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사자 사냥 자체는 허용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농장에서 관광객들이 사자를 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른바 ‘트로피 사냥’(기념물을 갖기 위한 사냥)을 위해 농장에서 사자를 번식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채택된 정책이 아닌 데다, 야생 사자 사냥 자체는 계속 허용하기로 했다.

 

바바라 크리시 남아공 환경부 장관은 2일(현지시각) 사냥감 및 관광상품용으로 사자를 농장에서 번식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전문가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며 “이(보고서 권고)에 따른 행동을 취할 것을 (관련) 부서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남아공 정부는 농장 사자 번식 중단을 공식 정책으로 채택해 실현하기 위해 이해 관계자들과 협의를 할 예정이다. 남아공 환경부는 지난 2019년 전문가들에게 사자 및 야생동물 사육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의뢰했다.

 

남아공 전역의 농장 350여곳에서는 8000~1만2000마리의 사자가 사육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나라에서 사자를 포함한 야생동물 사육은 큰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사육된 사자는 ‘트로피 사냥’을 위한 사냥감으로 전락하거나, 도축당한 뒤 뼈 등이 약재로 팔린다.

 

관광객을 위한 사진 촬영용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산업화된 ‘트로피 사냥’은 재미를 위해 동물을 죽인다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을 포함한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서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남아공에 서식하는 야생 사자는 약 3500마리로 추정된다.

 

크리시 장관은 이번 농장 사자 번식 중단 계획이 사냥 산업 자체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며 “야생 사자 사냥은 계속 허용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사육 사자 사냥 금지는 진짜 야생 (동물) 사냥 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사냥 경제와 우리(남아공)의 국제적 평판 그리고 이것(사냥 산업)이 만드는 일자리 증진에도 이바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