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생체정보분석업체, 감기 유전자 코드를 오미크론서 확인

감기·코로나19 동시 감염자 유래 가능성…치명률 등 지켜봐야

 

4일 영국 런던의 번화한 옥스퍼드 거리가 마스크 쓴 사람과 안 쓴 사람들로 뒤섞여 북적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다시 도입했다. 런던/AFP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 바이러스와 일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어 다른 코로나19 변이보다 더 전파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때문에 인체엔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생체의학정보 분석업체 ‘엔퍼런스’의 연구진이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 한 조각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이 변이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SARS-CoV-2’와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HCoV-229E’에 동시에 감염된 이에게서 처음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코로나19와 다른 변이에선 HCoV-229E와 같은 유전자 코드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인 SARS-CoV-2가 이미 감기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에게도 감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간의 허파와 소화기 세포는 동시에 두 종류의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들 간의 유전자 물질 교환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생명공학자 벤키 순다라라잔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감기 바이러스와 이런 ‘놀라운’ 유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간 숙주”에 익숙하고, 그래서 인간의 면역 체계를 더 잘 회피할 수 있게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계절적인 감기의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한 조각을 흡수했고 그래서 인체에서 더 효과적으로 살아남고 퍼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공식 발표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며 아직 동료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좀 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오미크론이 강력한 전파력을 갖춘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남은 관심사는 이 바이러스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여부다. 바이러스는 좀 더 전파력이 강한 쪽으로 진화하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특성을 잃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순다라라잔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런 일반적인 경향을 따라갈지 확정 짓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데이터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엄청난 전파력을 선보이며 전 세계로 번져나갔다. 특히 남아공에서는 지난달 25일 2465명이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일에는 1만6055명으로 6.5배 늘었으며, 오미크론 변이는 이 중 신규 확진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압도적인 우세종이 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앤터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3일 <블룸버그 티브이>에서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급증했지만 중증 환자는 그만큼 늘어나지 않은 것은 “위안이 되지만 확정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거기에는 시간 지체가 있을 수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병수 기자

 

오미크론 공동발견자  "변이전구체 이미 오래전 발생"

볼프강 프레이저 교수 "알파·베타 전부터 별개로 진화"

 

최근 발견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독일 dpa통신이 4일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 공동발견자의 한 사람인 볼프강 프라이저 교수는 이날 이 통신과 인터뷰에서 "최신 정보에 의하면 오미크론 변이의 초기 형태는 알파와 베타 변이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별개 바이러스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 슈텔렌보쉬 대학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프라이저 교수는 이 초기 형태의 바이러스가 이후 여러 달에 걸쳐 조용히 진화를 거듭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문제는 왜 오미크론 변이가 그렇게 오랜 시간 잠복해 있다가 이제야 발견됐느냐는 것, 따라서 지금도 한두 개 변이가 어딘가에 숨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이었다.

 

남아공과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는 다른 변이에 비해 많은 종류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세포 침투를 돕는 스파이크 단백질 내 퓨린 분절 부위 근처에서 변이가 많이 일어난다.

 

독일 질병관리청 격인 로버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지난 1일까지 모두 4건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감염자들은 모두 남아공을 여행하고 돌아온 이들이었다.

 

또 다른 8건도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오미크론 변이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유럽에서 지배적인 변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 속도와 감염의 심각성,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된 통계상으로 볼 때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유럽 전역으로 퍼졌을 것이라고 유럽연합(EU) 보건 당국은 최근 밝혔다.

 

프라이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며, 오미크론 감염자가 다른 변이 감염자와 비교해 증상이 경미하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어 그렇게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어린이들이 특히 오미크론에 취약한지도 분명하지 않다며 "남아공에서 어린이 입원 환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발생과 관련해 다양한 가설이 존재한다면서, 오미크론 변이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또는 다른 면역결핍 환자의 몸에서 생겨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은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서는 바이러스가 여러 달에 걸쳐 자기복제를 거듭하고, 면역체계에 의해 완전히 거세되지 못한 채 조금씩 변형된다는 사실이라고 프라이저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가설은 추정일 뿐 확인된 사실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오미크론 변이가 동물의 몸에서 생성됐다는 가설도 있다.

 

오미크론 등 세계 경제 4대 위험에도…회복세 유지할 가능성

 감염병 · 공급망 · 중국 경제 · 미국 통화정책 ‘4대 변수’

 한은 “감염병 긴 흐름에서 완화, 공급망 차질 내년 해소”

“중국 성장세 급격한 둔화 어렵고, 미국 금리인상 완만할 듯”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감염병 전개 양상, 공급 차질 해소 시점, 중국 경제 둔화 여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변수들을 종합하면 세계 경제가 아직은 회복 흐름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해외경제 포커스’ 자료를 통해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면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감염병 양상 △글로벌 공급 병목 △중국 경제 둔화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을 꼽았다.

 

한은은 감염병에 대해 “치명률 등이 불확실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향후 감염병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도 “긴 흐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방역 강도도 완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라고 했다.

 

세계적 공급망 차질도 내년 중 해소될 것이라는 시각이 아직 우세하다. 한은은 “주요 기관은 공급 제약이 점차 완화됨에 따라 올해 겨울이 지나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도 내년 중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류 차질도 점차 해소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듀크대와 리치몬드·애틀랜타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3분기에 기업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예상하는 물류 차질 해소 시점은 내년 상반기 35%, 내년 하반기 이후 49%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노동 공급 차질은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에 계속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다. 중국은 헝다 사태와 전력난, 고강도 방역 정책 고수 등으로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중국의 재정 여력과 양호한 대외 수요를 감안할 때 내년 중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중요하다. 연준은 지난 11월부터 시작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예상보다 빨리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에 테이퍼링을 끝내고,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은은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최대한 완만하게 진행할 것으로 바라봤다. 한은은 “미국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겠지만, 금리 인상을 포함한 정상화 과정 자체는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