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자 칼럼] 완벽한 시대

● 교회소식 2014. 10. 7. 08:47 Posted by SisaHan
예전에 읽은 한 작은 이야기를 더 자상하게 그리고 의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각색을 했다.

어느 나라에 한 젊은이가 완벽을 추구했다. 가장 우선 되는 것이 결혼이었기에 완벽한 아내를 찾아 나섰다.
산 넘고 물 건너 이 나라 저 나라를 헤매면서 소문에 따라 이 여자 저 여자를 만났으나 아니올시다 였다. 먼저 얼굴이 예뻐야겠다 싶어 만났지만 몸매가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몸매가 좋다 해서 만났더니 이번에는 배운 게 없는 여자였다. 좀 배운 여자라 해서 만났더니 집안이 별로였다. 집안이 좋고 문벌이 좋고 인물이 좋고 성품이 좋고 그런 여자를 도무지 만날 수가 없었다. 거의 절망에 가까웠다.
그런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어느 동네에 진짜 인물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시 수소문하여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가 만났단다. 만나고 보니 정말로 완벽한 여자 같았는데 그 여자 역시 결혼하지 못하고 혼자 살고 있었으니 이유는 그 여자도 완벽한 남자를 찾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는데 문제는 이 남자도 자신이 찾는 완벽한 남자가 아니라며 퇴짜를 놓았단다.

여기까지가 오리지널의 이야기인데 여기서부터 각색을 한다. 두 남녀가 서로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강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완벽한 배우자를 찾고 찾았는데 우리 모두 실패를 했지 않는가? 그건 막상 결혼해도 서로 완벽한 삶을 산다고 보장을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성경에도 결혼을 5 번이나 한 여자가 있는 것을 보니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겠음으로 우리 둘 다 완벽한 배우자를 찾는 것으로 세월을 낭비하지 말고 기왕 이렇게 만났으니 우리 둘이 짝을 이루어 삶이 어떠리요 하고 서로를 설득하여 결혼을 했단다. 그러나 이게 끝은 아니다.
두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서로를 보완해가면서 살다 아들을 낳았다. 딸을 낳았다 해도 괜찮고. 어쨌던 아들을 낳고 길러 보니 그리 완벽한 아들도 딸도 아니었다. 한 살 먹고 두 살 먹고 어느새 장성했노라 했는데 어느 날 아들 녀석이 뜬금 없이 내뱉은 말씀이 어째서 제게는 완벽한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했다. 결론을 뭐로 내릴까? 집을 나갔다? 

인간사가 그렇지 않을까? 지난 번 한국에서 총리 후보자들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안 한다 하면서 자격을 운운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달의 자격이라고 욕을 먹는 분들이나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나 모두가 다 안타깝기만 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각하고 깨닫게 되는 것은 이 땅에 완전 완벽이 없고 언제나 자신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는 그 모습에서 희망을 보지않는가?
그것이 어디 청문회 뿐인가? 교회도 그렇다. 인간이 모인 교회가 완벽한 교회로 완벽한 당회 제직회로 설 수가 있겠는가? 목회자 어느 누가 완벽한 목회자로 성도를 가르치고 목자로서 목회를 할 수 있겠는가? 예수님 이외에는 모두 자격미달이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했던 다윗의 범죄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용서해야 한다고 했던 설교자와 성도들이 막상 자기 앞에 놓여진 문제와 사람을 대할 때는 그런 말들을 잊고 그렇게 정죄하고 따진다.
문제는 우리 후손들의 평가다. 내가 낳은 자녀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그리고 세상은 교회를 어떻게 평가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 김경진 - 토론토 빌라델비아 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