인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실제 오염수 방출이 한국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끼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부와 연구기관 어디서도 아직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체계적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 이유는 분석을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에 입력할 정보가 확정되지 않은 데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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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미칠 영향 “일본이 공개한 정보 없어 분석 못 해”
김윤우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재환경과장은 “시뮬레이션에는 방출량과 방출 기간, 방출 농도 등 3가지 핵심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데 구체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어 전 세계적으로도 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경석 한국원자력연구원 환경·재해평가연구부장은 “시뮬레이션을 하려면 정확한 방출 정보를 알아야 하는데 정보가 나오지 않아 시작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양과학기술원 관계자도 “아직은 해양 방출 시나리오가 없기 때문에 예측에 들어가지 못하고 준비가 미약한 부분들을 계속 보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13일 해양 방출을 결정하면서 발표한 구체적인 방출 정보는 삼중수소를 배출기준의 40분의1 미만으로 희석해 배출한다는 정도가 전부다. 도쿄전력은 최근 오염수 일부를 다핵종제거설비로 2차 처리해보니 주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차 정화 결과는 전체 오염수 중 극히 일부이고, 방사성 물질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도쿄전력에서 세부 계획을 내놓기 전까지는 국내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뮬레이션 분석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전망이다. 서경석 부장은 “해류 움직임이 시기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방류시점 정보도 중요하다. 일본에서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국내에 끼칠 영향을 주제로 한 연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원자력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저널 <원자력 공학과 기술> 온라인판에 ‘후쿠시마 처리수의 해양과 대기 방출에 따른 방사선량 평가’ 논문에서 살짝 등장한다. 원자력연구원 소속 연구원을 비롯한 5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이 연구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 있는 모든 방사성 핵종이 추가 정화처리 없이 1년 동안 방출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했다.
연구팀은 오염수 해양 방출로 일반 한국인이 연간 추가 피폭될 방사선량을 0.000014μSv(마이크로시버트)로 추정한 뒤, 일반인 선량한도 1000mSv(밀리시버트)에 크게 못 미쳐 유해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방출 시나리오부터 일본이 검토하고 있는 내용에서 동떨어진 이 연구 논문은 저자들의 요청으로 이후 철회된 상태다. 논문의 의미를 두기 어렵다. 이때문에 현재로서는 오염수 해양 방출에 따른 국내 영향은 10년 전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을 대상으로 한 기존 시뮬레이션 결과를 참고해 짐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3년 원자력연구원은 후쿠시마 사고 때 방출된 세슘(Cs)-137이 해류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 북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4~5년 만에 한국 해역까지 유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간 광범위하게 희석돼 실제 유입량은 검출가능농도 미만일 것이라는 것이 당시의 평가 결과였다.
최악의 등급으로 기록된 사고 발생 10년을 맞은 후쿠시마 제1원전 모습. 폐로 작업을 위한 크레인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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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태평양 돌아 4~5년 후 한국 해역에 유입? 희석돼 영향 미미?
2012년 독일 키엘대 헬름홀츠해양연구센터가 후쿠시마 사고 때 배출된 세슘-137 확산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도 오염수 해양 방출의 영향을 언급할 때 자주 소환된다. 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에서 키엘대 연구팀은 한국의 해역에 유의미한 농도값의 세슘-137이 도달하는 시기는 방출 뒤 약 5년이 지난 후가 될 것이란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논문과 별로도 공개한 시뮬레이션 동영상에 통상적으로 분석이 불가능한 수준인 소수점 이하 여덟째자리까지 낮춘 농도값을 넣어보면 세슘-137이 220~400일 만에 제주도·서해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모사된다. 후쿠시마에서 북동쪽으로 올라가는 쿠로시오 해류와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미세한 해류에 의한 확산이 포착되기 때문이다.
