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의혹’ 고발장 작년 8월 미래통합당 고발장 판박이 확인

● COREA 2021. 9. 6. 12:46 Posted by 시사 한겨레 ⓘ한마당 시사한매니져

작년 8월 대검에 제출된 최강욱 의원 고발장

작년 4월 김웅 전달 의혹 고발장과 ‘복사판’

31줄 범죄사실 조사와 토씨까지 거의 동일

 

지난해 8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한겨레>가 6일 당시 고발장을 확인해보니, 4·15 총선에 미래통합당으로 출마했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최 의원 고발장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발장 작성 주체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지만, 총선 당시 만들어진 고발장을 미래통합당에서 뒤늦게 재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고발로 촉발된 검찰 수사로 기소된 최 의원은 지난 6월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이 당 쪽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고발장은, 최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가짜 인턴확인서 발급과 관련해 지난해 3월 57만명이 시청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혐의를 담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이 의원이 지난해 4월 미래통합당 쪽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고발장.

 

4월 고발장은 고발인(공란), 피고발인(최강욱 680324-), 적용법조(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 범죄사실, 고발근거(2013년 대법원 판례, 고민정 후보 사례), 결론(신속히 조사해 처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통합당은 총선 넉 달 뒤인 지난해 8월 최 의원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두 고발장을 비교하면, 4월 고발장엔 ‘피고발인의 지위 등’이라는 표현이 8월 고발장에선 ‘피고발인의 지위와 경력’으로, ‘2020.4.15 치러질…후보로 출마한 후보자’라는 표현은 ‘2020.4.15 치러진…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된 자’ 등으로 차이를 보였다. 시간 흐름을 반영한 변화를 빼고는 거의 동일한 단어와 표현, 문장들로 구성됐다.

 

             미래통합당이 지난해 8월 대검에 접수한 고발장.

 

특히 두 고발장은 31줄에 달하는 범죄사실이 조사와 토씨까지 거의 동일하게 작성됐다. 이어진 38줄에 달하는 관련 판례 부분 역시 보고 쓴 수준으로 유사했다. 특히 2013년 대법원 판례, 당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서 최 의원과 유사한 질문을 받고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던 사례와 비교한 것까지 판박이였다. ‘향후 피고발인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이라는 표현이 ‘실제 투표 결과 피고발인은 당선되었습니다’로 차이를 보였을 뿐이다.

 

결론 역시 ‘앞서 살펴본’이라는 표현을 빼고는 100% 동일했다. 고발 접수 대상은 4월 고발장은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8월 고발장은 ‘검찰총장’이었다. 손현수 기자

 

사주 의혹 4개월 뒤 ‘복사판 고발장’…최강욱 “윤석열, 끝장 보자”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6일 검찰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쪽에 그를 포함한 범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실제 고발로 이어지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 총장이 고발시키고 공소시효 만료 직전 기소까지 강요하는 게 상식과 공정이냐"고 직격했다.

 

최 의원은 이날 검찰이 4·15 총선에 미래통합당으로 출마했던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 검찰에서 받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최 의원 고발장과 같은 해 8월 당의 실제 고발장이 거의 일치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겨레>가 이날 두 고발장을 비교해보니 시간 흐름을 반영한 변화를 빼고는 거의 동일한 단어와 표현, 문장들로 구성됐다.

 

최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강력 부인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더러운 입 다물라” “당신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 “끝장을 보자. 비겁하게 뒤로 숨는 건 이제 끝이다. 내 앞으로 나와라”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대표는 ‘고발 사주’ 의혹을 받은 고발장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피고발인으로 명시돼 있다. 미래통합당의 고발로 촉발된 검찰 수사로 기소된 최 의원은 지난 6월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정은주 기자

 

김웅, 텔레그램 메시지 공개된 당일도 ‘모르쇠’…“기억 안 나”

손준성에게 받은 파일 전달한 메시지 나왔지만

“확인할 방법 없다” 입장 반복하며 의혹 키워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입장문을 내어 거듭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자신이 ‘고발장’을 전달한 정황이 공개됐는데도,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없다”, “확인할 방법이 없다” 등 핵심 쟁점에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제게 들어온 제보와 자료들 대부분은 당에 전달했지만, 문제가 된 고발장을 실제로 받았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전달받았다면 이를 당에 전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발장을) 전달받았다 하더라도 보도 내용에 따르면 총선이 임박한 상황인데 이를 신경 쓰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검찰 측이 작성한 문건이라면 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 의혹과 관련한 자료가 진실한지, (언론에) 제보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제보자 측이 밝힐 문제”라고도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직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측근인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부터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이를 미래통합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의혹이 처음 제기됐던 지난 2일 “당시 의원실에 수많은 제보가 있었고, 제보받은 자료는 당연히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며 “당시 전달받은 대화창은 모두 지웠기 때문에 현재 문제되고 있는 문건을 제가 받았는지,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한겨레>가 김 의원이 손 정책관에게서 받은 파일을 다른 이에게 전달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는데도, ‘확인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힐 책임을 ‘검찰’과 ‘제보자’에게 떠민 것이다. 그는 첫 보도 당시 입장문에선 “공익제보를 마치 청부 고발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공익제보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받은 고발장 파일을 당시 미래통합당 인사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확인하시면 방 폭파”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해서는 “대화창을 삭제한 것은 위법 여부와는 무관하게 제보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한 일상적인 일”이라며 “​설사 제보 자료를 당에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제보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를 당에 단순 전달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는 이날 취재 기자와 김 의원 사이 통화 내용 전문을 공개하고 김 의원이 “(윤 전 총장 아내 내용이 담긴 고발장 내용에 대해) 검찰 측 입장에서 들어왔던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취재 기자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김웅 의원도 (자신과의 통화에서) ‘그쪽 그리고 윤 총장 쪽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손준성 검사를 사실상 윤 총장 메신저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김웅 “(김건희 고발장은) 검찰 측 입장에서 전달” 취재기자에 말해

