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1 회장 딸 · 프리미어리그 구단주 · 유명선수 출신 피해

알프레도 린들리 주범 지목 추적중…세르비아 수도에 사는 듯

 

이탈리아 밀라노 경찰이 공개한 알프레도 린들리의 얼굴 사진.

 

유명 인사 집 세 곳에서만 400억원 이상 금품을 훔친 ‘영국 사법사상 최고 도둑’의 신원이 드러났다.

 

<BBC>는 영국 경찰이 2019년 12월 호화 저택 3곳에서 2600만파운드(약 419억원)어치 금품을 털어 달아난 사건의 주범으로 페루 출신의 알프레도 린들리(40)를 지목하고 검거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1(F1)을 개최해온 버니 에클스턴 포뮬러1그룹 회장의 딸이자 모델인 테머라 에클스턴, 유명 축구 선수 프랭크 램퍼드, 타이 재벌로 영국 프로축구팀 레스터시티를 소유했던 비차이 스리바드하나프라브하의 집이 린들리의 표적이었다.

 

2019년 11월30일 공범과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런던에 온 린들리는 호텔을 잡고 이튿날부터 도둑질에 나섰다. 램퍼드 부부가 집에 없는 틈을 타 고급 시계와 목걸이 등 5만파운드어치를 털었다. 며칠 뒤에는 2018년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한 스리바드하나프라브하가 살던 집에 들어가 고급 시계들과 현금 40만파운드를 건졌다. 일당은 이렇게 큰 수입을 올린 이튿날 일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성공을 축하하려는듯 760파운드(약 123만원)짜리 샴페인을 마셨다. 12월13일에 에클스턴의 집을 터는 것으로 13일간의 ‘런던 털이’가 마무리됐다. 일당은 에클스턴의 집 한 곳에서만 보석류 400점과 막대한 현금을 훔쳤다. 이것만으로도 영국 사법사상 최대 도둑질로 기록됐다.

 

린들리의 도둑질은 유럽 국가들의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었다. 2009년에는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인터밀란이 경기하는 틈을 타 이 팀 미드필더 2명의 집을 털었다. 1만5천파운드를 보관한 금고와 고급 시계 28점 등 100만파운드가 넘는 금품이 도난당했다. 린들리는 그해 말 밀라노의 유명 디자이너의 유족 집에 침입해 200만파운드어치 보석이 든 금고를 빼돌렸다. 이때 침입 장면이 감시 카메라에 잡혔다.

 

애초 영국 사법당국은 루마니아인들을 런던에서 발생한 초대형 절도 사건 공범으로 보고 기소했으나 이들은 재판을 통해 혐의를 벗었다.

 

린들리는 유럽 각국 사람들이 쓰는 이름으로 적어도 가명 19개를 사용하며 부잣집을 털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BBC>는 그가 건설업자로 행세하며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8월27일 조직 범죄 연루를 이유로 베오그라드 법원에 출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르비아 당국은 영국으로 그를 추방하라는 요청은 거부했다. 앞서 이탈리아는 린들리의 도둑질에 가담한 이탈리아인 3명을 붙잡아 영국으로 보냈다. 이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