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해 9월 국회에 키엘대 시뮬레이션 동영상을 분석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더 낮은 농도값을 동영상에 포함시키면 한 달 이내에 제주도 서해에 도착할 수도 있다”며 분석이 불가능한 농도값을 적용한 분석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해양과기원의 설명 가운데 “방사성 물질이 한 달 안에 한국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부분에 방점을 찍어 보도했다. 정경태 해양과학기술원 자문위원은 “그런 수준의 농도값을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얘기를 하려 한 것인데 언론에는 반대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강정구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장은 “키엘대 연구 결과는 후쿠시마에서 방출될 방사성 물질이 일 년 이내에도 우리 바다에 유입될 개연성은 충분히 있지만 역으로 보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면서도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시뮬레이션 모델을 돌려 영향 분석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한·중 정부, 국제 환경단체 반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로 13일 결정한 데 대해, 인접 국가인 한국과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총리관저와 후쿠시마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고,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도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외교부, 해양수산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부처 차관 긴급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구 실장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오염수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 등을 일본에 요구하는 동시에 수입식품 방사능 검사 등을 철저히 해나가기로 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오후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에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을 내어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중국은 담화문에서 “해양은 인류 공통의 재산”이라며 “무단으로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대응을 할 권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바다 방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환경과 원전 관련 시민단체들도 행동에 나섰다. 일본의 ‘사요나라(잘 가라) 원전 1000만인 행동’ 실행위원회는 도쿄 나가타초 총리관저 앞에서 시민 약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오염수 바다에 버리지 말라”, “현민, 어업종사자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촉구했다. 후쿠시마현 청사 앞에서도 시민 50여명이 모여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지 말라’는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성명을 내어 “오염수 방류 결정은 후쿠시마 지역, 더 나아가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인권과 이해관계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며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노현웅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일본의 국제사회 무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공식 결정
한·중·유엔 등 반대 불구 13일 각료회의서 결정
실제 방류는 설비 건설 등에 시간 걸려 2년 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물질 오염수 저장 탱크.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일본 내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바다 방류를 강행한 것이다. 실제 방류는 새로운 설비 건설 등에 시간이 걸려 2년 뒤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 물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약 125만톤)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장기간(약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염수 바다 방류로 후쿠시마가 ‘방사성 물질 오염 지역’이라는 이른바 ‘소문 피해’에 대해서는 피해가 생길 경우 도쿄전력이 배상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을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 처리 방침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총리 관저가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도쿄올림픽, 가을 중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지금이 오염수 처리를 결정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폭발 사고로 가동이 중단돼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핵연료 냉각수 및 원전 건물에 스며든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다. 지금까지 제1원전에 있는 약 1천개 탱크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었으나 내년 가을께 탱크가 부족해 더 이상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바다 방류의 가장 큰 문제는 오염수의 안전성이다. 도쿄전력이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로 이미 한번 정화를 했는데도 현재 탱크 속 오염수의 70%에는 세슘과 스트론튬, 요오드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다. 이 사실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7년여가 흐른 뒤 밝혀졌다. 도쿄전력은 최근 오염수 일부를 ‘알프스’로 2차 처리해보니 주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차 정화 결과는 전체 오염수 중 극히 일부이고, 방사성 물질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프스’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도 논란이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시설이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삼중수소를 포함한 물을 바다에 방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건강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수산물을 통해 인체로 들어와 유기결합삼중수소로 전환되면 내부 피폭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중수소가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한 만큼, 일본처럼 사고 원전에서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방류하는 것에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처음부터 비용이 저렴한 ‘바다 방류’를 결정해 놓고 다른 대안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일본 시민사회는 그동안 지상에서 대형탱크에 저장하거나 콘크리트로 막아버리는 ‘모르타르 고체화 처분’을 제안해왔다. 민간 싱크탱크인 ‘원자력시민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도쿄전력은 대체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 압도적인 반대 여론도 무시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후쿠시마 관계자, 관련 단체 등을 상대로 오염수 처리 방안에 대해 7차례 이상 의견을 들었으며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일본 정부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퍼블릭 코멘트’라는 의견 공모에서도 약 70%가 바다 방류에 반대했다. 일본 정부의 여론 수렴이 요식 행위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내 ‘바다 방류’ 반대 서명도 42만여명이 참여해 일본 경제산업성에 제출된 상태다.