‘윤 총장 고발 사주’ 보도 기자

“김웅, 고발장 검찰 쪽 입장에서 전달” 진술

 

            김웅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고발장은) 검찰 측 입장에서 전달된 것 같다”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이 (고발장을 전달한) 손준성 검사를 사실상 윤 전 총장의 메신저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전혁수 <뉴스버스> 기자는 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김웅 의원에게 관련 내용을 물어봤고 (검찰 측 입장이라고) 인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기자는 “(김 의원이) 계속 최강욱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내가 초안을 잡았다, 애초에 내 아이디어였다는 얘기를 계속해서 김건희씨 얘기는 왜 들어갔느냐고 물어봤다”며 “그때 (김 의원이) ‘그건 아마 검찰 측 입장에서 전달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전 기자는 이어 “김웅 의원도 그쪽 그리고 윤 총장 쪽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해서 손준성 검사를 사실상 윤 총장 메신저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뉴스버스>는 이날 취재 기자와 김웅 의원이 통화한 내용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를 보면, 김웅 의원은 “제가 봤었을 때 검찰 측 입장에서 들어왔던 것 같고, 저는 사실 그 부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고”라며 “그때 아마 제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고 했다.

 

앞서 <뉴스버스>는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송파갑 김웅 후보에게 유시민·최강욱·황희석 등 여권 정치인에 대한 형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고발장에는 윤 전 총장 본인과 그의 부인 김건희씨의 피해 사실이 적시돼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의혹이 최초 보도된 지난 2일 “당시 의원실에 수많은 제보가 있었고 제보받은 자료는 당연히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고 해명한 뒤 추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미나 기자

 

김웅 “고발장 내가 만들었다”…4분35초 녹취록 공개한 장제원

지난 1일 <뉴스버스>와 김웅 통화 녹취록 공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뉴스버스가 공개하지 않은 김웅 의원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와 김웅 의원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김 의원이 고발장은 자신이 만들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장 의원은 이날 오후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은 지난 1일 <뉴스버스>와 최초 통화를 하면서 분명한 어조로 고발장은 자신이 만들었다고 증언했다”며,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부터 4분 35초 동안 통화한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서 <뉴스버스> 기자가 “최강욱, 유시민 고발장을 전달했던데 윤 전 총장에게 요청받았냐”고 묻자, 김 의원은 “아니다. 윤 총장하고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검찰 쪽에 재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준성이(손준성 검사)와 이야기했는데 그거 제가 만들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뉴스버스가 공개하지 않은 김웅 의원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뉴스버스가 공개하지 않은 김웅 의원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장 의원은 <뉴스버스>가 김 의원과 통화 내용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며 녹취록 공개를 요구했다. 윤석열 캠프도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어 “김웅 의원이 최초 해명에서 ‘고발장 작성자는 자신’이라고 밝힌 점과 손준성 검사가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한 점을 볼 때 고발장 작성은 김웅 또는 제3자가 작성한 것으로 보는 것이 진실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장나래 기자

 

손준성, ‘제보자X' 판결문 열람하고 고발장 직접 썼을까?

손준성 검사 열람기록 나오면 정식 감찰 전환될 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야당에 범여권 인사 등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 감찰부가 진상조사에 나선 가운데, 감찰의 우선 조사 대상은 실명 판결문 열람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명 판결문은 당사자 외 현직 판·검사만 열람할 수 있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을 통한 열람기록은 전산망에 남기 때문이다.

 

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 감찰부는 윤 전 총장이 재직하던 지난해 4월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이는 범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인 지아무개씨 실명 판결문 3건 등 자료 실체와 전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손준성 검사.

 

특히 대검 정보통신과는 지씨의 실명 판결문 유출 의혹과 관련해 임의제출 방식으로 검사가 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는 ‘킥스’ 접속기록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이 손 검사나 수사정보정책관실 관계자의 판결문 열람기록을 확인한다면, 정식 감찰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대검 관계자는 “킥스 접속기록 등을 확인해 검사 비위 정황이 어느 정도 포착되면 감찰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 검사가 지씨 동의 없이 김 의원에게 실명 판결문을 유출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이 경우 유출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나 개인 컴퓨터 열람이 필요해 강제수사로 확대될 수도 있다.

 

대검은 손 검사의 고발장 작성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대검 감찰부는 손 검사의 업무용 컴퓨터를 확보해 고발장 관련 파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부서가 정기적으로 삭제 작업을 하는 데다 개인용 컴퓨터로 작성했을 가능성도 있다. 감찰이 아닌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짚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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