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가자지구 전면 봉쇄 밝혀
하마스, 보복공습 지속 땐 인질 살해 위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군을 가자지구에 진입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8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진입해야 한다”며 가자지구 진격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이자 240만명이 사는 가자지구를 봉쇄한 상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9일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며 가자지구는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끊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예비군 30만명에 동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지금은 (하마스와)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약하게 보이면 안 되고 “억제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진격 방침 재고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 연설에서 “우리가 앞으로 적들에 대해 하려는 것은 몇 세대 동안 반향이 있을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방침을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계속 공습하면 포로로 잡아온 이스라엘인 150명을 차례차례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제2의 전선이 형성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헤즈볼라는 8일 레바논 국경 지대의 이스라엘군 초소를 향해 로켓 3발을 쐈고, 9일에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쪽에서 국경을 넘어오는 무장 세력 여럿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 초소 여러 곳을 공격했다.충돌 사흘째인 9일까지 양쪽 사망자는 1500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민 9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공습 등으로 팔레스타인인 68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인 11명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다수는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이스라엘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교적 긴 성명을 내어 “비통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은 갈라놓을 수 없는 파트너로, 나는 어제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은 이스라엘이 그들의 국가와 시민들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확보하도록 계속 확실히 할 것임을 재확인시켜줬다”고 했다. <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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