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얼굴 아래쪽에만 문제생겨
항염증 등 초기 대처가 중요…수술도
김 아무개(59)씨는 며칠 전부터 눈 근처에 경련이 생기면서 입 주변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 고혈압을 앓는 탓에 항상 뇌졸중을 염려하고 있던 터라, 혹시 뇌졸중 초기 증상은 아닌가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다. 진찰 결과 ‘얼굴신경마비’로 진단됐다. 얼굴근육을 관장하는 신경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뇌졸중 초기 증상으로 오해하기 쉬운 얼굴신경마비 대처법을 알아본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의 위아래 모두에 이상 생겨
얼굴신경마비는 흔히 ‘구안와사’ 또는 ‘입이 돌아갔다’는 말로 증상 표현을 많이 한다. 종종 뇌 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생기는 뇌졸중 증상으로 오해하곤 한다. 얼굴근육의 마비나 통증 등은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이 생기는 부위에서는 차이가 난다. 우선 얼굴신경마비는 뇌에서 나오는 7번째 뇌신경, 즉 얼굴신경의 마비를 뜻하는데 이 신경은 얼굴 위아래 근육의 움직임을 관장한다.
이 때문에 얼굴신경마비가 오면 한쪽 얼굴의 위아래가 모두 마비되며, 손상된 쪽의 입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입이 반대쪽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또 입을 꼭 다물고 싶어도 잘되지 않아 양치하거나 물을 마실 때 입가로 물이 새기도 한다.
아울러 눈썹을 들어올릴 수 없어 양쪽 눈썹이 비대칭으로 보이며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게 된다. 이 뇌신경은 이밖에도 혀에서 느끼는 맛을 뇌로 전달하는 기능도 있어 미각의 변화가 생길 수 있고, 눈물샘과 침샘 분비에 변화가 생겨 눈이나 입안의 건조감도 올 수 있다.
하지만 뇌졸중으로 얼굴근육이 마비되는 경우에는 얼굴 위쪽 근육들은 비교적 기능이 유지되고 아래쪽에만 문제가 생긴다.
즉 입이 돌아가고 입가로 물이 새는 증상은 같은 반면, 눈썹을 들어올려 이마에 주름이 생기게 하는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 정리하면 중추성 얼굴마비로 부르는 뇌졸중에서의 얼굴마비는 얼굴 아래쪽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말초성 얼굴마비인 얼굴신경마비는 얼굴의 위쪽과 아래쪽에 모두 이상이 생긴다고 할 수 있다.
남녀 모두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
얼굴신경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약 5만7000명에서 해마다 증가해 2013년엔 6만7000명으로 4년 새 20%가량 늘었다. 나이대별로 분류했더니 남녀 모두 50대가 가장 많았고 이어 남성은 40대, 30대 순서였으며 여성은 60대, 40대 차례였다. 특히 여성의 경우 뇌졸중이 생기는 나이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얼굴신경마비가 오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에 경련이 발생하곤 하는데 이 때문에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잠잘 때도 나타나며 기분이 나쁠 때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더 심해지고 술을 마셨을 때 더 자주 생기기도 한다.
얼굴근육 움직이는 연습을 통해 경직 풀어야
뇌졸중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신경마비 역시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염증을 줄이는 약의 효과가 증상이 시작된 초기에 크기 때문이다. 항염증제 말고도 환자의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을 줄여 얼굴경련 횟수를 줄이는 치료도 할 수 있다. 또는 보톡스 주사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90% 정도의 환자들에게서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드물게는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이나 물체가 두개로 보이는 복시, 안구건조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약으로 치료되지 않을 정도로 악화된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평소 얼굴근육을 쓰는 연습은 얼굴경련 예방에 도움을 준다. 윙크하기나 휘파람 불기, 껌 씹기, 입 벌려 웃기 등이 그 예다. 얼굴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주는 것도 좋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오래 쓰면 눈의 피로가 쌓이고 얼굴근육의 경직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이때 눈 주위를 마사지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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