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7명 제외한 388명 자가격리 해제, 10일 첫 야외활동

환한 표정으로 운동장 거닐면서 담소…김부겸 총리 현장 찾아 격려

 

지난달 국내로 들어온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들이 2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10일 숙소 밖으로 나와 상쾌한 한국의 가을날씨를 만끽했다.

 

    오랫만에 야외활동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40분부터 삼삼오오 숙소 밖 운동장으로 빠져나와 야외활동을 했다.

 

남성들은 티셔츠와 바지 등 간편복 차림인 반면, 여성들은 전통 복장에 히잡을 쓴 모습이었다.

 

이들은 운동장에 설치된 2개의 천막과 벤치 등에 앉아 밝은 표정으로 담소하면서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어린 아기를 품에 안은 여성들은 운동장을 거닐면서 실내 생활의 갑갑함을 떨쳐냈다.

 

무거운 적막감에 짓눌려있던 운동장은 공을 차며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과 재잘거림으로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이날 아프간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50∼70명이 1시간 남짓 돌아가며 야외활동에 나섰다.

 

경찰 10여명이 운동장에 배치돼 이들의 신변을 보호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시종 충북지사, 송기섭 진천군수 등이 인재개발원을 방문,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아프간인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곳에는 국내 이송 아프간인 390명 중 코로나19 검사를 통과한 390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 중 지난달 26일 한국 땅을 밟은 370명은 9일 0시를 기해, 이튿날 입국한 13명은 10일 0시를 기해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천안 생활치료시설과 홍성의료원에서 치료받던 7명도 완치돼 지난 9일 인재개발원에 복귀했다.

 

대부분 가족 단위인 이들은 앞으로 6주가량 인재개발원에 머물면서 국내 정착에 필요한 교육을 받게 된다.

 

충북도와 진천·음성군은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이들을 위한 문화공연 등을 진행하기 위해 법무부와 협의 중이다.

 

이들을 응원하는 성금, 물품 등 기부도 잇따른다. 이날 한 화장품 업체는 진천군을 통해 화장품 150만원어치를 기부했다. 지난 8일 진천중앙교회와 진천군기독교연합회가 각각 300만원씩을 기탁하는 등 성금, 물품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동예원 서울 용산국제고 학생이 아프간 어린이에게 건넨 손편지.

 

이들이 머무는 인재원 주변 진천지역 농민들이 포도·토마토 등을 전달했으며, 서울 용산국제고 동예원 학생 등은 옷 10상자와 영어 편지를 아프간 어린이들에게 보냈다. 동양은 편지에서 “따뜻한 곳에서 와서 겨울옷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고 썼다.

 

8일까지 11건 3200만원 상당의 성금·물품이 기부됐다. 법무부는 대한적십자사와 업무협약을 하고 시민들의 기부 성금·물품을 아프간 기여자 등에게 전달하고 있다. 정준호 진천군 행정지원과 주무관은 “아프간 기여자들을 도우려는 문의와 성금·물품 등이 줄을 잇는다. 국민의 사랑, 응원 속에 이들이 한국 생활에 편하게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