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박정희에 원한 · 복수심 갖지 않아" 육성 공개

● COREA 2021. 8. 13. 16:35 Posted by 시사 한겨레 ⓘ한마당 시사한매니져

납치사건 직후 외신 인터뷰…"죽이려고 납치한 것"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원한이나 복수심을 갖지 않겠다고 말한 육성 자료가 최초로 공개됐다.

 

13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공개한 음성자료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납치사건 직후인 뉴스위크 동경지국 버나드 크리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을 포함해 어떤 개인에 대해서도 개인적 원한이나 어떤 복수심은 영원히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서는) 찬성도 안 할 뿐 아니라 이래서는 우리나라의 장래가 위험하다, 국민이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인터뷰는 1973년 10월 30∼31일께 이뤄졌다. 야당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8월 8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소재 그랜드팰리스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 5일 후 마포구 동교동 자택 인근에서 발견됐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전두환씨에 대한 화해와 관용의 원칙을 강조한 것은 많이 알려졌지만, 박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이런 원칙을 강조한 육성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가 자신의 동선을 알게 된 것은 고(故) 양일동 당시 민주통일당 총재와 고(故) 김재권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 공사 간 대화를 통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7월 28일 양씨를 만났다"면서 "양씨가 일본에 있는 김씨 만나고 나서 나를 만났다, 또 만나기로 했다는 그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중앙정보부 요원)이 양씨만 따라붙으면 나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랜드팰리스호텔에 가게 된 것은 내가 양씨한테 전화 걸어서 만나자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양씨가 저 사람들한테 나를 납치시켜주기 위해서 고의로 협력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양씨가 말하자면 이용당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중앙정보부가 김 전 대통령의 동선 파악 등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일동-김재권 간 대화라는 낮은 수준의 첩보를 믿고 납치를 감행한 것은 그만큼 윗선의 납치 의지가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자신을 죽이지 않은 것은 국내·외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만약 나를 죽였을 때 국내에서 대단히 어려운 중대한 문제가 생긴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일본보다는 미국 정부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나를 죽이기 위해서 납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으로 데리고 가면 국제적으로 큰 마이너스가 오는데 데리고 올 리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도(東京都) 그랜드팰리스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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