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4월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남자들이 어린이와 여성을 먼저 대피시켰다는 이야기는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이 사건 관련 전문가이자 작가인 클라에스-고란 베터홀름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이 난파선 전시회와 관련해 '더 메일 온 선데이스 유'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마지막 구명정을 타고 살아난 이들 가운데는 남자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스웨덴 출신으로 이번 전시회 큐레이터인 그는 케이트 윈즐릿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블록버스터 영화 '타이태닉' 덕분에 세계인들이 110년 전 사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여자와 어린이의 대피 이야기 등 '신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 비극적 사건을 반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침몰하는 타이태닉호 / 런던 해양박물관 홈피 캡쳐

 

베터홀름은 당시 여자와 어린이를 구명정에 먼저 태우라는 선장의 명령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우현에 있던 일등 항해사 윌리엄 머독이 먼저 대피하면서 남자들이 구명정에 타는 것을 제지하지 못했으며, 생존한 323명의 남자 가운데 80%가 이곳 구명정을 타고 내렸다고 밝혔다.

 

타이태닉호에 타고 있던 사람은 모두 2천208명으로 생존자는 695명이다.

 

그러나 반대편에 있던 이등 항해사 찰스 라이톨러는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태우라는 선장의 명령을 곧이곧대로 따라 65명이 탈 수 있는 구명정에 고작 28명만 태우고 남자들을 배에 둔 채 떠났다.

 

베터홀름은 또 승객들의 국적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 등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승객들이 백인 위주가 아니라 시리아와 레바논 등지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아랍인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승무원 중 이들의 비율은 다섯 번째로 많았고, 이들은 프랑스 북부 셰르부르에서 합류했다고 베터홀름은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타이태닉호 승객과 승무원들이 갖고 있던 소지품 200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델레그래프는 이번 전시회는 방문객들이 잊을 수 없는 과거로의 여행에 빠져들도록 배에 있던 선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