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수십m 관통…갱도·지휘소·미사일 '사일로' 등 파괴 가능

 

     현무-2 미사일 정확도 [국방과학연구소 홍보영상 캡처]

 

군 당국이 전술핵무기급의 파괴력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은 탄두 중량이 최대 3t에 이르는 지대지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해 거의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앞으로 몇 차례 시험 발사 과정을 거쳐 최종 전력화 시기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2022~2026 국방중기계획'에서 "파괴력이 증대된 지대지·함대지 등 다양한 미사일을 지속해서 전력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5년 이내에 실전 배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간 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탄두 중량 1.5t의 현무-2A, 1t의 현무-2B(이상 탄도미사일), 500㎏의 현무-2C(순항미사일)에 이어 최근에는 2t의 '괴물미사일' 현무-4 개발에 성공했다.

 

탄두 중량 최대 3t의 탄도미사일은 지하 수십m를 뚫고 들어갈 수 있어 견고한 갱도와 지휘소는 물론 지하 미사일 시설인 '사일로'까지 파괴할 수 있어 핵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하기 전에 무력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탄도미사일이 거의 전술핵무기급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한다.

 

무거운 탄두 중량에도 사거리가 350~400㎞에 이르러 전방에 배치되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번 중기계획 발표 자료를 통해 "지난 5월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따라 기존 지상표적 위주 타격에서 갱도 및 건물 파괴가 가능하고, 오차 면적을 테니스장 크기에서 건물 출입구 정도로 줄여 정밀도가 향상된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전술핵’ 위력에 필적하는 신형 미사일 만드나?

2022~2026년 중기국방계획

“더 멀리· 강하게· 정밀하게 발사하는

 다양한 플랫폼의 미사일 개발” 명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이어지던 2017년 11월 해군 이지스 구축함이 새벽 어둠 속에서 해성-2(함대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해군 제공

 

국방부가 향후 5년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상쇄하기 위해 “파괴력이 증대된 다양한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전력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부에서 재배치를 요구하고 있는 전술핵에 버금가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 탄도미사일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2일 공개한 ‘2022~2026 국방중기계획’에서 향후 군이 추진할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더 멀리, 강하게, 정밀하게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 △파괴력이 증대된 지대지·함대지 등 다양한 미사일 △2021년 5월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라 잠재적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발휘하고 핵심표적 타격 능력을 증대시킨 미사일을 개발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현재 한국군은 현무-2(탄두 중량 1.5t)라는 이름의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실전 배치 중이고, 지난해 이보다 훨씬 큰 위력을 갖는 현무-4(탄두 중량 2t으로 추정)의 시험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또 500kg 정도 탄두를 실을 수 있는 순항 미사일인 현무-3도 보유하고 있다. 그밖에 함선에서 발사하는 함대지 미사일과 감수함에서 쏘는 잠대지 미사일로 각각 해성-2와 해성-3을 실전 배치해 두고 있다.

한국군의 미사일 능력 향상에 새 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 5월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그동안 독자 미사일 개발을 제약해 왔던 미사일 지침(사거리 800㎞ 이상의 탄도 미사일 개발 금지)이 종료되면서부터다. 국방부는 그 직후인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른 방위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이를 실현하는 구체 방향으로 “우리 군 주도의 방위역량을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전력체계 등을 보완·발전”시키고, “공중·해상 기반 우주발사체를 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등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방부가 미사일 지침이 종료된 직후 “전력체계 등을 보완·발전시킨다”고 언급하면서, 800㎞라는 사거리 제한을 받지 않으면서도 매우 큰 위력을 자랑하는 현무-5 탄도 미사일과 새로운 함대지 미사일 등을 개발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군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탄두 중량이 최대 3t에 이르는 지대지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해 거의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앞으로 몇 차례 시험발사 과정을 거쳐 최종 전력화 시기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이 미사일이 배치되면 전술핵 무기급의 위력을 발휘해 적의 견고한 갱도나 지하 지휘소를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국방부 역시 이날 자료에서 “기존 지상표적 위주 타격에서 갱도 및 건물 파괴가 가능하고, 오차를 테니스장 크기에서 건물 출입구 면적으로 줄인” 미사일을 만들겠다는 의미심장한 표현을 담았다. 길윤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