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개 대선 출마 선언

“지킬 약속만 하고 반드시 지켜

잘못은 고쳐 더 유능한 정부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온라인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실적으로 증명된 이재명이 나라를 위한 준비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더 큰 도구를 달라”며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7년 4월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다시 키워서 되돌아오자”고 했던 그는 4년 만에 ‘유력 대선주자’로 몸집을 키워 되돌아왔다.

 

이 지사는 이날 동영상 공개 방식으로 비대면 출마 선언을 했다. 코로나19 시국에 시끌벅적한 출마선언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틀 전 지지자 1천명에 둘러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까만 양복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마이크 앞에 이 지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왜 대통령이 되려는지, 대통령이 돼 무엇을 하려는지를 설명했다.

 

이 지사가 출마 선언에서 많이 언급한 단어는 경제(18회)와 성장(11회)이었다. 대한민국 위기의 원인을 ‘불공정과 양극화’로 요약하면서 ‘공정경제’와 ‘성장’으로 뚫고 나가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자본, 더 나은 기술, 더 훌륭한 노동력, 더 튼실한 인프라를 갖추었음에도 우리가 저성장으로 고통받는 것은 바로 불공정과 불평등 때문”이라고 했다. 불공정과 양극화가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경쟁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이 지사는 “대전환의 위기를 경제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을 즉시 시작하겠다. 획기적인 미래형 경제산업 전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재정력을 확충해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보수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성장’ 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모두가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도 도입해 “누구나 최소한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주거 대책으로는 “충분한 기본주택”과 “적정한 분양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이 지사는 △계곡 불법시설 정비 △청년배당 제도 △재난기본소득 등 자신의 성과를 일일이 내세우며 경륜 있는 행정가의 면모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저 이재명은 지킬 약속만 하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 동안 공약이행률이 90%를 넘는 이유”라며 “정치적 후광, 조직, 돈, 연고 아무 것도 없는 저를 응원하는 것은 성남시와 경기도를 이끌며 만들어낸 작은 성과와 효능감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자랑스러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토대 위에 필요한 것은 더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며, 잘못은 고쳐 더 유능한 4기 민주당 정권, 더 새로운 이재명 정부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인정하면서 고칠 것은 고쳐서 정권 재창출을 완수하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외환위기 극복, 복지국가 기틀 마련, 한반도평화정착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만든 민주당 당원으로서 현장 속에서 더 겸손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더 나은 국민정당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위기가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였고 당의 주류인 ‘친문 후보’도 아니지만 이제는 폭넓은 지지로 ‘정통성’을 갖추게 된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면접’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권리당원 중 일부 저에 대한 반감이나 네거티브를 하시는 분이 계시긴 한데, 전체 80만 당원 중 극히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인물로 경쟁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지 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합리적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끊임없이 설명 드리고 차이를 극복해가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출마 선언, ‘기본 시리즈’로 차별화…반론도 만만치 않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대선 도전을 선언하며, 경제정책으로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을 제시했다. 그동안 강조해온 ‘기본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워 다른 후보들과 차별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 지사는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기본소득을 도입해 부족한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리고,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실거주 주택은 더 보호하되 투기용 주택의 세금과 금융제한을 강화하고, 적절한 분양주택 공급, 충분한 기본주택 공급으로 더 이상 집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개인당 연 50만원의 기본소득으로 시작하되 중장기적으로 조세 감면 축소, 로봇세·디지털세·환경세 등을 신설해 재원을 키워 지급 금액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선언에서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내 경쟁 주자들로부터 “부자는 1년에 50만원이 아무것도 아닐 테고 가난한 사람은 1년에 50만원으론 부족할 텐데 이게 과연 현실적인 방안이냐”(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 없는 가성비 떨어지는 정책”(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기본주택 정책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소득, 자산, 나이 등에 구애받지 않고 30년 이상 살 수 있도록 하는 ‘장기 임대 주택’과 토지는 정부가 소유하고 주택만 판매해 주택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등이 기본 틀거리다. 전문가들은 방향은 맞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정준호 강원대 교수(부동산학)는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가 대부분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토지를 민간이 보유하고 있다”며 “대규모 공급을 해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 과연 가능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출마선언문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기본대출도 이 지사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기본대출은 소득이나 자산, 신용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일정 금액을 연 3% 미만 ‘공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전례가 없는 금융실험”이라며 갑론을박이 큰 상황이다.

