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만 할 것인가‥ 지금은 기도할 때

온타리오주 의회는 지난 화요일 ‘Accepting Schools Act’(Bill 13)를 찬성 65 반대 36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매우 논란이 많았던 법안이고 맥긴티 정부가 마이너리티 정부로 출범하고 나서 처음으로 통과시킨 법안입니다. 이 법이 통과됨으로 가톨릭 교육청(Catholic School Board)도 일반 교육청(Public School Board)과 마찬가지로 학교 내 Gay-Straight Alliance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하며, 정부가 요구하는 성 정체성 교육을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온주정부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남자와 여자’라는 두 가지 성(gender)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여·동성·양성·트렌스 젠더·퀴어·투-스피리티드(two-spirited) 등 많으면 7가지의 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어린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거나 폭력을 받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학교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 건물을 임대해서 주일예배로 사용하고자 하는 교회나 단체는 이런 교육청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동성애자들의 아젠다가 중심이 된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열심히 반대했던 중심세력은 가톨릭 단체들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일부 보수주의와 소수민족 교회들을 제외하고는) 침묵을 지켰고, 오히려 힌두와 모슬렘 계통의 지도자들이 합세해서 막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북미인 과반수 이상이 이미 동성애자들의 생각을 지지하는 현실 앞에서 대세는 이미 기울어진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모은 반대 서명을 들고 찾아갔던 주 의원도 본인의 개인적인 입장이 우리 교회와 비슷하다고 했지만, 막상 투표를 할 때는 자유당의 노선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Bill13의 통과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이 땅을 위해 더 기도해야 하겠다는 새로운 각오가 생깁니다. 말씀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세속화 현상이 전혀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 이 사회에서 교회는 빛 바랜 빨래처럼 초라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캐나디언 교회들은 고령화되었고 교회 밖에 둥지를 만든 젊은이들은 교회를 ‘지나간 시대의 유물’ 정도로 밖에 보지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날 하나씩 둘씩 교회가 문을 닫는 것은 30-40년 전에 이미 결정한 미온적 태도의 결실입니다. 하나님에게는 손자 손녀가 없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교회가 다음 세대를 복음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뜨겁게 기도하는 교회들이 한국이나 이민사회에 많지만, 장담할 것이 못됩니다. 우리가 사는 토론토가 한 때는 게일, 에비슨, 펜윅과 같은 토론토 대학 출신의 선교사들을 파송한 땅입니다. 그들은 복음을 들고 미지의 땅인 조선까지 와 교회·병원·학교를 세우며, 성경을 번역하며, 제자를 양성하는 엄청난 일을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힘이 있는 교회가 그리 많지 못합니다.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지극히 인본주의적 생각으로 살아가는 캐나디언 사회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올바로 선포되도록, 사명감에 넘치는 말씀의 종들이 일어나도록, 말씀을 사모하고 순종하는 성도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오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예루살렘의 무너진 성벽을 보며 눈물을 흘렸던 느헤미야 처럼, 우리는 무너진 이 사회를 회복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주위에 있는 캐나디언 교회와 그 교회의 목사님을 위해서 기도하십시오. 교회들이 다시 젊은이들로 가득 채워지도록 기도하십시오.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십시오. 언제까지나 남의 얘기처럼 방관할 수는 없습니다.

< 송민호 토론토 영락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