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5오버파로 부진 "도움 주고 싶었는데…초반에 호흡 안 맞아"

 

김효주와 유현주 [KLPGA 제공]

 

지난주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여자골프 세계랭킹 5위 김효주(26)가 이번 주엔 '캐디'로 투어 대회에 등장했다.

 

김효주는 24일 경기도 안산의 아일랜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 1라운드에서 유현주(27)의 일일 캐디로 나섰다.

 

도쿄올림픽 출전 이후 휴식기를 보내다 최근 국내 대회에 나섰던 김효주는 19일 끝난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미국 복귀를 준비하던 중 이날 하루 유현주의 캐디백을 멨다.

 

KLPGA 2부 투어에서 뛰는 유현주는 화려한 패션과 외모로 많은 팬을 두고 방송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선수로, 이번 대회엔 초청을 받아 출전했다.

 

김효주와는 지난해 한 방송의 이벤트 경기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았는데, 그때부터 김효주가 유현주에게 캐디를 맡아보고 싶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1라운드 후 기자회견에서 답변하는 김효주(왼쪽)와 지켜보는 유현주

 

1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유현주는 "어젯밤에도 김효주가 백을 메고 싶다고 해서 저녁 8시 반쯤 급히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김효주는 "유현주 선수와 같이 라운드해 보면 정말 샷이 좋은데 성적이 조금 아쉬워서 왜 그런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 5위 선수를 캐디로 대동했으나 유현주의 1라운드 결과는 좋지 못했다. 버디 2개, 보기 5개, 더블보기 하나를 묶어 5오버파 77타에 그쳐 기권자 2명을 뺀 106명 중 공동 92위에 그쳤다.

 

유현주는 "신나게 출발은 했지만, 김효주가 힘들거나 다칠까 봐 염려하면서 쳤다. 초반에 미스가 많아서 힘든 경기를 했다"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는 탄도가 있는 스타일인데, 효주는 굴려서 공략하는 스타일이다. 효주의 조언을 듣고는 싶은데, 내 나름의 치고 싶은 느낌도 있어서 어중간했던 것 같다. 전반에는 호흡이 좀 안 맞았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캐디백 멘 김효주

 

김효주 역시 "처음 호흡을 맞추다 보니 초반에 서로 사인이 안 맞았다"며 "잘 치는 선수가 성적이 안 나는 게 아쉬워서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 긴장을 많이 해서 잠도 못 잤다. 한 시간 간격으로 깼다. 아침에 밥도 안 넘어가더라"고 털어놓기도 한 김효주는 "다들 체력적으로 힘들 거라고 하던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이번 주말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출전을 준비한다.

 

그는 "제일 잘하는 건 캐디보다는 선수지만, 대회에 나오지 않거나 쉴 때 또 캐디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