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기쁨과 소망] 가증한 기도
송만빈 목사 < 노스욕 한인교회 담임 >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에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어느 젊은 부인이 식료품 가게에 들어가서 가게 주인에게 성탄절 저녁식사에 아이들을 먹일 양만큼 식료품을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가게 주인은 돈이 얼마나 있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부인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남편이 전쟁터에서 전사하는 바람에 제 수중엔 돈이 없습니다. 기도밖에는 정말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이 말에 주인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당신이 했다는 기도를 종이에 써주세요. 그러면 그 무게만큼 주겠소.”
가게 주인이 이 부인을 정말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한 것일까요? 종이 무게만큼 식료품을 주겠다는 것, 이 말은 안주겠다는 말이나 똑같잖아요. 하지만 부인은 주인의 말대로 합니다. 주머니에서 작은 공책을 꺼내 주인에게 건네줍니다. 주인은 공책에 무슨 기도가 적혔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양팔 저울 한쪽에 공책을 올려놓습니다. 그리곤 “자! 당신의 기도가 얼마치의 무게가 나가는지 달아 봅시다”라고 중얼거리며, 빵 한 덩어리를 저울의 다른 팔에 올려놓았어요. 주인 딴엔 빵이 공책보다 무거울테니 당연히 빵을 올려놓은 팔쪽으로 기울어질 거라 생각했겠죠. 그리고 기도의 무게가 너무 안나가서 줄게 없다라는 말을 하려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빵쪽으로 기울어져야 할 저울 팔이 움직이지를 않는 거예요. 그래서 주인은 다른 식료품도 올려놓아봤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팔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주인은 당황합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합니다. “저울에 더 이상 올려놓을 수 없으니 당신이 원하는 만큼 알아서 봉지에 담아 가시요.” 부인은 가게 주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곤 필요한 식료품들을 봉지에 담아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 가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저울이 고장났던 겁니다. 주인은 며칠 뒤에서야 저울이 고장난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한 거예요. 그동안 멀쩡하게 작동하던 저울이 왜 하필 그 부인이 왔을 때 고장났던 걸까?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그렇다면 젊은 부인이 공책에 적은 기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주님! 오늘 제 어린 자식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소서”라는 기도였어요.
세상의 관점에선 이 사건이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밖에 안보이겠지요. 하지만 기도하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기도를 들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성도의 기도를 귀기울여 들으세요. 그리고 가장 선한 방법으로 응답하십니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쳐서 그렇지, YES로든, NO로든, 아니면 WAIT으로든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세요. 우리의 모든 기도는 응답받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도를 기쁘게 받으시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잠언 28:9 보면,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는 기도가 있어요. “사람이 귀를 돌려 율법을 듣지 아니하면 그의 기도도 가증하니라” 하나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의지해서 기도해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것인데, 말씀을 듣지 않고 기도하니 내 맘대로 하는 기도,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기도, 내 욕심대로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기도, 그래서 하나님 보시기에 가증한 기도가 되는 거예요.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지 않은 채 드리는 기도는 자칫 잘못 하다간 하나님 보시기에 가증한 기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서,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순종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를 드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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