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 후 작별에 앞서 김용일 씨(82)가 북으로 돌아가는 누나 김민혜 씨(85)에게 엎드려 큰절을 하고 있다.
남북 이산 170가족 2박3일 1·2차 상봉
3년4개월 만에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5일 끝났다. 이산가족들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기약 없는 그리움의 시간으로 돌아갔다. 이번 상봉은 1985년 첫 행사 이래 스무번째(2000년 본격화 이후 19차)로 남북 170가족(1차 82가족, 2차 88가족) 700여명이 각각 2박3일씩 만났다.
이산가족들은 아침 9시부터 1시간 동안 금강산호텔 대연회장에서 마지막 만남인 ‘작별상봉’을 했다. ‘10분 뒤 단체상봉을 종료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남쪽 동생 김용일(82)씨는 북쪽 누나 민례(85)씨에게 큰절을 하며 “누나, 이렇게 다시 만나니 진짜 행복해요. 아프면 약 꼭 챙겨드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말했다. 누나 민례씨는 “고맙다”며 동생의 손을 꼭 잡았다.
작별상봉이 끝나고 북쪽 가족들이 버스에 오르자 남쪽 가족들은 버스 옆에 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가족들은 “아버지, 오래 사세요”라며 창문을 통해 맞잡은 손을 놓지 못했고, “오빠 없이 나 어떻게 살지?”라며 눈물지었다.
작별상봉이 끝나고 북쪽 가족들이 버스에 오르자 남쪽 가족들은 버스 옆에 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가족들은 “아버지, 오래 사세요”라며 창문을 통해 맞잡은 손을 놓지 못했고, “오빠 없이 나 어떻게 살지?”라며 눈물지었다.
이번에 혈육을 만난 이산가족들은 상봉의 정례화는 물론 상봉 이후 서신 교환을 통해 계속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또 아직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들은 생사라도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 정부는 아직 상봉의 정례화나 생사 확인, 서신 교환 등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날 북쪽 동생 박창순(85)씨를 만난 남쪽 형 형순(93)씨는 “죽은 줄 알았던 동생을 만나는 일은 이제 내 생애에는 끝인 것 같다. 직접 만나지 못해도 자유롭게 연락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차 상봉 행사에 참석한 김명복(65)씨는 “이게 무슨 장난 같은 짓이냐. 2박3일 만나고 헤어지게. 남북 정부가 서로 화해해서 가족들이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올해 1월 기준 남한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모두 12만9287명에 이르지만, 실제로 가족을 만난 이는 1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5만8000여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6만여명은 여전히 가족의 손이라도 잡아볼 날을 고대하고 있다.
< 최현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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