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손씨와 친구 행적 재구성 수사 계속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부근에서 경찰들이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아무개(22)씨의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아무개(22)씨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손씨가 어떻게 한강에 들어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아 경찰은 사건 당일 함께 있던 손씨와 친구 ㄱ씨의 행적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 머리에 난 2개의 좌열창(찢긴 상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로 보기 어렵다”고 전날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은 손씨의 부검 감정 결과를 공개했다.

국과수는 부검 결과 약물 이상 반응은 없었고, 음주 뒤 2∼3시간 이내에 사망했을 것이란 소견을 보였다. 경찰은 “마지막 음주 뒤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사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부검 감정 결과와 관계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가 목격자 수사 및 확보된 영상 분석 등으로 (사건) 당일의 현장 재구성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규명해야 할 대상은 4월25일 새벽 3시38분∼4시20분, 약 40분간의 손씨와 친구 ㄱ씨의 동선이다. 경찰은 ㄱ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한 시간대인 새벽 3시37분까지는 손씨가 함께 있던 것으로 결론 내렸고, 새벽 4시20분께 ㄱ씨를 보았다는 목격자 ㄴ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목격자는 해당 시간대에 “ㄱ씨가 가방을 메고 (한강과 가까운)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어 위험하다고 생각해 직접 깨웠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당시 ㄴ씨는 술을 마시진 않았지만 함께 있던 일행 중 한 명이 사라져 찾고 있던 도중 ㄱ씨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나 ㄴ씨는 자신이 ㄱ씨를 깨운 장소에 손씨는 없던 것으로 기억했다. ㄴ씨가 진술한 장소는 손씨와 ㄱ씨가 애초 함께 있던 위치에서 강쪽 방향으로 10여미터 떨어져 있는 곳이다. 그 뒤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는 4시33분께 ㄱ씨만 한강공원 토끼굴을 통과하는 모습이 찍혀 있지만, 조사 결과 ㄱ씨는 ㄴ씨가 자신을 깨운 상황 자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맡은 서초서 강력팀은 지난 12일 친구 ㄱ씨를 상대로 프로파일러 면담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ㄴ씨 변호사 입회로 진행된 면담은 2시간가량 이뤄졌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손씨나 친구 ㄱ씨를 목격한 6개 그룹 9명 목격자 조사와 더불어 ㄱ씨 부모 등 관련자 20여명을 조사중이다. 또 친구 ㄱ씨의 노트북 및 ㄱ씨 어머니의 휴대전화 포렌식도 끝마쳤다. 경찰은 4월25일 새벽 5시10분께 한강 공원을 다시 찾은 ㄱ씨와, ㄱ씨 부모가 타고 온 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포렌식했다. 이들은 손씨를 찾으러 한강공원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제출받아 포렌식 중이다. ㄱ씨와 그의 부모가 한강공원을 찾은 모습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에는 ㄱ씨 아버지가 어디론가 통화를 하는 모습이 담겨 손씨 유족은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건 전날 밤 손씨와 ㄱ씨는 편의점에서 3차례에 걸쳐 밤 10시54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45분까지 360ml 소주 2병과 640ml 소주 2병, 청하 2병, 막걸리 3병도 구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씨와 ㄱ씨 사이에 뒤바뀐 ㄱ씨 휴대전화를 찾는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13일 한강경찰대는 특수장비를 보유한 해군과 합동수색을 진행했다.

 

손씨의 아버지(50)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경찰의 발표에 대해 “목격자에 의해 (새벽)2시18분께 찍힌 사진을 보면, 이미 아들은 만취 상태로 누워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술을 또 마신다거나, 타인의 힘에 의하지 않고 한강에 들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경찰 ‘한강 대학생 사망’ CCTV 54대 · 블랙박스 133대 분석

사건 당일 관계자 동선 재구성에 집중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손아무개(22)씨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폐회로텔레비전(CCTV)와 인근 차량 100여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조사하는 등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6일 “서초경찰서에서 손씨 실종 당시 현장 상황과 행적 파악 등을 위해 반포한강공원 일대 CCTV 54대를 정밀 분석하고, 동시간대 현장에 체류했던 한강공원 출입차량 133대 블랙박스 영상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폐회로텔레비전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손씨 실종 시점으로 추론되는 새벽 3시∼5시30분 사이 사건관계자들의 구체적인 동선을 재구성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손씨와 손씨 친구 ㄱ씨의 동선은 100%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파악했다”면서도 “아직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기존 목격자들의 추가 진술과 새로운 목격자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사결과 실종 당일 새벽 3시30분께 친구 ㄱ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부모님과 통화한 사실은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현장 주변에 있던 목격자 6명의 참고인 조사와 함께 신용카드 결제내역, 손씨의 휴대전화도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날도 실종 당일 사라진 손씨 친구 ㄱ씨의 휴대전화(아이폰8·스페이스그레이 색상) 확보에 나섰다. 한강경찰대·서초경찰서 32명이 한강공원 강변 및 수중수색에 동원됐다. 앞서 민간수색팀 등에 의해 손씨 실종지 주변 한강 수중에서 아이폰이 두 차례 발견되기도 했지만 모두 ㄱ씨 소유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만 현재 친구 ㄱ씨와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해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지난 1일 손씨 시신을 부검한 뒤 현재는 초동수사 단계이므로 모든 경우의 수를 살펴본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ㄱ씨가 사건 당일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린 경위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ㄱ씨는 손씨 실종과 관련된 조사만 받은 뒤 사망 경위에 관한 직접 조사는 아직 따로 받지 않은 상태다.

 

현재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초서 강력팀 7개 팀이 전원 투입돼 수사중”이라며 “자식을 잃은 큰 슬픔을 가진 부모의 궁금증에 응답할 책무가 있다는 각오로 모든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씨의 아버지가 경찰의 초동수사에 미흡한 점은 없는지 확인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낸 진정은 형사 3부에 배당됐다. 경찰의 수사와 별개로 검찰은 진정 내용과 경찰 수사 상황 등을 살필 예정이다.  장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