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보고 행사에서 짧게 인사…사진 촬영시 나란히 이동

이, 발언하는 문 응시…'경기지사 경쟁' 전해철과도 웃으며 대화

 

기념촬영위해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참석자들과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후 이재명 후보를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축하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14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 성과를 점검하고자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행사 자체보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만남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이 후보는 청와대에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한 상황이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행사장에 먼저 도착한 이 후보는 지자체장들의 축하 인사를 받느라 바빴다.

 

이 후보는 송하진 전북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등의 인사를 받았고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도 축하를 건넸다.

 

경선 상대였던 최문순 강원지사와 양승조 충남지사도 이 후보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박남춘 인천시장과는 포옹하며 각별히 인사를 나눴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후보 경선 상대였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도 웃음을 띤 채 대화했다.

 

조금 뒤 문 대통령이 입장했다. 행사 초반까지만 해도 두 사람의 대화는 없었다.

 

문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선 뒤 전체 참석자에게 간단히 묵례하고 자리에 앉아 모두발언을 한 탓이다.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역별 초광역협력 사례 발표에 나선 이 후보는 "균형발전 정책은 배려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성장을 위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전체의 지속 발전과 과밀 정책 해소에 중요한 만큼 경기도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행사 종료 후 참석자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모이는 순간 잠시 대화했다.

 

현장에 있었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악수를 했고, 문 대통령이 이 후보에게 대선후보 선출을 축하한다는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가 승리하자 "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지사의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며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조만간 별도의 회동을 통해 깊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애초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 선언이 늦어지면서 회동 시기도 유동적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 전 대표가 전날 경선 결과를 받아들인 덕이다.

 

이 후보가 오는 18일과 20일 경기도청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로 한 만큼 회동은 그 직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명, '승복' 이낙연과 메시지 발표 직후 전화통화

송영길 "이 당선자에게 이 전 대표 꼭 찾아뵈라 권유“

 

이낙연 경선 후보와 포옹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이낙연 경선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이낙연 전 대표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경선 결과 발표 후 첫 직접 소통이다.

 

14일 이 후보 측과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오후 이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경선 결과에 대한 수용 메시지를 낸 이후 이 전 대표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5시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고, 이 후보는 즉각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신 이낙연 후보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페이스북 메시지로 화답한 바 있다.

 

이후 이 후보가 연락을 취해 이 전 대표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표했고, 이에 이 전 대표도 당선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사람은 향후 일정 등 구체적인 대화까지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간의 첫 접촉이 이뤄진 만큼 향후 만남 등 협력 논의도 시간을 두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도 필요하고 이 후보는 국감을 준비하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며 "이후 만나 뵐 시간 등은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심경이 힘들고 복잡한 상황인 만큼 섬세한 배려가 필요한 때"라며 통화 내용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와 관련, 송영길 대표도 이날 오후 부산 김해공군기지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당선자(대선 후보)와 통화했는데 어제(13일) 이 전 대표와 통화를 했다고 한다"며 "저는 이 당선자에게 이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예우해서 꼭 찾아뵈라고 권유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또 "오늘 아침 이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긴 시간 통화하며 여러 말씀과 심경을 전해 들었고 조만간 찾아뵙기로 했다"며 "이 전 대표는 끝까지 경선에서 열심히 뛰어주셨고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당내 대선 경선에 나섰던) 추미애 후보는 상임고문단 회의 때 만났고 박용진 정세균 김두관 후보와는 모두 통화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며 "아픈 상처를 잘 보듬고 원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전 대표 측의 반발이 심한데 원팀 구성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지지하셨던 분들의 마음에 상처가 있을 것"이라면서 "설훈 의원이 승복의 글을 남겨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도 몇 번 드렸는데 연결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인터뷰에서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던 대다수의 분에게는 존경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캠프 해단… “모멸하고 인격 짓밟아, 정치할 자격 없어”

송영길 대표 등에 ‘불편한 심기’ ‘원팀 선대위’ 합류 시간 걸릴 듯

 

14일 민주당 대선 경선 캠프를 해단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양손을 올려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가 14일 해단했다. 경선이 끝나고 나흘간 칩거 끝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대표는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는 것은 정치할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자격 등으로 선거 운동에 본격 합류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에서 “요즘 ‘저건 아닌데’ 싶은 일들이 벌어져 제 마음에 조금 맺힌 것이 있었다”며 “정치인들의 오만을 느끼면 국민이 심판한다. 지지한 국민을 폄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지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된다. 일시적으로 경쟁할 수는 있지만, 다시 하나의 강물이 되어야 한다”며 “다시 안 볼 사람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어 열을 내는 것, 그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송영길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이낙연 캠프에서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했던 설훈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 대변인처럼 한다”고 비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12일 서면 논평을 통해 “해당 행위를 하지 말라”며 설 의원을 공개 비판한 것도 이 전 대표 쪽에 충격파가 컸다고 한다.

 

이 전 대표가 당 지도부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만큼 이 전 대표가 쉽사리 선대위에 합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원팀 선대위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송 대표와 이재명 후보는 이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더욱 공을 들일 참이다. 송 대표는 이날 부산 영도구 태종대공원 순직선원위령탑에서 열린 ‘순직선원 위패봉안 및 합동위령제’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제가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했고 긴 시간 통화했다. 조만간 찾아뵙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도 전날 이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경선 승복 메시지에 감사함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쪽 관계자는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공식적인 제안이 온 것도 아니고, 여러 상황상 그런 논의를 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구성에 참여하고 있는 당 지도부 관계자도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를) 수용하자마자 빨리 털고 오라고 재촉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격한 갈등이 있었으니 모두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하얀 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