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 기밀문서 폭로

제보자 조르세티 “평형수계획의 핵심증거”

일본 외무성 기밀문서 공개는 이번이 처음

지난 7일의 조르세티 7번째 제보와 일치

 

외무성이 주한 일본대사에게 보낸 전신

한국 전담 외무성 동북아 제1과가 주관

한국 쪽 반발에 대한 대응책 강구 주문

 

일본 외무성 동북아시아 1과가 주한 일본대사에게 보낸 공문서 원본(왼쪽)과 한글번역(오른쪽). 외무대신 왼편의 한자 표기는 공문서의 수신인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이것이 ‘평형수 계획’(Ballast Water Plan)에 대한 핵심 증거입니다. (일본) 외무성의 기밀문서가 세상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아마 처음일 것입니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해저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한 뒤 터널 배출구에서 나오는 핵오염수를 대형 선박 평형수로 실어 전 세계의 항구로 퍼뜨려 후쿠시마 사고원전 앞바다의 해수 방사능 농도를 신속하게 기준치 이하로 낮추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난 7일 ‘조르세티’의 제보가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일본 외무성 공식문서로 보이는 문서가 입수됐다.

외무성 동북아 1과가 주한 일본 대사에게 보낸 문서

조르세티 본인이 입수해 지난 11일 8번째의 영문 제보(제8신)과 함께 <더탐사>에 보낸 이 문서는 일본 외무성(本省) 북동아시아 제1과(亞北 1. ‘한국에 관한 외교정책’ 전담) 주관 아래 ‘외무대신’(외상=외무장관) 명의로 지난 7월 28일(레이와[令和] 5년 7월 28일) 서울의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에게 보낸 ‘전신(電信)’이다. 보존기간이 2025년 12월 31일까지로 돼 있는 이 문서에는 ‘취급주의’ 도장이 찍혀 있고 ‘ALPS(첨단액체처리 시스템. 일본정부는 이를 ’다핵종제거설비‘로 표기) 처리수(밸러스트수[ballast水])’라는 제목 아래 문서번호 ‘제2238호(취급주의)’가 붙어 있다.

한국쪽 반발 예상, 대응책 강구 주문

문서는 지난 7월 8일, 도쿄전력이 핵오염수를 저장하는 수조 J1 탱크군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고 평가했는데, “주요 7개 핵종 및 트리튬(삼중수소)의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를 대폭 초과해 3만 배나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지난 7일 보낸 제보 제7신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문서는 이런 결과를 두고 “환경성이 밸러스트수(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 쪽에 싣는 물=평형수)를 (해결책으로) 제안했다”고 돼 있다.

그 내용은 핵오염수의 해양 투기가 시작된 뒤에 화물선을 핵오염수가 나오는 해저터널 배출구 앞에 정박시켜 방류돼 나오는 핵오염수를 그 배들이 평형수로 싣고, 거기서 가까운 후쿠시마 현의 오나하마 항과 소마 항으로 가서 이를 “교환”함으로써 ‘ALPS 처리수’의 희석을 가속시켜 안전기준치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환경성의 이런 제안에 대해 한국 쪽에서 반발이 예상되므로, 대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한 일본대사에게 주문했다.

“내 모든 삶, 모든 것을 한 번에 걸어야 할 때”

조르세티는 이번 여덟 번째 영문 제보에서 이 문서가 ‘평형수 계획’의 “핵심 증거”라면서, 이를 세상에 처음 공개하는 이 순간이 “내 모든 삶을 걸고, 한 번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때”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세계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위험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며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 계속 싸워야 한다”고 했다.

지난 7일 제보 내용과 동일

이 문서를 보내기 나흘 전인 지난 7일에 보낸 7번째 제보에서 ‘조르세티’는 같은 내용의 계획을 전하면서, 외무성이 도쿄전력에 의뢰해 ALPS 처리과정을 통과한 수조들의 핵오염수 방사능 농도 검사를 실시해 본 결과, 수조들에 담긴 핵오염수의 Sr-90(스트론튬 90), I-129(요드 129) 등의 농도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으며, 특히 J1-D1 수조의 Sr-90 농도가 기준치의 3만 배를 넘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해저터널 배출구 앞에 정박해 있다가 배출되는 핵오염수를 평형수로 싣고 갈 배들이 배수량 5000톤의 배 6척이고, 인근 오나하마 항과 소마 항에는 이들 배가 부려 놓을 평형수를 싣고 세계 곳곳의 항구로 가서 다시 부려 놓을 배수량 6만톤의 대형 국제화물선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좀 더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적었다.

이제까지의 제보 내용 신뢰성 높여줄 듯

이번 제8신 제보와 함께 보낸 문서는 제보자 조르세티가 자신이 지난 7일 제보한 내용이 외무성 공식문서로 뒷받침되는 사실임을 보여 주기 위해 보낸 것으로, 이전의 제보들을 포함한 이제까지의 그의 모든 제보 내용에 대한 신뢰성을 한층 더 높여 줄 것으로 보인다.

[ 조르세티 영문 제보 제8신과 번역문 ]

이것이 "평형수 계획"(Ballast Water Plan)에 대한 핵심 증거입니다.

외무성의 기밀문서가 세상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아마 처음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내 모든 삶을 걸고, 한 번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위험도 감수할 가치가 있습니다.

핵오염수(nuclear wastewater) 배출 시기가 임박했습니다. 자, 세상을 위해 우리는 포기할 수 없었고, 계속 싸워야 합니다.

조르세티

It may be the first time that the MOFA’s confidential document has been displayed in front of the world. It’s time to stake all my life on this moment, to risk everything on one throw. But in order to let the whole world know the truth, it is worthwhile taking any risks.

It is very close to the discharge of nuclear wastewater. Come on, for the sake of the world, we couldn’t give up, we have to keep fighting.

Jorseti

< 시민언론 민들레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