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독립’ 목소리

● WORLD 2013. 5. 24. 19:39 Posted by SisaHan

미군기지 이전요구 묵살 등 오랜 차별에 폭발

일본의 최남단, 오키나와가 들끓고 있다. 본토 정부의 오랜 차별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지’로 불리는 미군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시키려던 오랜 숙원은 사실상 물건너갔고, 오히려 미군은 잦은 사고 탓에 ‘과부 제조기’로 불리는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를 그곳에 배치했다. 1952년 오키나와가 일본에서 분할돼 미국의 점령통치 아래 들어간 날을 일본 정부는 ‘주권 회복의 날’(4월28일)로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현재 오키나와의 상황은 일본에 의한 류큐 차별이며, 식민지배다.” 오키나와에서는 지난 15일 이런 내용의 설립 취지문을 내건 ‘류큐(오키나와의 옛 이름) 민족독립종합연구학회’라는 이름의 단체가 발족했다. “차라리 일본으로부터 독립하자”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날은 오키나와가 미군의 통치에서 벗어나 일본으로 반환된 지 41년째 되는 날이다. 이 단체는 오키나와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 독립 문제를 연구·토론하고 국제기구에 오키나와 독립을 호소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앞으로 매년 두차례 학술회의를 열어 세계 각국의 독립 경과와 사례를 연구·발표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민을 설득하고, 유엔 탈식민화특별위원회에 류큐를 탈식민 운동이 진행중인 지역으로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옛 류큐왕국이던 오키나와는 1879년 일본에 복속됐다. 2차대전 때는 미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주민들은 일본군에 의해 집단 자결을 강요받기도 했다. 1952년 발효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미국령이 됐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됐지만, 일본 내 미군기지의 70%가 여전히 오키나와에 있다. 독립론은 1979년 일본 복속 100년을 맞아 처음 일었으나 큰 호응은 없었다. 2007년 류큐대학 조사에서는 20%만 독립을 지지했다. 그러나 최근 독립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 도쿄=정남구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