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이 공개한 나탄즈 핵시설 폭파 용의자 이미지 [이란 국영방송 캡처]
이란 국영방송이 17일(현지시간) 나탄즈 지하 핵시설 폭발에 관여한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했다.
방송은 "이번 (핵시설) 파괴의 범인이 43세 남성 레자 카리미로 확인됐다"며 "그는 지난주 일요일 폭발 전 이란에서 떠났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그를 체포해 압송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의 공개된 적색수배 데이터베이스에서는 '레자 카리미'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앞서 지난 11일 이란 나탄즈 핵시설은 폭발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원심분리기 [AP=연합뉴스]
이로 인해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상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핵시설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가 핵 합의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로 규정하고 보복 의지를 내비쳤다.
또 이란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농도 60% 농축 우라늄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즉각 이를 실행했다.
이란, 예고 사흘만에 “농도60% 우라늄 농축 성공”
이란 원자력청장 밝혀…핵갈등 심화될 듯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 [로이터]
이란이 농도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3일 예고 뒤 사흘 만으로, 이란 핵을 둘러싼 이란-이스라엘-미국 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각)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반관영 <타스님 뉴스>에 “나탄즈 핵시설에서 농도 60% 우라늄 농축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시간강 9g의 60% 농도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날 본인 트위터를 통해 “젊고 경건한 이란의 과학자들이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란의 용감한 국민들과 함께 이 성공을 축하한다”며 “이란 국민들의 의지는 기적적이고 어떠한 음모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 11일 이란 중부 나탄즈의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며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13일 역대 최고 수준인 농도 60%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이란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농도 90%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핵무기 제작에 한층 다가서게 된다.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는 90%다. 이란은 지난해 말 핵심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했다. 당시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최고지도자의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로 정해진 국가 시책이라며, 20% 농축은 연구용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준 기자
"이란 나탄즈 핵시설 공격 오래전부터 계획돼"<이스라엘 언론>
"이스라엘, 시설 존재 폭로 유도·바이러스 침투까지"
화재 피해를 본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일부 [epa=연합뉴스]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됐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끈다.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가 배후로 지목된 이란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오래전에 계획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의 물리적 또는 사이버 공격의 결과로 보이는 이번 공격 계획이 이란의 핵 협상 테이블 복귀에 맞춰 실행됐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되어온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이런 정보를 제공한 소스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 신문은 과거에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여러 차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방해하기 위해 다양한 작전을 펴왔다고 소개한 바 있다.
우선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 핵시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도 모사드의 '작업'에 의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의 반정부단체 '국민저항위원회'(NCRI)는 지난 2002년 8월 기자회견을 열어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존재를 폭로했다.
이란 나탄즈 핵시설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이란은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의 위치 등이 노출돼 1981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나탄즈 핵시설을 지하 벙커 형태로 만들어 외부 노출을 피했다.
그러나 이런 시설의 존재가 반정부단체의 귀에 들어간 것은 모사드가 관련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 2007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전기 공급 장치 폭발 사고를 겪었는데 당시에도 이스라엘의 작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스라엘은 지난 2010년에는 미국과 함께 스턱스넷(Stuxnet)이라는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나탄즈 핵시설 컴퓨터에 침투시켜, 1천여 기의 원심분리기를 무력화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턱스넷은 나탄즈 핵시설에 설치된 IR-1형 원심분리기 모터의 가동 속도를 늦추거나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사고 하루 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나탄즈 핵시설 방문 [AP=연합뉴스]
당시 이란은 이 원심분리기 모터의 회전 속도를 초당 1천7회로 설정했지만, 스턱스넷은 이를 1천64회로 높여 엔진 폭발을 유도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나탄즈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다수의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연결한 캐스케이드(연결구조)가 폭발했었다. 당시에도 이란은 사고가 의도적인 파괴 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스라엘 언론은 당시 폭발이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위한 준비단계 진입을 이스라엘이 용인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한 바 있다.
앞서 이란 원자력청은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배전망 일부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나탄즈 핵시설 공격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번 사건에 모사드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이란 나탄즈 핵시설서 '전기 사고'…당국 "비열한 테러 공격"
원자력청 "핵시설 배전망 공격 받아…방사능 유출·인명 피해 없어"
이스라엘 언론 "모사드가 사이버 공격" 정보소식통 인용 보도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의 원심분리기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상 사용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이란 나탄즈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원자력 당국은 이번 사태를 "핵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고 가해자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국영 프레스TV와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배전망 일부에서 사고가 있었으며 이 사고로 인한 오염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사고 경위와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추후 언론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중부 나탄즈에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시설이 있으며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일 사찰 대상이기도 하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처음 사고 소식을 알린 후 수시간 지난 시점에서 다시 언론을 통해 "이란 정부는 이런 비열한 행위를 비난하며 IAEA와 국제사회가 이런 핵 테러 행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란 정부는 가해자들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언론은 나탄즈 핵시설 사고의 배후에 이스라엘 당국의 사이버 공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영방송 칸(Kan)은 익명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채널12 방송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나탄즈 핵시설 전체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 사고 발표 후 이스라엘군의 작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예루살렘 포스트가 전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는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2019년 5월부터 핵합의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동결·감축 의무를 단계적으로 벗어났다.
전날 이란 정부는 '핵기술의 날'을 맞아 나탄즈 지하 핵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5·IR-6를 가동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란과 미국이 2015년에 맺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에 IR-1형 원심분리기만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나탄즈 핵시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 이란 정부는 폭발에 대해 외부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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