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수도 키이우 인근서 반격… 게릴라전 등으로 공략
러, 예상 밖 고전에 공습·원거리 타격 등 무차별 공격 나서
러군 공습에 화염이 치솟는 우크라 마리우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이 지나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에 막혀 주요 정체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를 탈환하는 등 러시아군의 포위망을 뚫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지상 작전보다는 원거리 폭격을 통해 주요 도시에 타격을 가하는 전술을 구사하면서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쟁 개시 후 우크라이나 북부 일부와 동부 돈바스, 남부 흑해 연안 일부를 점령했지만 최근엔 대부분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막혀 거의 전진을 못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재블린 등 휴대용 로켓 등으로 러시아군의 탱크 등 군 병력을 기습 공격한 뒤 달아나는 게릴라 전술로 러시아군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러시아군은 전선에서 예상보다 고전하면서 준비해 간 보급에 문제가 생기자 심각한 사기 저하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서방 언론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2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 점령군의 탄약과 식량, 연료 등의 비축량은 사흘 치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서 나서 일부 전선에선 빼앗겼던 주요 도시를 탈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의 산업단지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2일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의 소도시 마카리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키이우와 연결된 핵심 고속도로 한 곳의 통제권을 되찾고 러시아군의 키이우 서북부 포위를 막을 수 있었다고 국방부는 주장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도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인근 일부 지역에서 반격에 나서 마카리우와 북서부 도시 모스천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CNN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군이 공략을 강화한 남부지역에서도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동부 루한스크의 루비즈네, 세베로도네츠크 등지를 공격했으나 퇴치했고 마린카 지역에선 적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는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러시아군이 점령지인 헤르손의 공항에 배치했던 헬기들을 모두 이동시켰다고 보도하며 이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하는 징후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지역에서 반격에 나섰다고 해도 아직은 전세에 큰 변화가 생긴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러시아군은 지상 작전보다는 공습과 원거리 미사일 타격 등에 집중하며 키이우와 마리우폴 등 주요 도시를 민간건물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괴롭히고 있다.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면 러시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지만 우크라이나로서도 마냥 이를 감수할 수만은 없어 협상장에서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지상전에서 고전하자 핵심 도시에 대한 포위전술과 원거리 공격으로 전환하는 '플랜B'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키이우 인근까지 진출한 러시아군은 최근엔 점령지 주변에 참호를 파거나 운송망을 개선하는 등 자체 정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정부는 일부 전선에선 지상전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일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일부 전진했다"고 밝히고 "러시아군의 '특수 군사작전'은 철저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선 무차별 폭격으로 도시 기능을 마비시켜 놓고 지상군을 시내 방향으로 전진시키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ISW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의 포위망을 줄이면서 느리지만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리우폴 이어 헤르손도 30만명 ‘재앙 위기’…식량·의약품 거의 동나
러 점령 20일째… 식량 · 의약품 부족
마리우폴 10만명도 대피 어려움 겪어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 인근 전투 격렬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 20일째를 맞고 있는 우크라니아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21일(현지시각) 항의 시위대가 러시아군이 쏜 섬광 수류탄을 피하고 있다. 헤르손/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남동부 주요 도시 마리우폴에 이어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도 인도주의적 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흑해 연안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오데사 접근의 교두보가 되는 주변 지역에서도 전투가 격렬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연설에서 마리우폴이 폐허로 변했다며 도시 탈출을 원하는 이들이 10만명에 달하지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식, 물, 의약품이 모두 동났다며 러시아가 “폭격 또는 의도적인 공포 조성”을 통해 인도주의 통로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무원과 피란민 탈출용 버스 운전사 등이 포로로 잡혔다며 큰 어려움 속에서도 이날 7026명이 가까스로 도시를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흑해 인근 도시 헤르손도 도시 봉쇄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헤르손 주민 30만명이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외무부는 “러시아군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어 식품 등이 거의 동 난 상태”라며 “러시아는 주민 대피를 위한 통로를 열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헤르손은 흑해 연안 최대 항구 도시인 오데사 인근의 주요 도시로, 러시아군의 점령 이후에도 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21일 주민들이 거리에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러시아군이 공중으로 위협사격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헤르손 현지 언론은 22일에도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졌고 러시아군은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오데사 시내 주거 지역에 폭격을 가하는 등 이 도시에 대한 공세를 차츰 강화하는 가운데 오데사 진입의 핵심 통로가 되는 작은 도시 보즈네센스크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이틀동안 이 마을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아낸 뒤 러시아군을 동쪽 100㎞ 밖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예우헤니 벨리치코 시장은 우크라이나군이 주민들이 조직한 의용군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군을 격퇴했다며 “어떻게 우리가 이런 일을 해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벨리치코 시장은 러시아군이 조만간 다시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며 두번째 공세를 막아내기에는 무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21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주변 국가로 탈출한 피란민이 355만7245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0% 정도인 211만여명이 폴란드로 탈출했으며, 루마니아(54만여명), 몰도바(36만여명), 헝가리(31만여명)에도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머물고 있다. 러시아로 탈출한 피란민도 25만여명에 이른다고 난민기구는 전했다. 신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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