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적 음해공작’까지
북한 선전물 발송에 악용… “명예훼손 불순 사상범죄”

최근 인터넷 해킹 사건이 빈발하는 가운데 한인사회에서도 타인의 이메일을 도용해 활용한 사건이 잇달고 있어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북한의 전쟁위협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본인 모르게 이메일을 훔쳐 북한당국이 보낸 것처럼 위장한 이메일도 발견돼 ‘악의적인 사상적 음해공작’ 이라는 의혹마저 불러일으키는 등 이메일 도용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동포사회 원로인 S 씨(78)는 최근 주변 지인으로부터 “북한에 아는 사람이 있느냐”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 무슨 뜻이냐고 의아해 하자 그는, 최근에 북한의 ‘조평통 서기국’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명의의 글 등이 자신의 이메일로 발송돼왔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깜짝 놀란 S씨는 그 이 메일을 자신에게 전달(FW) 해달라고 요청해 내용을 확인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자신의 이메일 명의로 발송된 글의 내용은 북한 기관들이 보낸 글들로, 북한 김정은이 「최근 조성된 엄중한 정세와 관련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군협의회를 가졌다」는 등 북의 입장을 선전하는 것들이었다는 것이다.
S씨는 이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못했다”면서 “평생 자유대한의 번영과 민주화를 염원하며 살아온 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마치 북한과 관련있는 인물인 것처럼 악용하고 매도하여 명예를 훼손하고 음해하는 불순분자의 소행에 틀림없다고 보아 즉시 지인들에게 오해하지 말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남북간 대결국면을 틈탄 교묘한 사상적 마타도어 범죄라고 판단돼 경찰에 상의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격앙했다. 
이 외에도 금전을 노린 이메일 피싱사기도 거의 일상적으로 빈발하고 있다.

회계사 K 씨(63)는 얼마전 자신의 이메일을 해킹해 해외 여행중 경비가 떨어졌다며 송금해달라는 이메일이 아는 분들에게 발송된 것을 뒤늦게 알고 황당했다며 즉시 이메일을 교체하고 속지말라는 이메일도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 D목사(49)는 성지순례 도중 가방을 도난당해 돈이 필요하다고 송금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각처에 발송된 것을 알고 급히 사기메일임을 알리고 이메일을 바꿨다면서 “너무 험악한 세상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모 한인단체 임원인 J씨도 최근 도용된 사기 이메일로 오해를 산 뒤 해명 등 조치에 곤욕을 치렀다. 이외에도 금융기관을 위장한 피싱메일 등 이메일을 악용한 사기가 보편화됐다고 할 정도로 발생하고 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이메일 보안에 각별히 유의하고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라고 당부했다. 또 보안이 보장된 컴퓨터를 사용하며 이메일로 계좌변경이나 정보요청 등의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전화나 등을 통해 확인하고 수상한 이메일은 열지말고 삭제하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