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팬덤·SNS 영향력 바탕으로 사회적 역할도 앞장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사' 임명된 BTS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유엔과 잇따라 손을 잡고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낸다.

 

K팝 스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강력한 힘을 지닌 문화적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사회적 역할과 활동 범위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 BTS, 유엔 'SDG 모멘트' 행사서 연설·영상 퍼포먼스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된 BTS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 'SDG 모멘트(Moment)' 행사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연설하고 영상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BTS는 이를 위해 18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다.

 

유엔 등에 따르면 'SDG 모멘트'는 국제사회가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개발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을 논의하는 회의다.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잇는 새 개발 목표로 SDG를 채택했다. SDG는 17개 주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돼 있으며, 빈곤·기아 종식부터 기후변화 대응·양질의 교육 보장·불평등 감소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인류 공동의 과제이자 '청사진'이다.

 

BTS는 미래 세대를 대변하는 인사로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근 공식 SNS에서 젊은 세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표현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4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는 "저희가 여러분을 대신해 유엔에 가게 된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 잘 전달해야겠다는 사명감, 책임감이 커졌다"며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의 이야기와 생각을 유엔에서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18일에는 SDG 달성을 위한 팝업 캠페인에 참여, "우리는 인종차별·혐오 발언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2018년 유엔 무대 선 방탄소년단 [UPI=연합뉴스]

 

◇ 블랙핑크, 유엔 SDG 홍보대사…"더 좋은 세상 향한 길에 동참 영광"

 

블랙핑크가 같은 날 유엔으로부터 홍보대사(Advocate)로 위촉된 분야도 SDG다.

 

현재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벨기에 마틸드 왕비 등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SDG 달성을 독려하고 있다. 아시아 가수가 위촉된 것은 블랙핑크가 최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신을 받고 SDG의 취지에 깊게 공감해 기쁜 마음으로 참여를 결정했다"고 이날 설명했다.

 

블랙핑크는 소속사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동참하게 돼 영광"이라며 "블링크(팬클럽)와 함께 SDG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유엔이 BTS·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거대한 팬덤을 거느린 이들이 자연스럽게 청년 세대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도 하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홍보대사 위촉된 블랙핑크[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높아진 K팝의 위상…사회적 역할에도 앞장

 

K팝 팬덤 특유의 충성도와 결집력, 행동력은 이들이 제시하는 의제와 메시지에 더욱 강력한 힘을 부여한다. K팝 스타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단순한 팬과 가수의 관계를 넘어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메시지가 될 수 있다.

 

BTS가 2018년 유엔 연설과 '러브 유어셀프' 연작 앨범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고 요청한 것은 전 세계 아미(BTS 팬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블랙핑크는 올해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로 위촉돼 팬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린 바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도 막대한 팔로워를 보유한다. 현재 전 세계 아티스트 가운데 유튜브 구독자 1위가 블랙핑크(6천670만 명), 3위가 BTS('방탄TV' 계정·5천800만 명)다.

 

K팝의 주요 소비층인 'Z세대'는 기후변화 등 현재 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세대여서 파급력은 더욱 크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홍보대사 위촉된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K팝 플레이리스트인 'K팝 대박'(K-Pop Daebak) 사용자의 84%는 10대와 20대로 나타났고 특히 18∼24세(51%)가 가장 많았다.

 

아울러 K팝 스타들은 영미권 가수들이 장악한 팝 시장의 주도권을 흔들며 자연스럽게 문화적 다양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BTS가 흑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온 것도 이런 이들의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