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틀은 우주멀미 체험…무중력 체험 놀라운 경험”

● 경제 & 과학 2021. 10. 18. 11:57 Posted by 시사 한겨레 ⓘ한마당 시사한매니져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사상 첫 민간 우주여행팀 체험담

‘인스피레이션 4’ 참여 프록터  ‘내셔널 지오그래픽’ 인터뷰

 

 지구를 배경으로 찍은 인스피레이션4팀의 기념촬영 사진. 오른쪽 위에 있는 사람이 시안 프록터다. 인스피레이션4 제공

 

“처음 이틀은 머리가 아팠다. 사흘쨋날이 돼서야 우주에 적응이 되는가보다 했는데 돌아와 아쉽다.”

 

사상 첫 민간 우주여행팀 인스피레이션4의 시안 헤일리 프록터(51·Sian Hayley Proctor)는 우주에서의 3일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지난 9월15~18일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보다 높은 고도 575㎞의 궤도에서 사흘간 우주를 체험하고 돌아왔다.

 

우주선에서 지구와 화상통신하고 있는 인스피레이션4팀. 인스피레이션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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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적응되려는 순간 집에 가야 한다니”

 

그가 최근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생애 첫 우주여행의 경험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그는 “첫날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우주멀미는 많은 이들이 겪는 것 가운데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어 둘쨋날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머리가 조금 지끈거렸다. 이번 여행팀의 리더였던 기업인 제러드 아이잭먼도 지구로 돌아온 직후 이틀 동안은 머리가 아팠다고 말한 바 있다.

 

프록터는 셋쨋날 잠에서 깨어나자 비로소 콧노래가 나오면서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말했다.

 

“이제 적응이 돼서 좋았다. 그런데 집에 가야 한다고? 이건 아니었다.”

 

프록터는 우주여행 중 자신이 무척이나 꿈꿔온 무중력을 체험한 것에 대해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우주에서 돌아온 지난 2주 기간 중 적어도 절반 이상의 밤은 우주에서 지내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그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면 그런 놀라운 능력이 바로 이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여행을 다시 하겠느냐는 질문에 “더 오래 여행하고 싶다”고 단언했다. 그는 “3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5일 정도면 완벽한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안 프록터가 우주여행 중에 찍은 오리온 별자리. 프록터는 “사람들이 우주에서 본 별은 어떠냐고 묻는데 이 사진이 가장 멋지게 나왔다”고 말했다. 시안 프록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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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많이 했지만 막상 출발 순간은 오싹

 

지질학자, 예술가이자 조종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는 그는 이번 여행에서 조종사 역할을 맡았다. 그는 2009년 나사 우주비행사 선발전에서 최종 결선까지 진출한 바 있다. 이번 여행은 전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이뤄졌지만, 그는 5개월에 걸친 훈련 기간 중 우주선이 궤도를 이탈하는 경우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동으로 조작하는 법을 배워둬야 했다.

 

그를 비롯한 여행팀원 4명은 지상에서 우주여행의 전 과정을 여러번 시뮬레이션 했다. 하지만 첫날 발사대에서 출발하는 순간은 모두가 정말로 오싹했다고 그는 전했다.

 

     우주여행 중 찍은 지구. 인스피레이션4 제공

시안 프록터가 우주여행 중 찍은 지구의 밤. 흰줄무늬는 위성의 이동 궤적이며, 오른쪽 푸른색 얼룩은 유리에 빛이 반사돼 생긴 것이다. 시안 프록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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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백미는 조망…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낙하산 펼칠 때

 

그는 “이번 여행의 백미는 큐폴라(조망용 투명 돔)를 통해 지구를 보는 것이었다”며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숨막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큐폴라는 우주선 꼭대기의 도킹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설치한 것으로, 돔 전체가 투명 통유리로 돼 있다. 따라서 아무런 시야 방해를 받지 않고 지구와 우주를 조망할 수 있다.

 

스페이스엑스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크기는 지름 4미터, 높이 8미터다. 4명이 사흘간 지내기에는 공간이 좁지 않을까? 프록터는 “우주왕복선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지만 드래건 우주선은 캐딜락처럼 널찍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 4개의 튼튼한 낙하산이 펼쳐지는 장면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바다에 내동댕이쳐져 죽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른쪽 위 벽에 부착된 것이 화장실 변기다. 가운데 원통형이 대변용, 오른쪽 깔때기가 소변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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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우주선에서 용변은 어떻게 봤을까

 

순조로웠던 이번 여행에서 딱 하나 문제가 생긴 부분이 있다. 화장실이었다.

 

인스피레이션4 여행이 끝난 직후 사령관 역할을 맡은 아이잭먼은 언론 인터뷰에서 화장실 사용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이를 인정하고 다음번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프록터는 배설물을 흡입하는 팬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팬이 작동하지 않으면 배설물이 변기 밖으로 흘러나와 우주선 내부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프록터는 “경고음이 울렸지만 무슨 문제인지 파악해 곧 해결했다”며 “실제보다 부풀려져 알려진 것같다”고 말했다.

 

                                  토마스 페스케 트위터

 

별도의 공간이 있는 국제우주정거장과 달리 크루 드래건의 화장실은 벽걸이형이다. 측면 출입구(출발 때 사용)와 상단 출입구(도킹 때 사용) 사이의 벽에 부착돼 있다. 인스피레이션은 이 상단 출입구를 조망용 돔으로 개조했다.

 

이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간 우주비행사 토마스 페스케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사용할 땐 프라이버시를 위해 커튼을 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립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편하다. 그는 “한 가지 장점이라면 용변을 보면서 우주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화장실은 조망용 돔 바로 아래쪽에 있다(구조도 참조).

 

    우주선 투명 돔에서 우주를 조망하는 모습(상상도). 인스피레이션4 제공

 

프록터는 아쉬운 점도 토로했다. 그는 “이번에 알게 된 것 가운데 하나는 우주 시설이, 많은 경우 남성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더 넓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이번에 각자에게 맞춤 우주복을 만들어준 스페이스엑스를 칭찬했다. 그는 자신이 입었던 우주복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박물관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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