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맛, 손 맛, 내~볼까?

● 건강 Life 2014. 12. 4. 14:51 Posted by SisaHan

김장 해보기


요맘 때가 김장 시즌이다. 바쁘고 귀찮아 사먹고 마는 경우도 흔하지만, 한번 용기를 내어 김장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내 손 맛이 스민 김치맛을 가족에게 선사하고, 잊혀가는 고향의 전통음식을 되살려보는 의미도 새로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아삭아삭 시원하게 톡 쏘는 식감이 좋으면서도, 잘 발효돼 몸에 유익한 유산균이 가득한 김치를 담글 수 있을지, 전통한식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한겨울 식탁을 든든히 해 줄 ‘맛 좋고 영양가 높은’ 김치 담그는 비결을 소개한다.

배추와 무 골라 절이기
맛있고 몸에 좋은 김치는 재료 선택으로부터 시작된다. 배추는 2∼2.5㎏ 안팎의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으로 들어보아 무겁지 않고 속이 덜 찬 것이 좋다. 3㎏ 이상 되는 배추는 갓(밑동과 잎사귀 사이 부위)이 두껍고 속이 꽉 찬 경우가 많아 별로 좋지 않다.
배추 갓이 너무 두꺼운 것은 수분이 많아 잘 물러진다. 겉 부분의 파란 잎이 싱싱한 것이 좋은데 너무 많이 떼어 내지 않는다. 배추에 길이로 골이 깊은 것도 물이 많아 잘 무를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한다.
무는 너무 크지 않고 푸른 부분이 많고 겉면이 매끄러운 것을 고른다. 무청이 싱싱하게 달려 있으면 더욱 좋다. 무청을 너무 일찍 떼어 낸 것은 바람이 빨리 든다.
무는 푸른 부분이 많은 것이 좋은데 겉면에 잔털이 되도록 적은 것이 맛있다.
좋은 배추를 구입했다면 다음은 절이는 방법을 살펴보자.
배추를 절일 때 배추 대 물 대 소금의 비율을 무게를 기준으로 10 대 10 대 1 정도로 해야 한다. 겨울에는 24시간 정도 절이는 것이 적당하다.(여름에는 20시간) 절일 때는 아래위가 골고루 잘 절여지도록 뒤집어야 하는데 시간상 대개 자다가 새벽에 뒤집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귀찮은 문제는 깊은 통에 절이면 해결된다.

김칫소는 어떤 재료가 적합?
생새우가 들어가는 것이 좋다. 시원하고 단맛을 만들어 준다. 신선한 재료일수록 깔끔한 맛이 나는데 색이 밝으면서 상하지 않은 상품을 사용해야 잡내가 나지 않는다. 생새우는 구입한 후 바로 쓰지 않을 때는 깨끗이 씻어 건져 냉동해 놓았다가 사용해도 된다.
다음은 젓갈. 지방특색이 고려되는데, 황석어젓이나 조기젓을 기본으로 새우젓을 섞어 쓰기도 하나 요즘은 멸치액젓을 대중적으로 사용한다. 까나리액젓을 사용해도 좋다. 황석어젓이나 조기젓, 멸치젓은 윗면에 기름과 같이 노랗게 뜨는 것을 떠서 사용하면 맛있다. 끓여서 국물을 밭칠 때는 두 배의 물을 넣고 우르르 끓인 후 약불로 은근히 끓여 국물이 찌꺼기 양만큼 되었을 때 면보에 건지를 밭쳐 국물만 사용한다.
굴을 넣는 집도 많다. 굴을 넣으면 김치가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을 낸다. 그러나 오래 두고 먹을 때는 잘 상하는 경우가 있다. 정월 지나서 먹을 김치에는 굴을 안 넣는 것이 좋다.
아미노산이 풍부한 저지방의 낙지나 꽃게를 넣으면 몸에 유익한 성분이 추가되면서 시원한 맛까지 생기는데 특히 꽃게의 경우 껍데기의 키토산 성분이 김치가 빨리 시는 것을 막아준다.
청각도 김칫소 재료 중 하나다. 청각을 넣으면 생선이나 젓갈의 비린내나 마늘냄새를 줄여주고 개운한 맛을 내준다. 항생작용도 가지고 있다고 하나 특별한 향 때문에 요즘은 잘 사용을 안 하지만 구충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한편 제일 중요한 고춧가루는 적당히 빻은 굵은 고춧가루와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3 대 1의 비율로 사용하면 김치의 맛이나 색이 좋아진다. 고추씨를 사용해서 매운맛을 더 내고 싶을 때는 김치에 직접 넣기보다는 면자루에 넣어 김치 밑에 넣어 두면 매운맛이 우러나고 깔끔해서 좋다.

김치 버무리기와 숙성
배추잎 전체에 양념을 바르면 지저분해지니 잎 부분 말고 줄기 윗부분에만 두세 켜에 한 번씩 양념을 얹어 감싸는 게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올바른 숙성법이 중요하다.
담근 김치는 가로보다 세로가 깊은 통에 차곡차곡 빈 공간 없이 담아 윗부분을 우거지나 비닐로 잘 덮고 뚜껑을 덮은 후 상온에서 익힌다. 그리고 배추나 무보다 국물이 살짝 익었을 때 김치냉장고나 냉장고에 넣어 마저 익히는 방법이 좋다. 예전 김치냉장고나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더디 시어지고 보관이 용이해 땅속 옹기에 묻었지만 요즘엔 힘든 일이다.
4도 정도에서 일정한 온도로 저온 숙성시키고 공기 접촉을 피해야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되도록 7∼9ℓ짜리 김치통에 담아 숙성시키는 것이 적게 담아 숙성시키는 경우보다 맛이 좋다.
꺼내 먹으려고 새 통을 헐 때는 작은 통에 나누어 담아 한 통씩 먹어야 남은 김치를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예전에 겨울철 김장김치 먹을 때, 명절이나 어른 생신 때 새 독을 헐어서 새 김치를 꺼내 상에 올린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