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17일 시작됐다. 후보들은 앞으로 각종 유세와 텔레비전 토론 등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마지막 선택을 호소한다. 대통령 탄핵에서 비롯된 이번 대선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보수 쪽 유력 후보 없이 야야 대결 구도로 짜이면서 지역 구도가 희미해지고 보혁 이념 갈등도 약화됐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은 ‘촛불 대선’이란 특징을 띠고 있다. 연인원 1700만명이 참여해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주문한 촛불시위의 연장선상에 이번 대선이 자리하고 있다.
선거운동 첫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동영상 메시지로 대선 승리 각오를 밝힌 뒤 아침에 대구를 찾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외한 문·안 후보, 그리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그동안 대선전이 유력 주자들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촛불’은 간데없고 권력 획득 게임 양상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선거전은 시민들이 제기했던 정경유착 근절, 검찰 개혁, 재벌 개혁, 방송 개혁, 격차 해소 등 촛불 이슈들은 사라지고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모양새로 흘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드 배치 문제에서 한발짝씩 물러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재벌 개혁이나 최저임금 문제 등 절박한 촛불 이슈들에 대한 정책토론은 찾아보기 어렵고 네거티브가 이어졌다.
시민이 직접 행동으로 참여하는 집회와, 유권자로서 투표하는 선거는 서로 다른 민주주의의 대표적 제도다. 선거 때가 되면 시민들이 제기했던 여러 이슈들은 특정 후보와 주요 공약들을 중심으로 수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헌신으로 쟁취한 촛불 대선이, 보수 표를 의식해 주요 후보들이 우향우 경쟁을 벌이고 상호비방하면서 적대감만 쌓아가는 식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후보들은 시민들이 제기한 개혁과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 어떻게 민주개혁세력의 힘을 모아 차기 정부에서 개혁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평가받아 촛불의 염원을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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