 

이 지사는 나랏돈 씀씀이를 키워 경제 성장과 복지 향상을 꾀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을 즉시 시작하겠다”며 “획기적인 미래형 경제산업 전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재정력을 확충해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대공황시대 뉴딜처럼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 지출 증가율이 9%대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상황에서, 성장과 복지를 위해 더 많은 지출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 지사의 경제정책이 찬반이 크게 갈리는 만큼 향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때마다 실현 가능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대학 교수는 “이 지사의 공약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며 “기본 시리즈가 양극화나 불공정 등을 극복하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이재명, 고향 안동서 큰절 신고…"억울한 지역 없도록 하겠다"

 

"친일세력, 미 점령군과 합작…나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 출발"

TK에 구애 "선비·유림 정신이 마음의 뿌리…경북 DNA 기개 잃지 않겠다"

 

고향 안동 찾아온 이재명: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지지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출마 선언을 한 뒤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영남 DNA'와 '친일 청산'을 강조했다.

 

호남이 주요 기반인 민주당의 유력 주자이지만 다른 주요 당내 후보들과 달리 'TK(대구·경북) 출신'임을 부각하며 영남 민심 공략하는 동시에 국가적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안동의 유림서원과 이육사 문학관을 잇달아 방문했다.

 

그는 유림서원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한때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했을 때 어쩌면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세상도, 정치구조도 바뀌었다"면서 "오히려 영남 지역이 역차별받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감히 단언하건대 지방균형발전이나,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저보다 더 나은 정치인은 없다고 자부한다"면서 "어디에 속했는지, 입은 옷 색깔이 어떤 색인지가 뭐가 중요하냐"면서 "실질에 따라서, 또 국민과 국가를 중심으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유림에게 인사하는 이재명: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해 지역 유림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유림을 만난 자리에서는 거듭 안동에 뿌리를 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뿌리가 어디인지 생각해봤다.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선비 정신과 유림 정신이 마음속 깊이 있지 않았을까"라면서 "안동, 경북 출신임을 잊지 않겠다. 경북이 'DNA'로 남겨준 기개를 잃지 않고 원칙과 정도를 지켜가면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성실한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북도민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으며 유림들에게 '큰절'도 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이육사문학관을 방문,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육사씨 같은 경우도 독립운동을 하다 옥사했는데 그 점에 대해 역사적 평가나 예우, 보상했는지도 좀 의문"이라면서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권 1위’ 이재명이 마주한 만만치 않은 세가지 과제

 반이재명 전선 돌파, 도덕성 검증 통과, 기본소득 타당성 입증

 

