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 기쁨과 소망] 명목상의 그리스도인
박원철 목사 (늘사랑교회 담임)
‘주’(헬, 퀴리오스)라는 말은 ‘최고의 권세자, 으뜸인 분, 모든 것 위에 뛰어난 분, 만유의 주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주이심을 말씀하고 있는 성경이 계시하는 복음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이 왕이시고, 주님이시고, 주권자이신 나라이다. 다시 말해,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의 중심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복음이다. 그러나 세속화된 교회 안에는 인간 중심의 복음이 만연하다. 이 복음은 염가 판매되는 싸구려 복음이다. 그래서 설교자들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을 영접하기만 하면, 성공과 건강과 풍요와 축복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예수님께 작은 것을 드리면, 그 분이 몇 배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기도하면 무엇이든지 받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항상 사람의 관심에 호소한다. 그래서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중심은 ‘나’이다. 나 중심의 신앙에서는 믿음이 알라딘의 램프와 같다. 램프를 흔들기만 하면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회들이 세속 기업들과 똑같은 성장 전략으로 교회를 키우려고 하였다. 그 결과 실제로 수많은 대형 교회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교인의 수가 수천명, 수만명, 아니 수십만명으로 늘어날 지라도 이것은 자란 것이 아니라 단지 비대하게 살찐 것일 뿐이다.
지난 2007년에 윌로우크릭 교회의 32년을 돌아본 목회 보고서를 엮은 책 <Reveal: Where Are You? 드러남: 당신은 어디에?>를 통해서 빌 하이벨스 목사는 지난 32년간의 자신의 목회가 실패하였다고 고백하였다. 빌 하이벨스 목사가 이렇게 실패하였다고 고백한 요지는 교회가 성도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줄 생각을 안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생각만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도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의 복음이다. 그러나 성도들은 심판, 정죄, 회개, 변화, 헌신, 충성, 고난, 이런 말씀들을 원하지 않는다. 성도들은 축복, 용서, 치유, 건강, 성공, 번영 같은 말씀들을 원한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주지 않는 곳에는 성도들이 모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까 교회가 성도들에게 정말 필요한 십자가의 복음, 어린양 예수의 진리는 외면하고 성도들이 원하는 달콤한 것만 주는 교회가 되어 버렸다. 다시 말해, 솜사탕 교회가 되어 버렸다. 영적 성장과 제자도의 회복에는 관심이 없고 성도들이 원하는 달콤함을 채워주는 가벼운 기독교가 되어 버렸다. 그 결과 많은 기독교인들은 기도나 말씀 묵상, 교회 봉사와 헌금 등 신앙생활을 하지않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도 뚜렷하지 않은 이른바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이 되어 버렸다. 이런 현상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통계가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인의 66.7%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퍼레이선월드는 전세계 기독교인의 60%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이라고 발표하였다. 또한 한국 기독교인의 40%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이라고 한국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3년에 발표하였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나 중심의 신앙에서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바뀌어야 한다. 세상 중심의 가치관에서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수 잘 믿으면 무조건 복받는다는 ‘기복주의 신앙’과 풍부한 물질과 재물(부)가 하나님의 축복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성공(번영)신학’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과 하나님 나라 중심의 신앙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정말 우리 신앙의 구심점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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