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우리 선박 아니다…국제법 위반”

 

      18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AFP 연합뉴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 남부에서 이스라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화물선을 나포해,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선박은 아니라며 선박 나포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19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 선박을 홍해 남부에서 장악했다”고 밝혔다.

야햐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소유이거나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이들이 소유한 선박은 후티군의 합법적 표적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형제들에 대한 침략과 추악한 범죄가 멈출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 경고했다.

'갤럭시 리더’란 이름의 이 화물선은 튀르키예에서 인도를 운행하며 영국 회사 소유이고 운영은 일본 회사가 맡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다만, 이 선박 일부 지분을 이스라엘 기업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선박의 소유주가 이스라엘 최고 갑부 중 한 명과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간헐적으로 해왔다.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며 전쟁 개입을 공식화했다. 지난 14일 이스라엘 국적의 선박을 공격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도 밝혔다.하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 선박이 이스라엘 회사 소유가 아니고 이스라엘 회사가 운영하지도 않고 이스라엘 선원들이 타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 선박에 25명의 선원이 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멕시코·필리핀·불가리아 선원 등이 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총리실은 성명에서 “국제 해양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이는 이란의 또다른 테러 행위이며, 세계 시민들에 대한 이란의 호전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9일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남부에서 나포했다고 밝힌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가 2008년 9월 슬로베니아 코퍼항에 정박해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한 것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선박과 선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적절한 다음 단계를 위해 유엔 파트너와 협의할 것”이라 밝혔다.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홍해까지 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이피(AP) 통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고조된 중동 지역의 긴장이 새로운 해상 전선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후티 반군이 내전 중인 예멘 내에서 입지를 강화하려 이러한 공격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에 있는 ‘아라비안 걸프 국가 연구소’의 예멘 전문가 그레고리 존슨은 “후티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을 국내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김미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