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인물이 쓴 듯‥ 야당 노골적 비난글 수두룩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와 함께 대선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아무개(42)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 24개가 새로 확인됐다. 이들 아이디로 작성된 글들은 김씨가 직접 쓴 글보다 훨씬 더 노골적으로 야당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이 더욱 짙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12일 “국정원 직원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여론조작을 위해 사용한 11개 아이디 외에 24개의 아이디를 추가로 확보했다”며 “김씨가 이씨에게 줬다는 5개의 아이디와 24개 아이디의 IP 주소가 수차례 겹치기 때문에 이씨가 이들 아이디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 아이디는 모두 김씨가 활동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28일 직후 만들어졌다. 아이디 ‘골***’은 8월30일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를 불구속 기소했다는 소식을 다룬 언론기사를 올렸다. 또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가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공천헌금과 관련해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전하며 “반년도 안 돼서 3천번이면 뇌물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연인 관계 아니냐?”고 박 전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아이디 ‘이**’도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박 전 원내대표를 비난했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연대 파기를 비꼬며 “민주 통진당과 연대파기 돌입…아따 역시 (뒤)통수는 그들의 종족특성이어라”(8월29일)라고 적었다.
진선미 의원은 “수사의 범위를 김씨뿐 아니라 국정원 심리정보국 전체로 넓혀야 한다. 경찰이 수사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정원의 국기문란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최유빈-정환봉 기자 > 



국정원이 빼돌려? 제3인물 20대 자취감춰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의 대선 관련 여론조작 활동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제3의 인물 ㄱ씨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 인물은 특별한 직업이 없는 20대 후반 남성인 이아무개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는 그동안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 인물을 편의상 ‘ㄱ씨’로 지칭해왔다. 이씨는 지난 1년간 서울 강남의 ㅅ고시원에 살다가, 국정원 직원 김씨가 경찰에 자신의 존재를 진술한 직후인 지난달 초 자취를 감췄다.
ㅅ고시원 관계자는 “경찰이 이씨를 만나러 12월 이후 두번 정도 찾아왔다. 만났는지는 모르겠다. 1월18일까지 방세를 미리 냈는데 5일 방을 뺐다. 그 뒤로는 전혀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가 방을 빼기 전날인 4일 국정원 직원 김씨는 경찰 2차 소환조사에서 ‘아이디 5개를 이씨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사 확대를 염려한 김씨와 국정원 쪽이 이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이씨를 빼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