온라인을 통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지율만 놓고 보면 ‘여권 1위 대선 주자’ 타이틀을 몇 달째 여유롭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단 정세균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점화한 단일화가 어디까지 확산될지가 변수다. 이낙연 전 대표 등 다른 대선 주자들이 힘을 보태며 ‘반이재명 구도’를 확고하게 구축할 경우 결선투표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오는 11일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를 앞두고 이미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5일까지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하고 다른 주자들에게도 단일화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두 사람은 ‘반이재명 전선’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단일화의 이유로 “도덕적 품격” “민주당의 정통성”을 갖춘 후보를 만드는 일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비주류’에 욕설 논란에 휩싸였던 이 지사를 겨냥하는 듯한 표현이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라면 어디서나 뜻을 함께 모을 수 있다. 저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라며 단일화 논의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9월5일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10일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기로 한 만큼 물밑 단일화 논의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 전 총리가 지난달 30일 “1차 경선 끝나면 다시 서로 힘을 합칠 수 있고, (단일화) 길이 많이 열려 있다. 경선 드라마가 그래서 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취지다. 본경선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확고한 본선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반이재명 정서가 커질 수 있다. 이 지사 쪽은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몸을 바짝 낮출 예정이다. 이 지사 쪽은 “경선 과정에서 ‘반이재명 연대’ 논란에 참전하지 않고, 최대한 상대 후보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덕성 검증도 남아 있다. 이 지사 쪽은 욕설 논란, 여배우 스캔들 등은 과거 2017년 대선 경선 때 이미 제기됐던 문제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지만, 이번엔 여권 1위 주자로서 검증 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수 진영이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경우 돌파가 간단치 않다. 과거 이회창 전 총리의 아들 병역 문제는 1997년 대선 때 검증을 거쳤지만 2002년 대선에서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도 양날의 칼이다. 확실한 정책 비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대선을 달굴 핵심 의제인 동시에, 정책 검증 과정에서 복병이 될 수 있다. 이미 국민의힘에선 경제 전문가인 윤희숙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기본소득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기본소득 외에 기본대출, 기본주택 등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는 국민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것을 넘어 현실성·타당성 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서영지 기자

 

김두관 대선 출마 선언 “다극분산형 자치분권 국가 만들겠다”

 1가구1주택 국가책임제, 국민기본자산제 공약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1일 국회 본청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김두관 의원(62·경남 양산을)이 1일 “다극분산형 자치분권 국가를 만들겠다”며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진행한 선언식에는 전혜숙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 20여명과 염태영 수원시장, 황명선 논산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이장, 남해군수 출신인 김두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발탁됐다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을 했다. 2010년 경남지사에 당선됐지만 2012년 지사직을 던지고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경기 김포갑에 출마해 당선됐고,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당의 권유에 따라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됐다. 영남 지역에 계속 출마해 낙선과 당선을 거듭하며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두관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무엇보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엘리트 중심의 독점적인 중앙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전국을 다섯 개의 초광역 지방정부와 제주환경특별자치도, 강원평화특별자치도 등 ’5극 2특별도’ 체제로 개편해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 불평등을 없애는 것이 새 시대의 정의”라며 “1가구 1주택 국가 책임제를 시작하겠다. 국책 모기지를 만들어 모두가 내 집을 갖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두관 의원은 “청년들의 출발점을 맞춰주는 것이 공정”이라며 “취임 즉시 국민기본자산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부터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은 20세가 되는 해 6천만원 이상의 자산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정부의 건강보험 통합, 노무현 정부의 보장률 확대,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를 계승하겠다”며 “국민 주치의제를 실시하고 간병 보험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교육, 일, 은퇴 3단계로 삶을 준비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100세 인생위원회를 만들어 평균 수명 100세 국가를 지금부터 준비하겠다. 노후 불안은 사라지고 세대 간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성한용 기자

 

‘대통령 취준생’으로 첫 면접 치른 여권 대선주자들 어땠나?

 

민주당 예비경선 ‘국민면접’으로 첫발

단일화 합의한 이광재-정세균 ‘브로맨스’

최문순은 ‘감자’ 돌리며 분위기 돋워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선 흥행을 고민한 더불어민주당의 첫 ‘실험’이 1일 선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대선 주자들이 ‘취업준비생’이 되어 ‘면접’을 보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면접관은 선착순으로 뽑힌 민주당 출입 기자 50명이 맡았다.

 

본격적인 질문답변에 앞서 후보가 다른 후보 1명을 지목해 1분 동안 궁금한 점과 지적하고 싶은 점을 말할 기회가 주어졌다. 누가 누구를 지목하느냐에 따라 경쟁 관계가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지만 대부분은 덕담을 주고받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낙연 후보는 추미애 후보를 지목해 추 장관이 법무장관 재임 시절 ‘추-윤 갈등’을 벌인 데 대해 “(최근) 윤 전 총장이 하는 것을 보니 추 후보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고 했고, 단일화 선언을 한 정세균-이광재 후보는 서로를 지목해 덕담했다.

