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도쿄 한복판서 전시한다

● COREA 2021. 6. 4. 04:0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달 25일~내달 4일 신주쿠 세션하우스가든

일 시민사회 “자유롭고 차별 없는 사회 위해”

 

    지난 2019년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 당시 ‘평화의 소녀상’의 모습.

 

전시 때마다 우익들의 공격을 받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도쿄에서 전시된다.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실행위원회는 이달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도쿄 신주쿠에 있는 세션하우스가든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위원회는 “최근 일본에선 우익들의 항의가 올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시 작품이 철거당하는 등 공공장소에서 표현의 기회를 빼앗기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행위는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검열에 해당한다”며 “권리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검열을 받은 작품들을 모아 다시 전시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 50명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소녀상 이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 일본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일왕 관련 작품 등도 선보인다.

 

한-일 관계의 특수성 때문인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전시는 일본 내에서 줄곧 우익들의 표적이 돼 왔다. 지난 2019년 나고야에서 진행된 국제 예술행사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에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됐는데 우익세력의 집요한 협박으로 전시 사흘 만에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2012년에도 안세홍 작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전을 열 예정이었으나 카메라 제조사인 니콘이 전시장 대여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법적 대응에 나선 끝에 전시가 이뤄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본의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자유롭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며 우익들의 공격에도 꾸준히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치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잇는 아이치 모임’도 내달 6∼11일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