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최윤희 합참의장 후보 청문회

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가 “북한이 생화학 무기의 사용 징후를 보이면 핵무기 경우와 마찬가지로 선제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나 군이 북한의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 사용 징후에 대해서도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최 후보자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유승민 국방위원장(새누리당)이 “군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에 대해 선제타격하겠다고 하는데, 생화학 무기에 대해서는 선제타격 개념이 없느냐”고 묻자 “생화학 무기도 선제타격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답변했다. 최 후보자는 “생화학 무기도 핵무기와 함께 대량파괴무기(WMD)이므로 사용 징후가 보이면 선제타격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군 고위 인사들은 북한이 핵무기 사용 징후를 보이면 선제타격하겠다고 밝혀왔다. 정부가 2020년께까지 도입할 ‘킬 체인’(Kill Chain) 역시 핵무기나 미사일 사용 징후가 있을 때 먼저 공격해 무력화하겠다는 공격체계다. 국방부는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의 위험 단계를 1단계 위험, 2단계 사용 징후, 3단계 사용으로 나눠 단계별로 대응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제45차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 핵·대량파괴무기 위협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승인한 바 있다.
 
유승민 국방위원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 때 국방 예산 증가율이 8.8%였다가 이명박 정부 때 5.3%로, 박근혜 정부 첫해에 4.2%로 떨어졌다. 이는 국가 안보를 걱정한다는 보수정권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위원장은 “이런 예산을 갖고 ‘킬 체인’(사전 공격)과 미사일방어(MD·사후 요격)를 하겠는가. 최 후보자는 장관과 대통령에게 어떤 건의를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국방 예산 문제는 나도 납득이 안 간다. 우리 정책과 예산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소신껏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리 군의 전작권 환수 준비 정도는 시기를 1차 연기한 2009년보다도 더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9년 전작권 환수 준비 정도가 65%라고 했는데, 최근엔 61%라고 한다. 어떻게 준비 정도가 더 떨어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핵무기 등 새로운 위협 때문에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엄효식 합참 공보실장은 “준비 정도를 숫자로 표시하는 것은 어렵다. 숫자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후보자는 전작권 환수가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새누리당의 유도 질문에 동의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전작권을 환수하면 주가가 올라가나, 떨어지나?”라는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전 기무사령관)의 질문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잠시 뒤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정부가 미국과 전작권 환수에 합의한 날, 양국 국방장관이 이를 서명한 날 모두 주가가 올랐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전작권 환수 연기를 합의한 날 주가가 떨어졌다”고 반박하자, 최 후보자는 “앞으로는 신중하게 대답하겠다”고 사과했다.
< 김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