 

다만,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박용진 후보를 지목, ‘송곳 지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최근 ‘법인세 감면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자’고 한 데 대해 “지금처럼 투자할 돈이 남아도는 시기에, 이자율이 0.5%여도 돈을 안 빌리는 시기에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이후 기자들의 면접(70분)이 시작되자 미지근했던 분위기가 슬슬 달아올랐다.

 

언론의 공통질문에는 후보가 손을 빨리 드는 순서대로 3명까지만 답변하도록 했는데, 박용진 후보가 강력한 의지를 표해 발언 기회를 얻기도 했다. 현 정부에서 가장 실패한 정책이 무엇인지 묻는 공통질문에는 정세균·최문순·추미애·박용진 후보가 손을 들어 답변했다.

 

모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대표적인 실패로 꼽았다. 그러면서 후보들은 “공공·민간을 합쳐서 280만호를 공급하겠다”(정세균), “저렴한 토지 임대부 주택 분양 정책을 내놓겠다”(추미애), “집 없는 사람을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겠다”(박용진)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불거진 청와대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질문에는 “제도적 보강이 시급하다”(이낙연)는 신중한 의견과 함께 김외숙 인사수석을 향해 “책임져야 한다”(박용진·양승조)는 지적이 나왔다. 박용진 후보는 특히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청와대가 (인사 관련) 모든 걸 쥐고 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며 장관에 부처 인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후보 대부분이 손 들기를 꺼렸다. 손을 든 이광재 후보는 “검찰이 왜 개혁돼야 하는지를 반증한 것”이라고 말했고, 최문순 후보는 “조국 사태가 아니라 윤석열 사태다.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양승조·박용진 후보 정도만 “내로남불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내로남불적인 위선에 대해서 국민이 민주당을 불신한다”고 발언했다.

 

청년 민심을 얻을 방법과 관련해서 이재명 후보는 “청년 문제는 우리 사회 불공정과 저성장 때문에 생긴 기회의 부족이 만든 문제”라며 인프라, 교육, 과학기술 등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신산업을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어 구조적인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광재 후보는 “가상자산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양승조 후보는 “일자리, 주거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평등법, 차별금지법 제도화에 가장 적극적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은 추미애 후보였다. 추 후보는 “(입법이) 때늦은 감이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찬성률이 압도적이다. 국회도 이를 받들어서 입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우리 사회 의식 수준에 비춰보면 상당한 논쟁을 하고 오해를 불식하면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낙연 후보는 “민감한 논쟁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피해가기 어렵다”며 “합의 처리를 위해서 농밀한 심의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과 합당이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후보들 간 의견은 엇갈렸다. “합당하는 게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정세균), “통합을 논의할 때가 됐다”(이낙연)는 의견이 있었지만 박용진 후보는 “지난 총선 때 약속한 길을 가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오히려 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열린민주당이 야당 몫으로 소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입법 속도를 낼 수 있는 점을 짚었다.

 

의원실 내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양향자 민주당 의원의 출당 조치 필요성에 대해 박용진 후보는 “지도부가 과감하게 결심하고 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며 “내로남불이 4·7 재보선 패배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후보도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직 강원지사인 최문순 후보가 ‘강원도 감자’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나와 후보들에게 일일이 감자를 나눠주면서 “미래 감자(이광재), 사이다 감자(이재명), 스마일 감자(정세균), 신사 감자(이낙연), 햇감자(박용진), 양반 감자(양승조), 이장 감자(김두관), 불량 감자(최문순)” 등 각 후보에 별명을 붙여줘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행사 프로그램에는 공명선거·성평등 실천에 대한 서약과 성평등 교육도 포함됐다. 오는 4일에도 ‘국민면접’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때는 외부에서 섭외한 인사 3명이 면접관으로 나서 집중 질문을 하고 이를 지켜본 국민면접관 200명이 후보들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권역별 합동토론회를 대신해 티브이 토론은 오는 3·5·6·8일 등 모두 네 차례 이상 열릴 예정이다. 노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