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서 그렇게 무덥던 날씨도 계절의 변화에 스스로 고개를 숙이고 제법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기온이 되곤 한다. 여름 내내 풍성하게 펼쳐 놓았던 삶의 풍경들이 이제는 이리저리 쓸어 담는 분주한 손길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잠시 후 찬바람과 함께 삶의 활동 반경도 좁아질 것을 생각하니 벌써 마음부터 움츠려지는 것 같다.
토론토 땅에 온세상교회가 설립된지 3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나는 오늘 조용히 눈을 감고 우리교회가 걸어온 발자취를 떠올려 보면서 지금까지 지켜주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면서 우리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총과 계획하심에 지금도 스스로 놀라고 있다. 기도 가운데 주신 온세상교회를 향하신 주님의 마음을 담아 [온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교회]라는 비전과 함께 어느덧 3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복음을 전하며 사랑을 나누는 교회로 하나 하나 자리매김을 하니 감사할 뿐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우리교회가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은 먼저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요 또한 온 성도들의 헌신과 비전을 향한 열정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지 않고는 도저히 주님의 사랑에 보답할 길이 없다는 생각으로 성도들은 복음을 전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에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기뻐하셔서 더욱 은혜를 베푸신 것이라 확신한다. 사실 우리교회는 자체 건물을 소유한 교회도 아니요 현지 캐나디언 교회 건물을 렌트해서 사용하는 교회처럼 크고 화려하거나 환경도 그리 넉넉하지가 않다. 그다지 크지 않은 사무실과 창고가 달린 30개의 유닛 가운데 2개를 렌트해서 리모델링한 후 교회로 사용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형편이나 여건이 여의치가 않다. 이러한 우리의 형편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나누기를 원하셨다.


성도들 서로를 향한 사랑의 나눔이 교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면서 먼저 대접하고 사랑을 나누는 일에 누구하나 예외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일이 우리교회 부흥의 원동력이라 믿으며 지금은 이 나눔의 헌신을 지역 사회를 향한 작은 실천으로 이어가고 있다. 우리 교회가 많은 것을 소유하여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가 놀랍고 감사하여 받은 바 사랑에 보답하는 심정으로 이웃과 지역공동체를 섬기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먼저는 지역 안에 소외되는 분들과 단체를 방문케 하셨으며 지금은 정기적으로 지역 공동체를 섬기는 단체와 동역을 하며 교회 장소 제공과 함께 성도들이 직접 그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이 일을 은혜 가운데 이끌어 가고 있다. 역사도 짧고 사역의 효율성도 미약하지만 우리 교회가 생각하며 이루고자 하는 비전은 교회의 규모가 크고 작음을 떠나 교회 밖으로 더 많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교회도 사랑을 전파하지 않으면 스스로 부패하며 그리스도의 향기가 아니라 고약한 냄새를 피우는 세상의 걱정과 염려거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제 교회들이 지역 사회와 온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더욱 담대히 전파해야 할 때이다.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나눔 실천에 동참할 때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며, 이 사랑 나눔의 실천을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라 믿는다.

< 지근혁 목사 - 온세상 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