일본과 가까운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유엔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권과 건강권’ 등을 관할하는 유엔 특별보고관 5명은 지난달 11일 성명을 내 “후쿠시마 오염수는 환경과 인권에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는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을 담은 편지를 일본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이 오염수 바다 방류를 결정하면서 한국, 중국 등 15개 국가·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본산 농림수산물‧식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는 상당 기간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인도네시아 등 9곳은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중국, 한국, 대만, 마카오, 홍콩, 미국 등 6곳은 일부 농수산물·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국제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철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소연 기자
일 정부, 올림픽 앞두고 오염수 방류 결정…총선도 겨냥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개막 101일을 앞두고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를 포함한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어민 등 현지 주민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외 반발이 예상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내년 가을께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더는 결정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2년 뒤부터 30~40년 동안 바다에 방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13일 관계 각료 회의에서 결정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원자로 시설에 빗물과 지하수 등이 유입돼 현재 하루 평균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저장탱크에 보관하는데,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약 125만844t의 오염수가 보관돼 있다.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해도 트리튬이라는 방사성 물질은 기술적으로 걸러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트리튬 함유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오염 농도를 법정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뒤 방류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규제 당국의 심사 및 승인, 관련 기설 공사 등 약 2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30~40년 동안 방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지 지자체와 수산업자 등이 참여해 해양 방류 전후 트리튬 농도 등을 감시하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협력하에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국내외에 발신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어민들의 반발을 고려한 내용도 이날 결정된 기본 방침에 반영됐다.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한 이른바 '후효히가이'(風評被害, 풍평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면 도쿄전력이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후효히가이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뜻하는 일본어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관계 각료회의에서 "정부가 전면에 나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후효히가이 불식을 위해 모든 정책을 쓰겠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도쿄전력 고바야카와 도모아키(小早川智明) 사장이 13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현지 주민 강한 반대…주변국 우려 표명
그러나 현지 어민과 시민단체, 주변국 등 국내외 반발이 강한 상황이어서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방침 결정 이후에도 파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총리는 지난 7일 오염수 해양 방류가 강하게 반대하는 기시 히로시(岸宏)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면담했지만, 기시 회장은 면담 후에도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시민단체인 '원자력 규제를 감시하는 시민 모임'과 국제환경운동 단체 '에프오이재팬'(FoE Japan) 등은 전날 도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에 해양방류 결정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후쿠시마현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인 '평화와 평등을 지키는 민주주의 행동'(DAPPE)도 같은 날 JR후쿠시마역 앞에서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변국도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향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변 환경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전날 발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국제 공공 이익과 중국 인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중국은 이미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고 일본이 책임감 있는 태도로 후쿠시마 원전의 폐수 처리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요구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탱크가 설치된 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
◇ 올림픽 임박한 결정 피하고 가을 총선거도 고려한 듯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강행한 것은 더 늦출 경우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경제산업성 전문가 소위는 작년 2월에 이미 최종 보고서를 통해 오염수 처분 방안으로 해양방류와 대기방출 등 2가지를 거론하면서 해양방류가 기술적 측면에서 더 확실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해양 방류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작년 10월과 12월에 해양 방류를 결정하려다가 어민 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자 2차례나 결정을 미뤘다.
이런 와중에 137만t인 후쿠시마 저장탱크 용량의 90% 이상이 오염수로 차게 됐고, 2023년 10월이면 가득 차게 된다.
지금 해양 방류를 결정해도 2년 뒤인 2024년 상반기에나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늦추면 저장탱크를 대폭 증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장탱크를 증설하면 2041~2051년 완료 목표인 사고 원전 폐로 작업에 지장을 초래해 곤란하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스가 총리는 이날 관계 각료회의에서 "(오염수) 처분은 폐로를 진행하는데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도쿄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에 국내외의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100일 이상 남은 시점에 서둘러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도쿄올림픽·패럴림픽(7.23~9.5)이 모두 끝나고 오염수 처분 결정을 내리면 가을로 예상되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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